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자작/팬픽] 푸른 무지개 #3
게시물ID : pony_435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PhalanX
추천 : 3
조회수 : 40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5/24 12:14:24



   

푸른 무지개 #2

  That's the way it is.

  

  At that time, That's the way it is, Rarity.




 때때로, 밤은 누군가에겐 길고 긴 시간이 될 수 있지만, 어떠한 밤이든간에 잠든 포니에겐 그렇지 못하다. 커텐이 젖혀진 탓에 높이 떠오른 태양은 나의 눈꺼풀을 강하게 두드렸고, 결국 나는 기지개를 켜며 일어나야 했다. 그리고 이래서 캔틀롯 포니들은 닭을 기르지 않는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 때 갑자기 벌컥, 문이 열렸다.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는 포니는 내 친구들 뿐 일 것이라 생각하고 고개를 돌리자, 그곳엔 의외의 포니가 자리하고 있었다.


"마, 스쿠틀루, 인나라! 벌써 아침이데이! …어라, 이미 인났구마?"


"애플잭? 왜 언니가 저를 깨우러 온 거죠?"


"다른 아덜 말이가? 그건 가보면 안데이. 따라와라."


 애플잭은 그렇게 말하고선 거침없이 걸어갔다. 내가 서둘러 애플 잭을 따라가서 도착한 곳은 또다른 방의 입구였다.


"자, 들어가라. 내는 또 할일이 있으니께, 나중에 보제이."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어보려던 찰나, 안경을 쓴 래리티가 갑자기 문을 열더니 "어머 이제 왔구나, 꼬마 아가씨?" 나를 끌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래리티의 뿔이 번쩍번쩍 빛나더니 문이 닫히고서는, 여러개의 줄자가 내 몸의 칫수를 재기 시작했다.


"래리티? 이게 도대체 무슨…."


"잠깐! 움직이지 마! 음… 좋아. 스쿠틀루? 뭐라고 하려 했니?"


 래리티는 내 몸의 칫수를 잰 줄자를 가지런히 늘어놓고 종이에 기록하며 말했다.


"이게 도대체 뭘 하는 거죠?"


"그거야 물론, 네 장례식 복장을 만드는거지. 다른 아이들것은 이미 완성됐단다."


 래리티는 대답을 하면서 쉴 새 없이 내 몸에 갖가지 까만 천을 가져다 댔다. 내가 보기엔 다 비슷한 색인데도 래리티는 몇 가지 천을 두고 고민하고, 또 몇 가지 천을 내 몸에 가져다 대보고서는 하나를 선택했다. …아무리 봐도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다. 그러더니 다음엔 여러가지 디자인의(물론 내 눈엔 다 똑같아 보였다.) 옷을 가져와 몇 번 입혀보고서는 한가지 디자인을 고르더니, 빠른 속도로 재봉을 하기 시작했다.


 서걱 서걱 서걱 서걱, 얼마간 래리티가 옷을 만드는 준비를 하는걸 구경하던 나는 재봉 가위가 천을 자르는 소리를 배경음 삼아 래리티에게 물어보았다.


"저기, 애플잭은 어디로 간거죠?"


"응? 아하, 애플잭 말이구나… 됐다. 그녀는 지금 트와일라잇과 셀레스티아 공주님께 인사드리러 갔을거야… 여기를 이렇게, 좋아!"


"인사를 드리러요? 그렇지만, 어째서 굳이 어제 가지않고 오늘 간거죠?"


"자아 이렇게… 응, 물론 어제도 갔다왔지. 어제는 개인적인, 그리고 오늘은 공식적인 만남이란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한 번 만나서 인사를 했으면 그게 전부 아닌가? 가위질을 끝낸 래리티는 나를 바라보더니 피식 웃고는 말했다.


"후후,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이네. 음…, 뭐라고 할까, 그렇지. 높은 지위의 포니들은 형식과 전통을 중요시 여긴단다."


 투타타타타, 규칙적으로 서걱거리던 재봉 가위 소리는 이내 재봉틀의 소음으로 바뀌었다. 다시 재단에 신경을 쏟는 래리티를 바라보며 나는 또다시 생각에 잠겨야했다. 인사를 하는것과, 형식이며 전통 따위가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가질 않는다.


"어머, 미안해라. 내가 너무 설명을 대충했구나? 그러니까, 셀레스티아 공주님은 이곳 이퀘스트리아를 다스리는 분이시고, 트와일라잇도 지금은 공주의 신분이잖니. 그렇지만 우리는 단지 평범한 포니일 뿐이고. 그러니 우리는, 우리보다 높은 지위의 포니에게 예의를 갖추어야 하는거야. 비록 우리가 친구라 하더라도, 공식적으로는 우리들은 그녀들의 신민이니까."


"…무지 어렵네요."


 나의 한마디에 그녀는 또 다시 살풋 웃었다. 


"다 그런거란다."


 그녀는 이 한마디를 끝으로 다시 옷을 만드는데 집중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할 일 없이 앉아 래리티가 작은 웃음을 띄고 재봉 도구를 놀리는 것을 보고 있자니, 이내 또 다른 궁금증이 생겨났다. 그녀는 이제 더이상 슬프지 않은걸까. 어떻게 웃으며 일 할 수 있는걸까. 그렇지만 물어보기에는 실례되는 질문이 아닐까….



"래리티, 저기… 어떻게, 어떻게 그녀가 죽었는데도, 웃으면서 일 할 수 있죠? 더 이상 슬프지 않은건가요?"



 가까스로 용기내어 그렇게 묻자 그녀가 마법으로 공중에 띄워 올린 옷감들이 한번 움찔했고, 잠시 후 차분히 그녀의 작업대 위에 놓이었다. 역시 잘못 물어본걸까. 그녀는 뒤로 돌았고, 내게 다가와 한 다리로 내 목을 감싸안았다. 그녀는 나보다 큰 포니였으므로 내 얼굴은 그녀의 가슴에 묻히게 되었다.


"…꼬마 아가씨, 생각이 많아졌구나."


 래리티는 말을 멈추고, 그렇게 잠시 나를 껴안고 있었다. 잠깐의 시간이 지나서야 그녀는 다시 말을 꺼냈다.


"그래. 왜 슬프지 않겠니. 그렇지만, 스쿠틀루. 이건, 내 자신의 슬픔보다 중요한 일이란다."


 그녀는 목소리를 억누른 채, 나를 여전히 놓아주지 않고 조용히 말을 이어나갔다.


"나는, 사랑하는 친구 레인보우 대쉬를 잃었지. 그녀와의 기억을 놓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내려 놓아야 해… 소중하기 때문에… 그래야 그녀를 떠나보낼 수 있는 거야… 그래, 떠나보내야 해…."


 이미 그녀는 나에게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녀가 말을 이어감에 따라 목소리는 점점 줄어들었고, 점점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어린아이 같아졌다. 래리티는 감정을 추스르는 듯 여기서 다시 말을 끊었다.


"…그게 이유란다. 더 이상 슬프지 않은게 아니야. 내가 그녀를 놓아야 하기 때문에… 그러기 위해서는, 더 이상 슬퍼해서는 안되니까."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을까. 원래의 목소리로 돌아온 그녀는 마침내 나를 놓아주었고, 내가 그런 그녀의 표정을 살필 틈도 없이 그녀는 등을 돌려 옷을 마저 짓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그녀의 뒷모습만 보더라도, 그녀에게 돌던 활기가 빠져나갔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잠시 뒤, 그녀는 한숨과 함께 딱 한 마디를 덧붙였다.


"다, 그런거란다."






    At that time, - Rarity.



"래리티, 저기… 어떻게, 어떻게 그녀가 죽었는데도, 웃으면서 일 할 수 있죠? 더 이상 슬프지 않은건가요?"


 그 순간 래리티는 화가났다. 감히 어떻게 그런말을 할 수 있는가. 더 이상 슬프지 않냐니? 그렇지만 그녀의 화는 오래가지 않았고 곧 그녀는 이성을 되찾을 수 있었다다. 상대는 아무것도 모르는, 단지 어린 포니일 뿐이니까. 그녀의 눈에는 내가 그렇게 비칠 수 도 있겠지.


 '슬프지 않을리가 없지.' 그녀는 그렇게 웅얼거리며 그녀가 사용하고있던 마법을 조심스레 해제했다. '슬프지 않을리가….' 그녀는 한번 더 웅얼거렸다. 그걸 방아쇠로 무언가가 그녀의 가슴 속에서부터 목구멍까지 참고있었던 감정을 다시 바깥으로 꺼내려는 듯 강하게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어젯 밤, 이제는 더 이상 슬퍼하지 않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레인보우 대쉬는 우리의 곁을 떠나야 하며, 그것을 슬퍼하는 것이 그녀의 날갯짓을, 비록 죽음으로의 날갯짓이라고는 하나, 그녀의 비상飛上을 막는 행위이기 때문에.


 그녀는 항상 무언가를 위해 도약했다. 때로는 포니 빌의 날씨를 위해, 때로는 어느 생명을 구하기 위해, 때로는 그녀의 꿈을 이루기위해…. 그녀의 날갯죽지엔, 그것이 가볍고 무겁고를 떠나 날갯짓을 방해하는 짐들이 함께해야만 했다.


 레인보우 대쉬, 그녀의 죽음은, 그녀의 최후에 찾아온 최후의 도약이고, 그리고 최후의 비행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이번 한 번 만큼은, 마지막 순간의 도약만큼은 그녀의 날개에 아무런 짐도 달지 않고서, 그저 비행만을 위한 비행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것이 래리티가 가진 생각이었고, 어젯 밤 마음속에 다진 결심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또 다시 그녀의 죽음이 슬퍼지려 한다. 그녀의 날개에, 나의 감정을 실으려 한다. 만약 내가 그녀였다면, 이것은 여태껏 져왔던 그 어떤 짐보다 무거운 짐이 되리라. 참아야 한다. 항상 누군가를 위해 날아오른 레인보우 대쉬가, 이번만큼은 무엇도 위하지 않은 채 자유로이 날 수 있도록.


"…꼬마 아가씨, 생각이 많아졌구나."


 래리티는 금방이라도 주저앉아 울고싶었다. 무너질것만 같았다. 그렇지만 그럴 수 없기에, 누군가 자신을 지탱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스쿠틀루를 껴안았다. 그녀는 스스로를 한심하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감정 하나 다루지 못해서 어린 포니에게 매달리는 꼴이라니.


"그래. 왜 슬프지 않겠니. 그렇지만, 스쿠틀루. 이건, 내 자신의 슬픔보다 중요한 일이란다."


"나는, 사랑하는 친구 레인보우 대쉬를 잃었지. 그녀와의 기억을 놓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내려 놓아야 해… 소중하기 때문에… 그래야 그녀를 떠나보낼 수 있는 거야… 그래, 떠나보내야 해…."


 그녀는 그렇게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그래. 슬퍼해서는 안 돼. 더 이상, 그녀의 날개에 짐을 달 수 는 없으니까. 그러니까, 슬퍼해서는 안 돼, 그래서는 안 되는거야…. 래리티는 금방이라도 목구멍을 박차고 튀어나올 것 같은 울음을 어르고 달랬다. 그 상태로 얼마나 시간이 지난걸까. 마침내 그녀의 감정이 그나마 안정되는 것을 느꼈다. 비록 아직은 건드리면 터질 것 같지만.


"…그게 이유란다. 더 이상 슬프지 않은게 아니야. 내가 그녀를 놓아야 하기 때문에… 그러기 위해서는, 더 이상 슬퍼해서는 안되니까."


 그녀는 자신의 표정이 보이지 않게, 스쿠틀루를 놓고 재빨리 뒤로 돌아 작업에 매진하려 했다. 그것은 그녀 스스로를 기만하는 것이었다. 슬픔을 마주하고서는 버틸 수 없기에, 사실은 자신이 슬프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은 슬프지 않다고 스스로를 속이는 것. 그녀도 자신이 그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잠시 뒤, 그녀는 한숨과 함께 딱 한 마디를 덧붙였다.


"다, 그런거란다."


'다, 그런거란다. 래리티.'




-------------------------------------


좋은 오후입니다, 포니빌 여러분.

오래기다리셨습니다, 이 글을 기다려준 당신. 

다시뵙겠습니다, 어디선가 이 글을 읽은 당신.

처음뵙겠습니다, 이 글을 처음 읽는 당신.


이 소설은 이번에도 새벽에 쓰여졌기에, 타자의 정신이 제정신이 아닙니다 지금. 게다가 덕분에 오늘 아침 수업도 못가쓰요. 젠장.


아아, 그런데 한눈에 봐도, 정말이지 굉장히 졸작이네요. 제가 하고싶은 이야기의 반도 표현을 못하고있으니 원. 글을 왜 쓰는지.


각설하고, 이번에는 래리티의 시점이었습니다.


래리티는 글쎄요, 우선 아름답고. 여성스러우면서도, 어딘가 굳건한 심지를 가진 캐릭터이지요. 때문에 제가 사랑


흠, 흠. 때문에 래리티라면, 죽음을 이렇게 받아들였을 것 같았습니다. 


슬프지만, 어찌되었든 떠나보내야 하기때문에, 차라리 슬퍼하지 말자고 다짐하는 것.


그렇지만 그녀의 마음은 그렇게 다짐하기엔 너무 여리네요.


이번에도 별로 재미없고 임팩트도 없는 소설이었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화

2화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