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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에 발령난 스파이
게시물ID : humorstory_4346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리리리리맇
추천 : 13
조회수 : 1262회
댓글수 : 20개
등록시간 : 2015/03/31 17:40:13
냉전시대의 첩보원은 대단히 매력적인 존재죠. 친숙하기로는 007부터, 심오하기로는 콘돌까지 세계가 두개로 나뉘어져
멸망을 향해 달려가는 치킨 게임에서 활약한 그들의 존재는 대단히 유능하면서도 매력적인 존재로 많이 묘사됩니다.

근데 말입니다...

그런 비정한 세계에서 우수한 능력으로 생사를 넘나드는 첩보원이... 의외로 엄청나게 사고뭉치인 요원으로 파견된다면...
그리고 그 파견지가,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상화잉 종종 벌어지는 오지 중에서도 오지라면 어떤 상황이 발생할까요?

문득, 그런 망상을 한번 하고선 실제 상황이 벌어지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어 한번 적어봅니다.


1. 발령

국장 : 만나서 반갑군. 자네가 훈련소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으로 선발된 친구라지?

요원 : 네, 그렇습니다.

국장 :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받칠수 있겠나?

요원 : 맡겨만 주십시오.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습니다.

국장 : 좋아... 자세가 마음에 드는군. 그럼 자네의 부임지를 알려주지. 바로 이곳이네.

요원 : 네? 거긴... 대단히 열악한 오지의 국가인데요. 왜 하필 이곳에?

국장 : 뭐, 열악한 지역인건 인정하네. 하지만, 현재 우리와 세계의 패권을 다투고 있는 적대국과의 경쟁에서, 그 국가는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가진다네. 현재 중립을 표방하고 있는 그 국가가 어느 편을 드느냐에 따라 그 지역의 패권의 균형이
요동을 치게 되지. 그래서... 반드시, 그 어떤 수를 써서라도 그 국가를 우리를 지지하게 만들어야 하네.

요원 : 음...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군요. 알겠습니다. 임무를 목숨받쳐 수행하겠습니다.

국장 : 좋아. 자네는 그곳의 우리 대사관의 주재 외교관으로 파견되어, 실제로는 첩보국의 지시에 따라 그 나라에서 우리 측에
득이 되는 여러가지 위험한 미션을 수행해야 하네.

요원 : 알겠습니다. 근데... 질문이 있습니다. 만약 제가 그 미션을 수행하다, 사망하면 그 임무를 이어받을 후임을 알려주십시오

국장 : 어? 후임? 그... 아... 그러니깐... 저기... 무슨 그런 소리를 하나? 자네는 최고의 요원이야! 실수는 있을수 없어.

요원 : 저기... 혹시 후임 없는건가요? 거기 아무도 안가려는 거 아닌가요?

국장 : 어허! 그 무슨 큰일 날 소리.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받치는 바보... 아니 최고의 요원은 넘쳐나네.

요원 : ......일단 알겠습니다. 부임하도록 하죠.

국장 : 그래. 수고하게. 아, 그리고... 거기서는 반드시 보고할때 암호로 된 서신으로 하게나.

요원 : 네? 아... 이해하겠습니다. 기밀 사항은 의외로 유선 보고를 할때 더 위험한 법이죠. 서신이 더 보안에 안전하겠군요.

국장 : 아니, 그게 아니고... 거기 전화가 잡음이 심해서 들릴질 않아. 그러니 서신으로 하게.

요원 : ......정말 보낼 다른 사람 더 있는거 맞아요?

국장 : 아, 있다니깐 그러네. 어이어이, 인사카드 들쳐보지마!!! 너 한장만 달랑 있는거 다른 카드 안가져와서 그런거야. 진짜야.

요원 : .......


2. 마약

국장 : 잘 지내고 있나?

요원 : ......바꾸실래요?

국장 : 잘지내고 있다니 다행이군.

요원 : 여보세요!!! 지금 여기가 이런 곳이면 미리 말을 해줬어야!!!

국장 : 일단 사소한 일은 무시하고, 임무를 주지.
요원 : 뭡니까? 일단 들어보죠.

국장 : 첩보국 고위층에서 무서운 계획을 수립했지. 그건 바로... 그 나라에 강력한 마약을 공급하는 것이네.

요원 : 마약이라고요? 어째서 그런...

국장 : 이미, 마약을 통해 전쟁이 나고 세계의 역사가 바뀐 적이 있었지. 한 나라의 국력을 좀먹는데 그보다 좋은게 더 있을까?
당국에서 특수하게 제조한 환각성과 쾌락성이 높은 특제 고품질의 마약이 배송되었네. 하지만 겉보기에는 그냥 담배처럼
보이는 죽여주는 물건이지.

자네는 현지 법에 저촉되지 않는 외교관 신분을 악용해, 그 나라에 마약을 공급해서 국민들을 폐인으로 만들고 공급처에
그 나라 사람들이 의존할수 밖에 없도록 만들게.

요원 : 알겠습니다. 명령을 수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국장 : 건투를 비네.

얼마후...

국장 : 자네... 해명을 해보게. 왜 그런 상황이 발생한거지?

요원 : 그러니깐, 간단히 말해서 너무 비쌌습니다. 그 마약이 성능이 죽이는 건 인정하겠지만, 그에 버금가게 워낙에 가격이
높다 보니깐... 함부로 일반인들이 구매하기 어려운 물건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그 마약이, 중독성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치품으로 여겨지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걸 사서
자기가 피우기 보다는, 잘 보관해뒀다가 중요한 손님이 오시면 한두대 내놓는 그런 물건이 된거죠...

국장 : 그래서... 그걸, 그 나라에 방문한 우리나라의 최고 지도자 동지께서 피우셨다? 뭐 그런 말이냐?

요원 : 워낙에 담배랑 비슷하게 생겨서리...

국장 : ......

요원 : 저기, 판매 수수료 5%는 제가 가져도 될까요?

국장 : 너 죽을래!!!


3. 저격

국장 : 이번 임무는 저격이다. 지금 사진을 전송한 정치가를 저격하는 것이 너의 임무다.

요원 : 알겠습니다. 어라? 근데... 이 사람은? 우리나라에 우호적인 정치가 아니었나요? 왜 이 사람을?

국장 : 후후후... 당사자의 요청이다. 알다시피 그는 우리나라와 사이가 돈독한 인물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여러가지
부정으로 인해 당선 여부가 불투명한데... 그 상황을 반전하기 위해, 자신에게 저격을 해서 상대 진영의 테러라고
비난하는 성명을 내겠다는 요청을 해왔다.

요원 : 흠... 그러면 한번에 선거 결과가 바뀔수도 있겠군요. 명안인데요?

국장 : 그래, 그러니깐... 목숨은 위험하지 않도록, 되도록 상처는 크지만 일상생활에는 큰 지장이 없는 부분을 저격하고,
그곳을 이탈하여 그 어떤 증거도 남기지 말도록 하라.

요원 : 알겠습니다. 수행하겠습니다.

얼마후...

국장 : 대체 왜... 왜그런거냐?

요원 : 저는 틀림없이 지시하신 대로 미션을 완수했습니다만... 분명히 상처는 크지만 일상생활에는 큰 지장이 없는 부분을
저격하라고 지시하셨잖습니까?

국장 : 그게 왜 하필이면... 남자한테 영 좋지 않은 그 부분인건데!!! 그 자식이 길길히 날뛰면서 정치 노선이 우리나라를
몰아내자는 걸로 바뀌어버렸잖아.

요원 : 괜찮아요. 그 정도 상처면 어차피 대통령 당선도 못하지 않을까요?

국장 : 아오, 이걸 그냥!!!


4. 유혹

국장 : 이번 임무는, 자네의 미모를 활용해야 하는 최적화된 임무다. 이 사람을 유혹해라.

요원 : 흠... 이 나라 거물급 정치인이자 종교 지도자인 사람이군요.

국장 : 차기 그 나라의 지도자로 유력하게 손꼽히는 인물이지. 그에게 접근해서 유혹하고 국가의 중요한 정보를 빼내는 임무다.
자네 정도의 미모라면 그리 어렵지 않을 듯 하네만...

요원 : 일단 알겠습니다. 뭐 미모라면... 근데 말입니다. 그를 유혹하는 범위는 어디까지 해야 하나요? 한계는 명확히 해주셔야..

국장 : 가능하다면... 결혼하는 것도 나쁘진 않네만.

요원 : ......과연, 조국을 위해서라면 어차피 목숨도 던지겠다고 각오한바...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수행하겠습니다.

국장 : 그래... 자네의 충성을 믿겠네.

얼마후

국장 : 대체 왜... 왜 실패한건가?

요원 : 유혹은 성공했습니다. 완전히 저에게 녹아내렸더군요.

국장 : 그런데? 근데 왜 결혼을 못하겠다는 건데!!!

요원 : 4번째 마누라가 되라던데요.

국장 : .......

요원 : .......

국장 : 쫌, 손해보는 느낌이지만, 그래도 조국을 위해...

요원 : 시어머니도 4명이던데요.

국장 : .......

요원 : 시누이는 11명이던데요.

국장 : 엉엉엉...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5. 반군

국장 : 이번에는 정말 중요한 미션이네. 현재 그 나라 정부에 불만을 품고 있는 군부의 일부 세력이, 우리 측에 쿠데타를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했네. 그래서 우리는 그들 쿠데타 세력에 무기 지원과 병력 지원을 하기로 했지.

요원 : 맙소사... 이번에는 정말 엄청난 일이군요.

국장 : 그래, 자네는 바로 해당 국가에 우리나라에서 공급한 자동화된 무기 체계를 무상지원한다는 뜻을 밝히고, 군부 내부에
있는 쿠데타 세력들이 그 무기를 봉기 때 사용 할수 있도록 공급하게. 그리고 나서, 우리나라의 최고의 정예 요원들이
비밀리에 그 나라에 침투해 봉기가 일어나면 병력으로 지원하도록 하는 것이 계획의 골자이네.

요원 : 알겠습니다. 중대한 임무 최선을 다해 수행하겠습니다. 근데... 무기 규모가 해당 국가에 무상으로 지급을 해도 연료나
자원 부족으로 가동을 하기 힘든 규모입니다. 의심을 사기 싫으니, 일부 무기만 선별 지원해도 될까요?

국장 : 그건 현지의 자네에게 일임하도록 하지.

얼마후...

국장 : 대체 왜... 왜 이런 상황이 발생한거지?

요원 : 지시하신 대로 무기는 제대로 이 나라 군부에 전달되었습니다. 그리고 최첨단으로 움직이는 자동화 시스템이 제대로
구현화 되는 것도 분명히 확인하였습니다.

국장 : 그래... 잘 돌아가더라. 근데 하필이면... 골라도 왜 대공미사일을 골랐어!!! 비행기로 침투한 병력들이 최다 자동 방어로
정체불명의 적으로 간주되서 격추당했잖아!!! 덕분에 쿠데타도 실패했잖아!!!

요원 : 그게 제일 싸길래...


6.독살

국장 : 이번 임무는 어느 언론인을 암살하는 것이다. 우리 나라에 특히 불리한 기사를 많이 쓰는 인물이지. 그를 제거하라.

요원 : 알겠습니다. 그럼 방식은 어떻게?

국장 : 윗분들께서는 특별히... 방사능 물질을 넣은 커피를 그에게 먹여 죽이길 원하신다. 지금 즉시 카페 직원으로 가장하여
그 언론인이 자주 다니는 카페에 잠입하여 그가 왔을때 방사능 커피를 내주도록 하라.

요원 : 알겠습니다. 수행하겠습니다.

얼마후...

국장 : 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거지?

요원 : 이번에는 저도 억울해요. 전 틀림없이 지시하신 대로 방사능 물질을 넣어서 그에게 먹였다고요.

국장 : 근데 왜 그 자식이 갑자기 하늘을 날아와서 눈에서 레이저를 쏘고, 괴력을 발휘해서, 우리 지도자를 패대기치는 건데?

요원 : 그러고 보니 언뜻, 와이셔츠 안에서 S자가 보인것 같기도 하고...

국장 : 크립톤 입자 아니거든!!!


7. 세균전

국장 : 이번 미션은 현지의 오지에서 발견된 어떤 세균을 확보하는 것이다.

요원 : 세균이라고요? 어떤건가요?

국장 : 현지 조사단에 의하면... 천연두와 유사하지만 그 파괴력이 훨씬 더 대단한 미지의 세균이라고 한다. 현재 그 나라
오지의 어느 목동의 병을 조사하면서, 한 젖소가 보균체라는 걸 알게되며 확인되었지. 그 세균은 우리 나라의 강력한
세균전 병기가 될것이다. 그 보균체를 확보하여 본국으로 보내도록 하라

요원 : 흠... 쉽지 않은 미션이겠군요. 그 지역이 워낙에 이곳에서도 오지중의 오지라...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겠습니다.

국장 : 어려운 미션이겠지만, 미리 확인해본 바에 의하면 이 정보는 우리만 알고 있고, 현지에서 방해할 다른 나라의 첩보원이나
무장 세력이 없는 상황이다. 오로지 기아에 시달린 현지인 밖에 없으니 위험 요소는 없을 것이다.

요원 : 알겠습니다. 수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얼마후...

국장 : 대체 왜... 왜 또 실패라는 건데?

요원 : 분명히 그 소를 정확하게 포획했습니다.

국장 : 근데? 근데 왜 소가 사라진거야!!!

요원 : 그게... 워낙에 기아에 시달리던 사람들이 넘쳐나다 보니... 잠시 한눈을 판 사이에 그 중요한 보균체를 현지인들이
훔쳐다 구워 먹어버리는 사태가... 혹시 다른 소는 없나요?

국장 : .......

요원 : 없나보네요. 안타까워라. 아쉬우신 대로 먹다 남은 안심이라도 좀 보내드릴까요?

국장 : 크아아아악!!! 누가 쟤를 저기다 보냈어!!!

요원 : 너님이요.


8. 침투

국장 : 이번에는 제대로 된 침공을 계획했다. 저번처럼 어설프게 당하지 않겠다. 병력은 여전히 소수지만, 비행기보다 다소
안전한 상륙정을 사용하여 강을 거슬러 올라가서 그 나라의 정부를 점거하고 우리나라에 우호적인 정권을 세우기로 했다.

요원 : 넵, 이번에는 실수하지 않겠습니다. 미션을 주십시오.

국장 : 자네는 그 작전 당일, 그 나라의 전력을 차단하도록 하게. 일시적으로 현지의 레이더와 관측 장비들을 마비시켜서,
혹시 모를 침투부대가 사전에 발견되는 사태를 막는 것이 임무다.

요원 : 알겠습니다.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시키겠습니다.

얼마후...

국장 : 대체 왜!!! 이번에는 왜 그런거야!!! 해명 좀 해봐!!!

요원 : 분명히 지시하신 대로... 이 나라의 전력을 차단하여 부대 침투가 들키지 않게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근데... 문제가...
이 나라에서는 발전소가 한곳 밖에 없습니다.

국장 : 그런데?

요원 : 그게 하필이면 수력 발전소라서요... 혹시라도 전력이 다시 공급될까 두려워, 아예 발전소가 연결된 댐을 폭파했는데
그 폭파로 방류된 물이 격류를 만든 강으로 우리 부대가 침투하고 있을줄은 생각도 몰랐습니다.

국장 : ......

요원 : 앞으로 침투정에 연어처럼 점프해서 거슬러 올라가는 기능을 개발하시면...

국장 : ......



생각보다는 저번 글보단 재미가 없네요. 좀 다듬어서 올릴껄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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