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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정말 어리고 철없는걸까요..(꼭 좀 읽어주시길바랍니다..)
게시물ID : gomin_5306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살아보니참
추천 : 6
조회수 : 37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1/05 11:29:57

 

안녕하세요

2013년이 되어 21살이 되는 남자입니다

오유의 고민게시판을 자주이용하고

이곳의 분들이 연령대도 높고 생각도 깊으신 분들이 많으셔서 이렇게 글을올리고 도움을 청합니다..

어린나이지만 제가 살아온 인생과 가족들 때문에 올리는 글이고

글주변이 없어 다소 지루하고 길더라도..꼭 읽어주시고 댓글달아주시길 바랍니다.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야할까요...

일단 저희 가족은 보통 집보단 잘사는 편입니다 경제적으로

아버지의 직업은 약사이시고 상당히 유명하셔서 남부럽지 않은 수익을 내시는 분입니다.

그리고 저희 형은 흔히 말하는..엄청난 엘리트입니다. sky도 아닌 미국의 세계권 대학에

경제학과에 다니고 평균 학점은 A~A+ 이네요. 그런곳에서 과탑을 하고있습니다.

그에반해 전...수능에 또 실패한 재수생이네요

 

어릴때 부터 전 참 말 잘듣는 아이였습니다

어린나이에 그게 나름의 생존방법이라 생각했어요

저와다르게 키나 외모나 성적이나 모든게 우수한 형에게 열등감을 느끼며 살아왔고

자기 주장이 똑바른 형은 의사가되라는 아버지의 말에 집안 가구를 부셔가며 자기가 원하는 길을 걷게되었고

전 그런모습을 보며 "아 난 말을 잘들어야지. 저렇게 하지 말아야지"하며 바보처럼 살았습니다

 

결론은 형은 정말 원하던 길로가서 집안의 자랑거리가, 전 제가 원하던 미술의 길을 걷지못하고(몇번 설득해보려했지만 당연히 퇴짜) 말씀대로 의사를 보며 재수까지했네요...

 

그리고 이 글을 쓰게 된 계기가 몇가지? 있습니다

일단 전 고등학교 1학년 말에 친하다 믿어온 세 친구의 배신으로 반에서 겉도는 존재가 되었고

2학년때 또 친하게 지낸 친구들의 배신으로 왕따가 되었네요

생일빵이란 명목으로 양팔과 왼쪽다리가 피멍으로 뒤덮일만큼 맞아도보고

절 싫어하던 놈의 책이 다 사라졌다고 제가 범인으로 몰려서 학교에서 소문난 쓰레기도 되어봤습니다.

하지만 그와중에도 힘들었던건

피멍으로 뒤덮인 저에게 쪽팔리게 맞았다고 그러냔 형의 반응과

왕따를 견디기 힘들어 전학을 가고싶다던 저에게 참으라고 말하던 가족의 반응이었습니다.

사실 형에대한 열등감도 얘기한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형에게 머리 맞았네요. 한심한 생각 하지말라고

그래도 가족이니까 속상해서 그렇겠지 하면서 합리화?시키고넘어갔습니다.

제가 부모님이나 형이라도 내 자식이 동생이 그런말을 하면 속이 상할테니까요...

 

그런 시절에 저에게 가장 힘이 되어준건 제 중1때부터 친한 소위 진정한 친구인 놈과

고2때부터 알게된 지금의 여자친구에요.

힘든걸 받아주지 않고 그런걸 견뎌내지못하는 절 답답해하는 집과달리

만날 때 마다 하소연하고 힘들다 힘들다 그래도 한번도 짜증낸적 없고

미안해하는 저에게 미안해하지말라고 화내던 두사람입니다.

 

하지만 저희 집에선 그 둘을 안좋아해요. 오히려 싫어합니다

일단 여자친구는 공부에 방해된다는게 강합니다..

아무래도 고3때부터 사귀고했으니 그렇게 생각하실만도 하죠..

하지만 전 고2때 왕따당한 후부터 이 친구를 만나 후부터

단한번도 성적이 내려간적이 없고 오히려 올라가기만 했습니다.

모의고사 성적이 400점 만점에 350을 넘긴적이 한번도 없다가 고3 8월~수능직전까지

의대안정권 점수를 유지했으니까요. 그러다 수능 때 한과목에서 마인드컨트롤을 잘못했고

그 한과목때문에 재수하게되었습니다. 하지만 재수할 때도 서울권의대 안정점수를 유지하다가

또 다른 한과목이 미끄러져서 못가게되었네요...

 

집에서는 저에게 삼수를 강요합니다. 물론 여자친구와 헤어지라고도 하죠..

얘기했습니다. 여자친구의 존재가 저에게 어떤 존재였는지

((심지어 여자친구는 이 상황도 알고 저희 형이 여자친구에게 모욕적인 말을 하는걸 들어도

그래도 제가 더 속상할거라고 제 편을 들고 제가 심적으로 혼자 남겨질까봐 절대 떠나지않는다고 약속하네요..))

듣고도 쓸데없다네요. 저희형도 비슷한걸 겪었다 근데 지나고보면 쓸데없다 라고 합니다.

그리고 재수도 반강제로 꾸역꾸역하고 도저히 삼수는 못하겠다. 차라리 반수를 하겠다.

고 하니까...글러먹은 놈이랍니다. 하고싶어도 돈없어서 못하는놈이많은데 정신상태가 썩은놈이랍니다.

이 문제로 거의 한달가까이 정신이 피폐해지네요...

저도 제가 원하는걸 말하고 말해봐도 논리적으로 똑바른 말만 하는 가족에게 뭐라할 말이 없네요.

제 말은 제가 감정적으로 어떤걸 겪었고 지금의 심정같은 말들이니까요...

어려서부터 말을 잘들어왔고 아버지가 어머니와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아버지의 화내는 모습이 일종의 트라우마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제 주장을 의견을 말하고 싶어도 화내는 아버지의 모습이나 한심하게 절 보는 형의 눈을 보면

몸이 벌벌 떨리고 아무말도 못하고 땅만보게 되네요..저도 이런 제자신이 한심하고 쪽팔릴지경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이렇게 피폐하게 지내다가 우연히 여행사이트에 가입하게 되었고

코레일-내일로 라는걸 보고 아..여행이라도 잠깐 다녀오면 낫겠다...싶어서 그 가장 친하다는 친구와

여행 계획을 짰습니다. 일주일정도...

그리고 아버지께 어제 말씀드렸습니다.

지금 제 마음이 너무 힘들고, 이미 원서도 다 내놨기에 제가 할 수 있는 것도 지금은 없고

힐링캠핑이라고 느긋하게 잠깐이나마 다녀오고싶습니다. 여행경비도 제가 단기알바를 해서 벌겠습니다

라고하니..쓸데 없는 소리 하지말랍니다.

넌 니가 힘든거만 보이고 너때문에 가족이 지금 힘든건 생각안하냡니다.

지금 대학도 결정된게 없고 (원서 세곳 중 하난 우선선발 합격하고 두개는 결과가 1월말에 나옵니다)

니가 뭐하나 제대로 해놓은것도 없는게 무슨 쓸데없는소리냐.

그리고가장 상처가 된말은....

일단 그 친구네는 잘사는 집은아닙니다. 하지만 절대 돈으로 저와 갈등이 생긴적도 없고

학생회장을 했을만큼 신념이 바르고 사람이 된 친구입니다. 진로는 신부님이고요...

저희집은 뿌리깊은 불교입니다.

아버지가 하신말씀은

니가 그 친구랑 다녀서 뭐가 득이되냐. 너도 이제 사회로 나갈거면 눈을 높여라.

그런놈 친해져봐야 쓸데도 없다. 너한테 득이 될 사람들을 만나고 가려서 사겨라

 

...나름 정말 충격이고 상처였습니다. 이런생각을 가지고 계셨구나

그 친구가 집에오면 술도 한잔 주시고 그러셨고 싫은티 내신적 한번도 없으셨는데

마음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셨구나...

 

저희 아버지가 자주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살아보니 사회에서 똥보다 더럽게 취급하는게 돈 없는 사람이더라. 넌 꼭 성공해라. (아버진 연세가 상당히 많으십니다)

그리고 어릴때 부터 시험에서 영,수는 100점 아니면 거의 혼났네요

학원보내놨는데 100점을 못맞냔 식으로..이건 저와 형이 둘 다 받은 상처네요

여튼 그저 자식 잘되라고 하시는 말씀이실테지만....

지금은 그 친구에게 죄책감까지 듭니다.

 

여태..그래도 가족이니까

남는건 가족뿐이니까 다 나 잘되라고 하시는 말씀이겠지 생각했습니다

자주하시는 말씀이 너희에게 득볼 생각 추호도 없다..다만 너희가 잘되고 안정되어야 부모마음도 편한거다

헌데 지금은....

그냥 캐릭터 잘 키우고싶은것 처럼 느껴지네요...
두번째 수능 끝나고 아버지 친구 아들딸들은 다 의대인데 솔직히 쪽팔린다

라는 말도 들어보고..제가 소심하게 쌓아둔 거겠지만은

 

오늘 저녁에 아버지가 둘이 나가서 얘기좀 하자고 하십니다.

그전에 여러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보고싶어서 이렇게 글을 올리네요...

전 제가 정말 그렇게 철없고 생각이 없는건지..모르겠습니다.

집에서 제 마음이 위로받았다 느껴진적은 한번도 없으니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댓글들 감사히 읽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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