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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보육 9월 중단? 박근혜는 부모가 우습나
게시물ID : sisa_4352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百年戰爭
추천 : 15
조회수 : 1203회
댓글수 : 45개
등록시간 : 2013/09/03 16:36:03
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901542

[분석] 공약할 땐 언제고... 80% 재정 부담하는 서울시에 책임 전가

"왜 아이들을 또 볼모로 삼느냐?"

또다시 들려오는 무상보육 중단 소식에 부모들은 갑갑할 뿐이다. 부모의 소득에 관계없이 영유아 자녀라면 누구나 보살핌을 받을 권리를 인정한 지 6개월도 안 돼서다. 벌써 돈이 바닥났다며 지자체들은 무상보육 중단을 선언하기 일보직전이다. 서울시는 당장 정부의 추가 지원 없이는 9월부터 무상보육을 이어갈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정부,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직접 찾아가 호소하고 있다.

무상보육 재정에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는 현실이 답답할 따름이다. 부모들은 선거용 공약에 또 속은 것이냐는 분위기다. 무상보육은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때부터 주요 공약으로 나왔다. 여당은 젊은 부모들의 이해를 반영한 무상보육을 야당의 무상급식에 맞대응해 내놓았다. 무상보육은 지난 대선에서도 가장 강조된 국가 정책이었다. 심지어 올해 박근혜 대통령이 발의한 제1호 법안이 무상보육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부와 새누리당은 서울시의 공개적인 행동을 정치적인 행보로만 곡해하며 박원순 시장 견제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 무상보육 문제의 중요한 본질은, 여당이 지자체와 합의 없이 선거용으로만 활용했을 뿐, 정작 중요한 재정 문제에는 뒷짐지며 지자체에 그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무상보육은 박원순 시장 재선용?

"무상보육을 계속 할 수 있도록 영유아보육법을 통과시켜주십시오. 하늘이 두쪽나도 통과돼야 합니다."

지난 몇 주 동안, 버스 방송 광고나 현수막에 위와 같은 내용의 광고가 내걸렸다. 서울시가 지난 8월 16일부터 시내버스 350개 노선은 물론 서울시 홈페이지 게시판, 지하철 1~4호선, 지하철 출입구, 옥외전광판 및 유관기관 현수막 등을 통해 정부와 국회의 책임 있는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반응은 뜻밖이었다. 박원순 시장의 무상보육 광고를 사전선거운동으로 선관위에 고발하는가 하면, 서울시의회의 사전 심의를 거치지 않은 조례 위반 행위로 호도하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2일 브리핑을 열고 "서울시선관위 전원위원회의에서 무상보육 광고는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박원순 시장과의 면담을 거부하고, 오히려 누구 책임인지 시시비비를 가리는 토론을 제안했다. 서울시는 무상보육 재정 문제를 풀자는 것이지 정쟁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며 거부했다.

과연 정부 여당의 논리대로 박원순 시장이 재선용으로 무상보육을 이용하고 있는가?

결론은 아니다. 한두 번도 아니고 무상보육은 재정 문제로 몇 번의 파행을 거듭해온 사안이다. 길게는 지난해부터다. 무상보육 재정을 둘러싸고 지자체와 정부가 끝모를 대립을 이어가던 중 급기야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가 사실상 무상보육 폐기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 안은 부모와 정치권의 반발로 철회되었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 후보들 모두가 무상보육을 약속하면서 재정문제는 새 정부의 몫으로 넘겨졌다. 그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중앙정부가 지자체의 재정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영유아사업 국비 비율을 지방 50%→70%, 서울 20%→40%로 확대하는 개정안을 마련했다.  

가까이는 지난 6월 국회 개원을 앞두고 보건복지부와 서울시가 서로 다른 입장으로 설전을 주고받았다. 무상보육 재정 중단위기와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서울시의 예산편성을 먼저 문제 삼았다. 올해 영유아 무상보육이 전면화 되었음에도 서울시가 보육료지원과 양육수당 예산을 작년과 동일하게 편성해 무상보육을 가로막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서울시의 입장은 달랐다. 지난해 9월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의 무상보육 추가부담이 없도록 한 약속에 따른 조치라며 반박했다. 또 서울시의 재정 부담은 타 지자체에 비해 크다. 무상보육에 드는 총 재정 1조 656억 원 중 7583억 원이 서울시의 몫으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서울시 보육예산과 비교해 3711억 원이 늘어난 비용으로, 국비 증가액 1471억원보다 2.5배 이상이다(서울시, "무상보육 관련 서울시 설명자료", 2013.5.23).

결 국, 정부와 여당은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공동책임을 강조하며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거부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무상보육 재정 80%를 감당하기 어려운데다, 부동산 여파로 세수마저 줄어 중앙정부의 부담을 높여달라고 '읍소'하는 형국이다.

무상보육 9월 중단? 대통령이 나서라

이 갈등을 조금이라도 해갈해 줄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은 정부와 여당의 반대로 8개월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표류 중이다. 사실상 지자체가 국회에 걸었던 일말의 기대마저 사라져버린 상태다. 게다가 무상보육 재정이 바닥난 상황에서 박원순 서울 시장이 직접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것이지, 새누리당의 말대로 색안경만 끼고 볼 일은 아니다.

무상보육 재정 부담은 서울시만의 고민이 아니다. 4월 중순 현재까지 보육료지원과 양육수당을 전액 편성한 지자체는 전국 229개 시군구 중 10%에 불과하다(보건복지부, "2013년도 영유아보육료 및 양육수당 지방비 편성 현황", 2012.5.22). 지자체의 의지만으로 무상보육 재정을 마련하는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말대로 지방정부의 불필요한 낭비만 줄이면 되는 문제도 아니다(<연합뉴스> "기재부, 지자체에 보육료 추가 지원 어렵다"). 중앙정부의 세출과 비교해 지자체의 SOC(지역 개발 등)나 축제 등 문화분야 지출이 높은 건 맞다. 그러나 영유아보육 등과 같이 지자체의 매칭부담이 최근 가파르게 증가한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계산해보면 사회복지비 시도별 비중은 전국 평균 20.5%로 높다. 광역 지자체의 사회복지비 부담은 25.2%이며, 전국 자치구 부담은 평균 44%로 실제 집행이 어려워지고 있다.(정창수, "무상보육예산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박원석 의원실 긴급토론회, 2012.7.11)

안정적으로 무상보육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재정 여력이 천차만별인 지자체의 입장을 고려해 국고 부담을 높이는 수밖에 답이 없다. 선거 국면에서 무상보육을 급작스럽게 약속한 여당의 최초 과오는 덮어두더라도, 올해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무상보육은 전 계층과 영유아 전 연령으로 전면화 되었다. 이제는 정부와 여당이 서울시만 걸고넘어져 책임공방을 할 것이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국민에게 답을 줘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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