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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했던 기억
게시물ID : freeboard_4352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주마등
추천 : 0
조회수 : 15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0/06/15 10:06:44
그녀는 술을 많이 마시면 아침에 항상 구운 빵과 오렌지 주스로 해장을 했었습니다.
그 날도 전 일찍 일어나서 그녀가 깨지않게 조심히 아침상을 차렸죠.

"우으응~. 야, 너 어딨어?"
"거실에 있어요. 아침 차려놨는데."
"지금 몇 시야? 아 .. 머리 아퍼. 내가 또 술을 마시면 사람이 아니다. 으응.."

술 많이 마신 다음 날 아침은 항상 이렇습니다.
침대에서 식탁까지 오는데 한참 걸립니다.

남자 와이셔츠에 사각팬티 차림입니다.
언젠가 나한테 '넌 여자가 어떻게 입을 때가 제일 섹시해보이냐' 라고 묻길래 
너무 솔직하게 말해버렸다가 변태 취급을 당했지만 그 뒤로 제가 올 때면 저렇게 입어줍니다.
처음엔 이번에도 날 놀리는구나 라고 생각했지만 옷장에 몇벌 사놓은걸 보니 그건 아닌가 봅니다.

식탁에 나란히 앉아서 구운 빵과 오렌지 주스로 해장을 합니다.

먹는 내내 맛이 없다고 투덜거립니다.
토스트 머신을 욕하라고 말해본 적이 있지만 그 날 하루종일 시달렸기 때문에 미안하다고 합니다.

"다음엔 진짜 맛있게 구워줄께요. 미안해요."

미안하다는 소릴 들어야 그나마 조용해집니다.
사과 받는걸 좋아하는 그녀 때문에 평생 할 사과를 몇달 동안에 다 해버린거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처음 만났을 때도 전 사과를 하고 있었네요.
그녀의 비싼 구두를 밟아서 였던 것 같습니다.

머리를 싸매고 빵을 먹던 그녀가 재채기를 크게 합니다.
그리고 식탁 한가운데 떨어져 있는 밥알 하나.

어제 술을 많이 마시고 몇번 구토를 하더니 밥알이 콧구멍에라도 끼어있었나 봅니다.

번개같은 속도로 밥알을 훔치는 그녀.
고개를 숙이고 웃음을 참고 있는 내 정수리에 그녀의 눈빛이 느껴집니다.
여기서 한마디라도 잘못하면 전 오늘 하루종일 들볶여야 합니다.

"너 지금 웃고 있지?"
.......
"웃어?"
.......
"나가!"

쾅!

웃음을 참느라 아무 말도 못한 나 때문에 그녀는 결국 폭발하고 맙니다.
문을 잠가버리고는 안에서 짜증을 내고 있습니다.
참았어야 했는데 웃음이 터져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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