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괜히 눈뜨자마자 지역까페 글 뒤적이고 있는데
딱 저희 아들 사이즈 겨울파카가 교환글에 올라와있더라구요.
'아무거나로 교환해요'라고 되어 있길래 가벼운 맘으로 댓글로 사이즈 물어봤어요.
챗으로 답이 왔는데 사이즈도 맞고 해서 교환하기로 했어요.
차로 10~15분 거리지만 브랜드가 휠라.. 이름없는 브랜드도 아니고 괜찮겠다 싶었어요.
교환물품으로 샴푸 린스 500미리 한 통씩, 치약 세개, 감 7~8개 정도 어떠시냐고 했더니
빨래세제는 없냐고 빨레세제 없다고 콕 찝어주시더라구요. 감도 주면 감사히 먹겠다시고.
마침 여분이 있어서 세제 2.5리터랑 감 7개 들고 출발했어요.
지역은 같은데 끝에서 끝이라 차타고 15분 달려 도착했는데
동네 들어서니까 쎄한 거예요. 몇년전에 아이 자전거 교환하러 와본 곳이었어요.
그러고보니 교환하시는 분 아이디도 똑같다는걸 동네 들어서며 깨달았어요.
몇년전에 아들 자전거 16인치를 샀더니 너무 커서 작은걸로 교환하고 싶다는 글을 올렸었어요,
어떤 분이 금방 챗을 주시더라구요.
그러면서 12인치 있으니 바꾸자고. 그래서 멀지만 제가 자전거 차에 싣고 갔는데..
멀리서 교환할 자전거 끌고 오시는데 벌써 아니더라구요.
프레임이 다 녹슬어서 붉은색이고.. 안장쿠션은 터져있고..
제가 가져온 새것같은 16인치는 그집 아들이 벌써 시승하고 있고..
그때 그냥 교환말고 돌아왔어야 됐는데,
먼걸음해서 허탕치는게 그래서 교환하고 왔어요.
그 때 제가 약간 망설이니까 그 분이 부산에서 보내온 생선이라며 냉동생선을 조금 얹어주시더라구요.
막 환하게 웃으시면서 '탈만해요. 좋아요. 저 나이때 딱이에요.' 하셨었죠.
자전거를 손봐야겠어서 자전거집에 들고 갔더니,
탈 수 없는 수준으로 바퀴축이 휘었다고 열심히 고쳐주시면서..
"혹시 자전거 사셨어요?" 묻길래 "교환했어요." 했더니 "이런걸 교환하려는 사람도 있어요? 버려야 되는건데.."
이 말 듣고 정말 마음이 안좋았어요. 역시나 그런 거였구나 하구요.
자전거 한번도 못타고 가지고만 있다가 버렸구요.
그 같은 분한테 오늘 옷 교환하러 도착한거예요.
멀리서 오시는데 그 분이더라구요. 그런데 그 분은 저 기억 못하시는거 같구..
그래서 옷상태가 되게 불안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어딘지 모르게 얼룩덜룩하고..
파카가 겉감이 빳빳하고 그러면 좋은데 나풀거리고 흐물거리는 겉감이
벌써 얼룩덜룩 기름때 있고 잘 안펴지게 구김 가 있고 그러더라구요. 한 해 입혔다는데..
저번처럼 환하게 웃으시면서 '사이즈 딱이죠. 이정도는 되야죠.' 하면서
'이래뵈도 택 보면 아시겠지만 새거예요.' 택 보여주시는데
옷이 겉을 봐서 새거여야지 택보니 새거인게 새거인가요..
그냥.. 네 하고 교환하고 왔어요.
먼 길 와서 교환 파토낼만큼 똑부러지는 성격은 못돼서..
그냥 다음부터는 맘편하게 자전거든 옷이든 내 돈 주고 사려구요.
얼마 아끼려고 이래저래 하다가 맘 상하는것보다 그게 낫겠죠.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