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파란만장한 제 덕력의 역사를 정리도 할 겸 해서 이야기해보고 싶어졌어요. 음슴체 양해 부탁드려요.
나의 애니메이션 사랑은 네 살 때로 거슬러 올라감. 당시 엠비씨에서 도라에몽이 하던 시절이었는데, 하나도 빼먹지 않고 봤던 것이 기억남. 방영이 종료되면서 본인은 도라에몽이 뭘 하는 놈인지도 까먹고 진구라는 이름만 기억하게 됨.
그렇게 일곱 살이 되었음. 나는 방송 3사의 5시 반과 6시 20분 애니메이션을 절대 놓치지 않는 열혈 시청자였음. 지금 생각하면 정말 유치해서 썰어버리고 싶은 작품들이지만 당시에는 이것들 하는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는 했음. 비드맨이라던가... 범퍼킹 재퍼라던가... 그런 어느 날, 집에 위성방송을 설치하게 됨. 나는 신세계를 만났음. 650번에서 659번까지는 전부 애니 채널이 아니던가? 디즈니. 애니원. 재능방송. 카툰네트워크... 애니원에서 도라에몽을 다시 만나는 감격의 순간(...) 을 기점으로 나의 본거지는 방송 3사에서 이 채널들로 옮겨가게 되었음. 매일 6시에 이누야샤를 보고 9시에 원피스를 보는 생활이 무한 반복. 디즈니채널에서 8시 반부터 10시까지 하는 영화들을 보기도 했고...(덕의 꿈나무)
그리고 아홉 살 2006년 애니맥스, 애니박스 개국.
애니맥스의 심야 프로그램에는 애니원이나 투니버스에서 나오지 않는 15세 작품들이 많았음. 블러드플러스, 에어 등등. 더빙 방송이었지만 이름도 수정되지 않는 일본식이었고, 곧 본인은 위화감을 느끼게 됨. 그렇게 본인은 지금까지 봤던 애니 중 절반 이상이 더빙판이고 일본 애니다... 라는 사실을 깨닫고 멘붕. 코난이나 케로로가 일본 애니였다는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었음...
그리고 애니박스에서는 딱 하나, 강철의 연금술사를 알게 됨. 무슨 내용인지 전혀 모르고 그저 3기 오프닝 Rewrite의 멜로디에 영혼을 빼앗김...
그 다음 에우레카 7을 만남. 애니를 보지는 않았지만 1쿨 오프닝 Days가 영혼을 또 가져감. 나는 미친듯이 이 노래를 듣고 외우고 따라 불렀으며, 그것은 곧 일본어 공부와 jpop 듣기로 이어짐... 그렇게 점점 일본 문화를 받아들이게되었음.
그리고 열한 살. 한창 작안의 샤나가 방영하던 때였음. 2기의 오프닝 Joint가 내 영혼을 한번 더 가져감. (덕분에 일렉기타 배우고 싶다고 부모님 조르기도 했음) 난 샤나의 모에한 모습에 점점 끌려 들어가고... 거기에 동네 만화방을 알게 됨으로써 돌이킬 수 없는 덕의 길을 걷기 시작... 이때 포켓몬 극장판을 전부 2번씩 보기도 했음.
열두 살은 내 덕력의 1차 성징이 일어난 시기. 수호캐릭터(캐릭캐릭 체인지)를 해치운 후 작안의 샤나 1,2기를 더빙 1번 자막 2번 보고, 위에서 말한 동네 만화방의 최대 단골이 됨. 원나블과 강연금, 디그레이맨, 코난, 리본 등등 만화책 500권 정도를 읽음.
열세 살. 이나즈마 일레븐을 보고 판타지 300권 정도를 읽은 후(돈이 얼마야...) 덕력이 약간 시들해지나 했... 다가 중2병이 발동함. 흑역사가 점점 쌓이게 됨.(지금도 생각하다 보면 자살 충동이 들곤 합니다)
그리고 열네 살이 되자 중2병은 포텐 터지고, 2차 성징(여드름)까지 겹쳐 그야말로 극한의 오덕이 됨.
열네 살 가을 덕력의 2차 성징이 폭발. 나가이 타츠유키 감독의 토라도라 - 아노하나 콤보에 닌자의 왕 - 바시소 - 고식 - 어마금 - 어과초 - 바케모노 크리가 뜨고, 피니쉬로 늑향을 보며 라노벨에 입문. 토끼 드롭스 - 누라리횬의 손자로 만화책 소장 입문.
열다섯 살. 포텐 제대로 터지던 중2병과 사춘기가 누그러지며 인간의 모습을 되찾음. 상반기에는 누라리횬 천년마경 - 강연금 리메이크 - 니세모노 - 마마마 - 하메모 - 에반게리온 극장판 - 에우레카 7 등등. 하반기에는 페이트제로 - 길티크라운 - 요르문간드 - 빙과 - 킬미베이비 - 중2병. 여기에 페이트스테이나이트 게임을 올클하며 미연시에도 손을 뻗침. 애니 팬픽을 쓰기도 하고 만화부에 들어가 호로 그림으로 우수상을 받는 등 오지랖을 넓힘...
그리고 열여섯 지금. 요르문간드 퍼펙트 오더와 미래일기를 다운받고 슈타인즈 게이트 게임을 하며 훌륭한 덕이 되기 위해 정진 중.
...이정도면 나름 파란만장하죠?
글만 올리기 뭐해서 우수상 받았던 호로 그림 투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