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TV에서 전경들이나 의경들 타고다니는 버스를 전경버스(아님 닭장차)라고 함. 아 물론 전의경들 사이에서는 다르게 부르지만 음어라 말하지는 않겠음. 입대하기 전에는 전경버스 간혹 한두대 보고 범죄자들 실어나르는 그런 차라고만 생각했음. 실제로도 범죄자 실어나르는 용도로 쓰였음. 하지만 전경생활하면서 이 전경버스는 중대만큼 제2의 집이 됨.
우리 중대에는 2소대가 타고다니는 파란색과 흰색으로 칠해지고 경찰마크 붙여진 버스 1대와 1소대와 3소대가 타고다니는 그냥 빨간색과 흰색으로 도색된 버스 2대가 있었음. 원래는 2소대 차량이 제일 좋은 편에 속했지만 나중에는 1소대(필자 있었던 소대) 차량이 수리받고 어째 쬐에에에에금 좋아졌음. 나중에는 2소대 차량처럼 모두 파란색과 흰색으로 도색되고 경찰마크도 붙임. (그 밖에 녹색과 흰색으로 된 차량도 있었는데 광주청에서도 가끔 보이다가 모두 안 보였음. 그리고 별로 좋은 차량은 아닌 걸로 기억함). 직원중대 아저씨들 차량은 우리가 쓰는 거랑은 달리 리얼 고속버스에 경찰마크와 파란색, 흰색으로 도색한 거였음. 나중에 의경친구에게 물으니 그 안에 회의할 수 있는 것도 있다고 들음.
우리 소대 버스는 중대 유일하게 터보(잉?) 달린 버스였는데 3대의 버스가 나란히 출발하면 힘이 좋아서 한번에 주욱 나갔음. 그래봤자 전경버스에는 속도제한기 같은게 달려있어서 끽해도 80km를 넘을 수가 없었음. 예전에 이런거 떼다가 본청(경찰청)에 걸려서 그거 해준 자동차 수리업소는 영업정지크리 맞았다고 함.
그리고 철망도 있었는데 처음에는 맨날 달고다니다가 촛불집회 이후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준다는 이유로 모두 철망을 떼고 다녔음. 뭐 그런 명령이 떨어지기 전에는 떼었다가 다시 붙였다가 이런 똥개훈련을 겁나 반복했음
전경버스 용도는 엄청 다양했는데 전의경들의 집이 되기도 하고 상황 때 차벽이 되기도 하고 상황 때 체포한 사람들 실어나르는 역할도 하고 그랬음. 뭐 물건 옮길 때 쓰이기도 하였음.
앞문은 자동문이었지만 뒷문은 수동으로 여는 식이었음. 버스 안에 방패와 진압복, 봉(거의 쓸 일이 없었음. 그냥 장식임. 하지만 사람들 인식상 봉은 어째 공격의 이미지가 강하다고 했음), 우의. 소화기 등등 다 실고 다녔음. 버스에 탑승하는 총인원은 32명이었음. 이건 차 운전하는 직원(서울과 달리 광주나 전남은 직원들이 버스를 운전하였음. 다른 지역도 그런가요??)과 소대장이나 부관(둘 중에 한명만) 그리고 소대장 딱갈이 (일명 전령), 차운전하는 직원 딱갈이(일명 차청)을 제외한 숫자였음. 거기에 우리 소대 버스에는 중대수인도 가끔 타기도 했음(고참들에게 들으니 항상 탔다고 함. 그런데 나중에는 그냥 중대수인 자신이 속한 소대 버스타고 다님.).
여름에는 전경버스 안은 후텁지근하기 짝이 없었음. 거기에 비까지 와서 비에 젖은 우의까지 버스 안에 걸려있다면 진짜 리얼 사우나.. 그렇지만 에어콘하나는 빵빵하게 틀어서 다행이었음.
그리고 이상하게 전경버스에만 타면 평소에 오지도 않는 잠이 쏟아짐. 막내 때 그렇게 졸다가 고참들에게 엄청 털렸었음. 나중에 고참되서는 의자제끼고 항상 잠.
잠 잘 때는 가장 뒷자리에는 매트리스와 모포 등이 깔려서 차운전하는 직원분이 잤음.
우리 소대 버스 운전하는 분은 생긴건 60세가 넘었고 가끔 무서운 분이셨음. 대원들에게 무섭게 한다는 것이 아니라 차 운전할 때 그러했음. 타청지원 끝내고 부대로 복귀하면서 고속도로 달리는데 갑자기 <눈이 안 보인다>라는 드립을 치거나 어떻게든 빨리 부대 복귀하려고 불법유턴을 서슴없이 하고 심지어 다른 차량과 부딪힐 뻔한 일도 몇번 있었음. 그래서 우리 소대 사람들은 매일 우리 소대 직원분이 차 운전할 때마다 아무 일이 없기를 항상 빌었음. (난 그런거 걱정 안 하고 자거나 가만히 있었음)
그리고 방범근무 끝내고 복귀할 때 버스에 타는데 만취한 시민한분이 우리 버스에 타고 집까지 데려가달라고 해서 그 시민분 만류하느라 땀 깨나 흘렸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