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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매드 사이언티스트와 소녀. 완결
게시물ID : humorstory_4343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리리리리맇
추천 : 39
조회수 : 2397회
댓글수 : 56개
등록시간 : 2015/03/25 07:33:17
웹툰으로 그려주시는 분까지 있어서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소재 고갈로 앞으로 더는 쓰기 힘들고 아마도 이번 편이 마지막이 될것 같습니다.

혹시 나중에 또 소재같은 것들이 모이면 한번 모아서 다시 찾아 올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시작하겠습니다.



1. 식물병기

박사 : 내가 이번에 영화를 하나 봤는데... 집채만큼 거대한 나무들이 일제히 공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한번 개발해 봤다. 식물 병기를 이용해 세계 정복을 시도해봐야 겠다.

소녀 :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가요?

박사 : 이걸 봐라. 내가 개발한 식물 성장 및 통제 유전자다. 이걸 투입한 식물들은 일반적인 크기를 넘어서는
거대한 크기로 성장해서, 제어자의 지시가 내려지면 움직이며 공격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식물들을
타국에 묘종 지원으로 포장해서 보내, 투입한 다음... 어느 정도 뿌리가 내렸을때 일제히 공격하게 하면
손도 쓰지 못하고 모든 주요 시설들을 점거할수 있을 것이다.

소녀 : 네에... 그래도 지금은 일국의 지도자신데 조금 은밀히 해야 하지 않을까요?

박사 : 그렇군. 일리있는 말이다. 특별히 은닉성이 강한 식물을 선별해서 투입해야 겠군.

얼마후

박사 : 좋아... 이제 식물들이 다들 성장해서 공격 태세가 완료되었겠지?

소녀 : 아뇨, 지금 모든 식물들은 전부다 적국에 시민들에게 포획된 상태입니다.

박사 : 뭐라고? 어째서... 그렇게 은닉성을 강화했는데...

소녀 : 그게... 은닉성을 강화하기 위해서, 사람들의 눈에 잘 안들어오는 식물을 고르셨죠? 그게 문제였습니다.

박사 : 그게 왜?

소녀 : 감자랑 고구마였거든요. 기아에 시달려서 묘종 지원을 부탁한 나라에서... 난데없이 집채만한 감자랑 고구마가 땅속에서
발견되니 완전히 노다지가 터진 반응이었다고 하더라구요. 별다른 비료를 안줘도 워낙 잘 자라는 구황 작물들이다 보니...
기아에 시달리던 주변 국가들이 다들 기근을 해소했다고 감사를 보내왔습니다.

박사 : ......



2. 음식물 쓰레기

박사 : 저번에 식물 병기는 내 대처가 너무 안이했다. 좀더 확실한 방법으로 전 세계에 타격을 가해야 겠다.

소녀 : 작전을 말씀해주십시오.

박사 : 이걸 봐라... 이 미생물은 유기물을 분해하여 다른 종류의 물질로 변환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나는 이 물질에
유전자 특성을 조작해 분해하는 유기물을 인화성이 강한 물질로 변환하는 코드를 삽입하였다. 자, 생각을 해볼까?
전 세계에 어느 나라에서든 버려지는 유기 폐기물... 일명 음식물 쓰레기는 존재하지. 거기에 이 물질을 투입하면
어떻게 될까? 어마어마한 인화성 물질들이 도처에 널려버리게 되는 거지. 불 한번 그어주면 순식간에 사회와 국가가
혼란에 휩쌓이는 거다.

소녀 : 맙소사... 가공할만한 작전이시군요.

박사 : 하하하... 각국에 전해라. 획기적인 음식물 쓰레기 제거 물질을 공급해주겠다고.

얼마후

박사 : 좋아... 이 정도면 각국에 유기물들이 대부분 엄청난 인화성 물질로 상당히 변화했겠지?

소녀 : 아뇨... 대부분 발생된 인화성 물질들은 소진되었습니다.

박사 : 어째서? 그 위험한 물질이 다 소진되다니...

소녀 : 그게... 유기물의 분해를 통해 생성되는 인화성이 강한 물질이란게... 알고보니 석유랑 98% 이상 유사하더라구요.
덕분에 각국에서는 음식물 쓰레기가 석유로 바뀌는 기적을 보고 격한 감사를 보내고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박사 : 서... 석유라고? 하... 하지만, 2% 차이 난다며?

소녀 : 아, 네... 덕분에 연소시에 매연이 없습니다. 친환경까지 되는 기적의 물질이죠? 아! 애초에 음식물 쓰레기니 친환경이
맞긴 한건지도요...

박사 : .......



3. 육아

박사 : 고아들이 넘쳐난다고?

소녀 : 네, 그렇습니다. 전 정권의 독재자는 과거 차우세스쿠와 비슷한 출산 정책으로 과도한 인구 증가를 불러왔습니다.
지금, 그 아이들을 돌보지 못하는 가난한 부모들이 아이를 버리고 있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박사 : 흠... 버려지는 아이들이라... 오호라!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소녀 : 무슨 복안이시라도?

박사 : 그 고아들을 나의 병사로 만들어야 겠다. 국가가 책임지고 그 아이들을 거둬서 군대식으로 교육하고 전투 기술을
익히게 하면, 나를 위해 충성하는 전사들로 성장하여 나의 세계 정복에 기여하게 될것이다. 이대로 시행하라.

소녀 : 알겠습니다.

얼마후

박사 : 아이들을 전사로 키우는 계획은 잘 추진되고 있나?

소녀 : 네에... 뭐 그럭저럭 잘되는 듯 합니다. 정부에서 거둔 고아들 중에서 아직 어린데도 과학, 문학, 음악에 신동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박사 : 그렇군... 좋은 결과... 가 아니잖아!!! 이게 뭐야? 왜 그 녀석들이 냉혹한 전사가 아니라 잘 교육받은 천재로 크고
있는건데?

소녀 : 그게... 냉혹한 전사로 키우라는 말씀을 하셔서... 아이들의 교육 돌보미를 에디군이 교육한 신병들로 구성했습니다.
근데... 그게 의외로 아이들에게 정서적으로 좋은 영향을 미친듯 하더군요.

박사 : 엥? 어째서... 걔들은 로봇이잖아.

소녀 : 뭐... 로봇이죠. 덕분에 술담배도 안하고, 아이에게 화풀이를 하거나, 부부싸움을 하지도 않고... 24시간 잠도 안자고
아이를 정성껏 돌보는 바람에 생각보다는 아이들의 만족도가 높은 듯 합니다.

박사 : 그... 그래도 로봇이잖아. 인공지능이 실제 인간보다는 한계가...

소녀 : 한계는 확실히 있는 듯 합니다. 얼마전 발생한 화재 사건에서 구조물이 붕괴해 잔해에 깔려 아이가 사망했는데, 아이를
구하러 뛰어든 보모 로봇이 아이의 사망을 인지하고도, 나오지 않고 그대로 아이를 감싸고 불타 파괴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걸 보면 확실히 인공지능의 개선이 더 필요하긴 할듯 하더군요. 사람이라면 살았을텐데...

박사 : ......



4. 감옥

박사 : 탈옥 사건이 발생했다고?

소녀 : 네, 정부의 예산 부족으로 감옥의 설비가 노후되 그런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박사 : 흠... 그래서야 되겠나. 나에게 반항하는 괘씸한 놈들을 안심하고 가둬둘수가 없지 않느냐. 이걸 사용해야겠다.

소녀 : 그건 뭔가요? 신형 감옥?

박사 : 내가 설계한 신형 감옥이다. 작은 컨테이너 크기에 최고로 잘 설계된 시큐리티 시스템으로 그 누구도 함부로 빠져
나올수 없는 최고의 보안체계를 자랑한다. 거기에 대기중의 수증기를 모아 수분을 공급하고, 태양열로 동력을 공급하는
거의 추가적인 에너지도 들지 않지. 그리고 내부적으로도 자동 청소 기능 및 각종 자동 살림 기능으로 죄수가 시시한
이유로 밖에 나올 핑계를 댈수 없게 만들었지. 그리고 결정적으로... 엄청 싸다. 초저가로 만들수가 있지

거기에다가 공간의 재배치도 간단해서 붙이고 벽을 트면 2인용으로, 쌓으면 빌딩처럼 높게 올려도 견고하게 버틸수 있지.
이걸 공급하면, 더이상 탈옥도 없을 것이고, 죄수들이 반항하는 것은 꿈에도 못꿀 것이다.

소녀 : 훌룡하십니다. 곧 행정당국에 사용을 지시하겠습니다.

얼마후

소녀 : 날개 돋친듯이 나가고 있습니다.

박사 : 우하하하... 이번에는 성공이군. 죄수들에게는 좀 악몽같은 시간이 되겠지만...

소녀 : 아뇨... 감옥에서는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교도관의 실업 문제로 사용을 기피하더군요.

박사 : 응? 그럼 어디서 그걸 사용하는데?

소녀 : 일반 서민들이요.

박사 : 아니... 일반 서민들이 감옥이 왜 필요한데?

소녀 : 그게 말입니다... 박사님이 너무 살기 편리하게 만들어 놓으시다 보니... 그냥 그걸 사서 집으로 대신 사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별도의 추가비용 없이도 전기와 난방이 공짜에다가, 보안설비가 완벽하고, 자동 가사 시스템에...
결정적으로 가격이 너무 싸다보니, 집없는 서민들이 다들 이걸 구매하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박사 : 아니... 그러면 지주들이랑 집가진 사람들이 집값 떨어져서 다들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닐텐데...

소녀 : 몇 사람 항의하러 왔었죠. 근데 그 집을 원래 용도대로 사용해줄까라고 물어보니 다들 뺑소니를 치던데요.

박사 : ......



5. 선물

박사 : 인근 사막 국가에서 담수화 설비에 대한 자금을 지원하라는 요구를 해왔더군. 뻔뻔스러운 놈들... 감히 나에게 돈을
내놓으라고 지시하다니.

소녀 : 이제 우리 나라도 제법 먹고 살만 해졌는지라... 하지만, 그 요구가 좀 뻔뻔한건 사실입니다. 각국의 담수화 설비에
대해서 각 나라의 부패한 관료들이 국제 원조 지원을 받아서, 대부분 삥땅을 치고... 공사를 지연시키는 일들이 종종
발생하고 있더군요. 이번에도... 원래대로라면 1단계 바닷물을 받는 수조 공사, 2단계 담수화 설비 공사가 한꺼번에
이뤄져야 하는데... 실제로는 1단계만 오나료되고 대부분의 자금을 소진한 모양이더군요. 국민들만 고통받고 있습니다.

박사 : 그 나라 우민들은 내 알바가 아니다. 하지만, 감히 나에게 삥땅을 치려한 놈들은 용서할수 없다. 나는 그놈들이
몹시 고통스럽게 죽도록 만들겠다.

소녀 : 무슨 복안이라도...

박사 : 이걸 혈액에 투입해뫄라.

소녀 : 알겠습니다. 우와... 이게 뭐죠? 순식간에 딱딱한 덩어리와 수분으로 분리되네요.

박사 : 일종의 혈액응고제를 응용한 독극물이다. 이게 인체 내부에 투입되면 얼마나 고틍스러울것 같으냐? 나는 이걸 잘
훈련된 킬러에게 줘서 그놈들이 바닷물을 채운 수조 완공식을 할때 음료에 투입해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고통스럽게
죽도록 하겠다. (킬러의 사진을 건내주며.)

소녀 : 흠... 멋지게 시가를 문 댄디한 중년 아저씨네요. 이분이 최고의 킬러신가요?

박사 : 그렇다. 나는 그에게 이 독극물과 그놈들에게 주는 나의 메세지를 전달해 이미 투입하였다. TV를 틀어라. 아마도 지금쯤
완공식을 진행하고 있겠지?

소녀 : 알겠습니다. 오오... 지금 나오네요. 수조 위의 다리에서 완공식을 하네요. 각국의 관료들의 뒤에... 투입하신 킬러가
몰래 다가가고 있습니다. 이제 곧 넣으려는... 어라?

박사 : 뭐냐?

소녀 : 킬러가 용액을 떨어뜨렸습니다.

박사 : 엥? 어째서...

소녀 : 담배는 역시 수전증을 유발하나보죠. 거기다 사람들의 시선이 킬러에 집중되었군요. 큰일입니다. 어라?

박사 : 또 뭐냐?

소녀 : 박사님... 킬러가 떨어뜨린 용액이 거대한 호수만큼 바닷물을 채운 수조에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급격하게 바닷물에서
소금과 각종 유기물들이 응고되어 물에서 분리된 거대한 막이 되어버렸습니다. 지금 수조에는 커다란 소금층과 아래에
식염수와 거의 동일한 성분의 담수가 남았습니다.

박사 : .......

소녀 : 사람들이 황당해해서 킬러에게 다시 시선을 돌리네요. 킬러도 당황했나 봅니다. 뭔가 말하네요.

킬러 : 바... 박사의 선물이다!!!

소녀 : 우와... 그 상황에서도 박사님이 지시한 죽일때 들려주라는 메세지를 정확하게 전달하네요. 직업의식은 투철한데요?
사람들이 갑자기 생겨난 호수만한 담수에 다들 박사님에게 박수를 치고 있습니다.

박사 : ......



6. 징역

박사 : 과거사 재판이 문제라고?

소녀 : 네. 지난 정권의 인종 청소의 주범들의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데... 수많은 사람들을 살해한 그들에게 죄를 물을수가
없는 것이 현재의 상황입니다.

박사 : 아니, 왜 그걸 물을수가 없다는거지?

소녀 : 당시 독재자와 정부를 추종하던 사람들은 민병대를 이끌고 수많은 사람들을 학살했습니다. 그래서 그 죄를 물으려고
하지만... 워낙에 많은 사람들을 죽인 탓에 사망자들의 시신도 못찾고 있습니다. 그 학살자들은 그 점을 노리고 자신들이
피해자들을 매장한 장소를 밝히지 않으며 그걸 빌미로 사법 거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1년 징역 정도의 적은 형량을
확정하지 않으면 절대 그 매장 장소를 밝히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는 군요.

박사 : 호오라... 그래? 뭐... 그렇다면 할수없지. 대통령 발의로 제안을 그들에게 해봐라. 그렇다면 일주일 징역을 주면
받아들이겠냐고 말이야.

소녀 : 겨우 일주일이요? 유족들의 반발이 심할텐데요... 일단 알겠습니다.

얼마후

반군 : 후후후... 대통령 당신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야. 일주일 징역이라... 애국하느라 고생한 몸에 그것도 억울하지만
뭐... 그 정도로 참아주도록 하지.

박사 : 좋아. 동의한걸로 알고... 여기 서명하고 방에 들어가게나.

반군 : 좋아. 하지만 매립지는 형기를 마치고 자유의 몸이 되면 알려주겠어.

박사 : 맘대로 해.

잠시후

반군 : 크아아아아아악!!!! 이게 뭐야?

박사 : 정신이 드나?

반군 : 지... 지금 우리들한테 무슨 짓을 한거야.

박사 : 별거 아니야. 그냥 자네의 기억을 복기해준거야. 자네의 머리에 붙인 이 헬멧은 자네의 심층 기억을 읽는 장치라네.
자네의 의식속에서 자네들이 가해를 한 기억들을 떠올리게 하고, 그걸 피해자의 입장에서 시뮬레이션해서 자네들이
체험하는 일종의 가상 체험 머신을 만들었지. 어때? 재밌었나? 총알에 벌집이 되고, 몸에 칼이 박히는 체험이?

반군 : 이... 이 자식아!!! 이게 무슨 짓이야!!! 그리고 이미 형기 지났어. 단순히 계산해도 그 안에서 일주일은 지났다고.

박사 : 아아... 아닐세. 시계를 보게나. 겨우 30분 지났어. 뇌는 참 재밌는거야. 살짝 시간의 흐름을 느리게 재생해주니
현실의 1분을 머리속에서는 하루처럼 체험하는 재밌는 경험을 한걸세. 자네들 형기가 일주일이니깐... 대략 14년 정도
거듭 살해당하는 꿈을 꾸면 자네들은 해방되는 거라네.

반군 : 이... 이 미친 자식!!! 이러면 죽어도 매립지를 발설 안할꺼야.

박사 : 이런이런... 내 말을 뭘로 들었나? 자네 기억을 읽었다니깐. 매립지는 위도 경도까지 상세히 알려주고선 무슨 딴소린가?
이미 10분전에 유해발굴단이랑 유족들이 매립지로 출발했다네...

반군 : 뭐... 뭐라고? 저... 저기요... 이건 좀 아닌... 죄송합니다. 제발 이건...

박사 : 블러핑을 치고 싶으면 사람을 봐가면서 쳐야지. 안그래? 자네들은 죄를 잊어도... 죄는 자네들을 잊지 않는다네.
악당 동지로서 조언하건데... 악행에 당당하게 맞서게나. 우민들에게 쪽팔리지 않도록 말이야. 그렇지 않으면야...
그냥 양아치가 아니겠나. 즐거운 시간 되게나.

반군 : 이... 이봐!!! 안돼!!! 살려줘!!!

박사 : 아아... 이제 슬슬 점심이나 먹을까? 근데 다행이군. 제대로 작동해줘서...

소녀 : 결함이 있었나요?

박사 : 응. 기계의 테스트를 내가 직접 해봤는데... 왜인지 제대로 작동을 안하더군. 나에게 처참하게 당했을 가해 행위가 그
악의를 담아 되돌아오리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그냥 흥분되거나 감정이 고조된 사람들만 잔뜩 나오더군. 아! 간간히
적금을 깨야 한다고 아쉬워하는 사람들의 절망은 있었어. 그래서 고장이 아닌가 했었지.

소녀 : 음... 정상 작동하는거 맞네요.



7. 퇴임

소녀 : 재선에 안나가신다고요?

박사 : 그래. 임기 마쳤으면 그만이지 재선은 무슨...

소녀 : 하지만, 이 나라 헌법에는 연임을 명시하고 있습니다만... 그리고 여론 조사만 보면 종신직으로 하자는 의견도 있고...

박사 : 반감기가 없는 건 없다.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어야지.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 망할 자리 힘들어 못하겠다.
세계 정복을 위한 연구할 시간도 없이 맨날 국정 운영에 시달리니... 이 작은 나라에 얽매이는 건 못해먹을 짓이다.
나는 그만두겠어.

소녀 : 알겠습니다. 박사님 뜻이 그러시다면... 하지만 말입니다. 한가지 의견을 올려도 될까요? 지금 이 나라는 제법 많이
성장했습니다. 얼마전만 해도 국제 원조를 받아야 하던 나라가 정치적 안정과 과학 기술의 발달로 에너지 산업과
로봇 공학 산업을 선도하는 강대국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저희 연구 시설이나 투자도 제법 있는지라... 이대로
출수하기는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 박사님이 지도자의 자리가 귀찮으시다면... 수하를 두시는건 어떨까요?

박사 : 수하?

소녀 : 네. 어차피 박사님이 부재시면 각 당에서는 대선 후보를 내놓아야 합니다. 그 상황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시며
레임덕은 개나 줘버리는 박사님께서 어느 후보를 자신의 후계자라 선언하신다면... 그 사람은 그 누구라도 확실히
다음 대통령에 선출될게 틀림없습니다. 그런 후보를 하나 지명하셔서 배후에서 이 나라를 지배하심이 어떨까요?

박사 : 요컨데... 흑막이 되라는 것이냐? 흠... 그건 좀 흥미가 당기는군. 좋아, 허락한다. 네가 해볼테냐?

소녀 : 저는 박사님 조수로 같이 있어야죠. 딱히 마땅한 사람이 안떠오르신다면 조건을 말씀해주시면 제가 찾아보겠습니다.

박사 : 좋아. 조건은 한가지. 나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 이거면 된다.

소녀 : 알겠습니다.

얼마후

소녀 : 다음 대통령이 결정되었습니다.

박사 : 그런가? 인수인계를 하러 가자.

소녀 : 안가셔도 됩니다. 이미 아시는 분이니깐요.

박사 : 응? 누군데?

소녀 : 에디 군이요.

박사 : 에디? 우리 집 집사 에디? 걔가 대통령이 됐다고? 말도 안돼!

소녀 : 딱히 결격 사유는 없었습니다만. 말씀하신대로 박사님에 대한 충성심은 확고하고, 저번 난민 구출로 인해 명예 시민권도
가지고 있고, 이렇다할 비리나 루머에 시달린 적도 없고... 납세도 제대로 하고 있고...

박사 : 납세? 걔가 무슨 납세...

소녀 : 집사 월급 받은거에 대한 재산세 제때제때 납부했던데요.

박사 : 아니, 걔한테 월급을 줬어?

소녀 : '일한자는 먹을수 있다!'가 박사님 평소 지론이셨잖아요. 국민들은 대부분 만족하는 듯 합니다. 전쟁 영웅이고, 뭔가
뇌물을 먹거나, 태업을 하거나, 친인척이나 지연학연으로 인사를 운영하지도 않을것이고... 일하는 시간 외에는
육아 도우미 로봇들 교육하거나, 아이들이랑 놀아주는 일이 유일한 취미고, 받은 급여도 상당히 사회 기부에 제공하고
있고... 엘사가 지휘하는 주력 부대의 통제력도 가지고 있고... 흠잡을곳이 없어서요...
뭐, 나이가 5살이라 연륜이 좀 부족하다는 야당쪽의 의견도 있기는 했습니다만...

박사 : 그래! 로봇이라고!!! 로봇!!!

소녀 : 야당 지도자께서, 금식으로 아무리 해도 먹지를 않으니 이길 도리가 없다며 선선히 선거 결과에 승복하셨습니다.

박사 : 그 자식은 밥 굶는 거 말고 할줄 아는게 없데?

소녀 : 아무튼... 축하드립니다. 사람보다 나은 지도자를 만드셨습니다. 각국에서 에디군의 카피를 자기 나라에 지도자로
수출해달라는 오퍼도 계속 들어오고 있습니다만...

박사 : 인간으로서의 자긍심을 좀 가지라고 해!!!

소녀 : 요새는 인간 이하가 워낙에 많아서 말이죠...



8. 계란

박사 : 오랜만에 연구실에 돌아왔군.

소녀 : 그러네요. 어? 근데 연구실 외부에 누군가 침입했습니다. 확인해보겠습니다. 어라? 왠 어린 아이네요...

박사 : 뭐지? 경위를 알아봐라.

잠시후

소녀 : 저번에 종교 광신도들이 세운 막장 나라 기억하시죠?

박사 : 그래... 그거 엘사를 보내서 종교 팔이하는 사기꾼들과 광신도들 죄다 잡아다, 가해자 시뮬레이션 돌려서 집에 가겠다고
사정하게 만들어서 돌려보내고 해산시켰잖아. 거기가 왜?

소녀 : 광신도들의 정부는 사라졌지만... 각 열강들은 그 지역에 남은 일반인들도 한패라고 주장하며 그 지역을 점령하고
전투를 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박사 : 엥? 어째서? 이미 그 똘아이들은 없잖아.

소녀 : 그 지역이 에너지 자원이 많은 지역이거든요. 각국의 열강들에게 거기 누가 있는지는 별 상관이 없을꺼예요. 거기를
누가 가지는 지가 중요할뿐이죠. 그래서... 그들은 그곳의 이권을 위해 전쟁을 계속하는 거죠.

박사 : 흥... 어리석은 놈들 같으니...

소녀 : 그래서 그 아이가 도움을 청하러 온겁니다. 곧 연합군의 융단 폭격이 시작된다고 하네요. 자, 네가 말씀드리렴

아이 : 박사님... 간청드립니다. 저희들을 도와주세요. 가족들이 전부 거기 있어요. 박사님이 도와주시지 않으시면 모두 죽어요.

박사 : 나는 관심없다. 그런 우민들의 일에 내가 왜 간섭해야 하나?

아이 : 그럴수가...

소녀 : (속삭이며) 얘야... 내가 말했잖니. 그렇게 말하면 안된다고. 내가 알려준 방법으로 말해봐.

아이 : 세상을 지배하실 분이시여... 저희는 당신의 지배를 받을 권속들입니다. 지금 어리석은 이들이 저희가 위대하신 박사님의
종임을 모르고 몰려와, 박사님의 소유에 해를 가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들을 벌하고 저희들을 거둬주시길 바랍니다.
여기... 저희들이 가진 공물을 받칩니다.

박사 : .......쳇, 할수없군. 좋아 알았다. 내 종속을 감히 건드리는 것들을 용서할순 없지.

아이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소녀 : 자, 이만 돌아가서 기다리렴. 곧 도와주러 갈께.

아이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박사 : ......

소녀 : ......

박사 : 여기 그 아이가 주고간 이 동전 몇개의 가치가 얼마나 하지?

소녀 : 글쎄요... 계란 3개 정도 살수 있을까요?

박사 : 말은 쉽게 했지만... 세계 초강대국들이 사상 초유의 연합군을 형성한 적들이다. 이번에는 만만치 않다. 감당할수 있겠냐?

소녀 : 저는... 박사님을 따를 뿐입니다. 하지만, 쉽진 않은가 보네요. 박사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실 정도면... 그렇다면 역시...

박사 : 그래, 바로 그거다.

소녀 : 점심은 거를지도 모른다는 거군요.

박사 : 그렇다. 심각한 상황이지. 그러니... 저녁은 맛있게 먹어줘야 겠다. 오늘 저녁은 세상에서 제일 비싼 오믈렛이다.
준비해라.

소녀 : 알겠습니다. 근데 말이죠... 그 오믈렛 다 드시면, 연구실 책상 서랍에 숨겨둔 자연 상태의 고압 탄소화합물, 그러니깐
다이아 반지 저한테 주실거죠?

박사 : 무... 무슨 소리야? 다이아 반지라니!!! 그런건 나는 모른다.

소녀 : 자꾸 그러시면 오믈렛에 당근 넣을꺼에요.

박사 : 이봐 그건 반칙이잖아!!! 알았어! 줄께! 주면 되잖아!!!



이공계도 여친은 생길수 있습니다. 조금만 노력하면... 다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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