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얼굴이 붉어진 이유는 그 여자애가 나에게 말을 걸어서가 아니라
너가 뒤에서 보고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그 여자애가 나한테 말을 걸어도 난 아무렇지 않다.
내 관심은 온통 너에게로 쏠려 있으니까.
그 여자애에게 친절하게 대한 것도 너에게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너는 모르겠지.
어깨 너머로 너를 보기 위해 내 몸도 널 향해 있었다는걸.
그 여자애를 향한것이 아닌 그 여자애 뒤에 앉았던 너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는걸.
이해가 가지 않을때 발을 동동 구르는 습관부터,
궁금한게 있을때 질문하는 너의 목소리를 등으로 느낄수 있어서 좋았다.
그럼에도 내가 너에게 사랑한다 말하지 않는 까닭은,
내 부족한 용기 탓도 있겠지마는.
아직 너에게 한참 모자란 사람인걸 아는 까닭이다.
난 아직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자신감이 없는게 아니고, 난 너에게 최고의 모습으로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니까.
나를 위한것이 아니라, 너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