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조별과제 글쓴이가 그렇듯이 저도 조과제를 하면

독박을 주로 쓰는 타입이었고.. 2학년 쯤 들어서는 오히려 이게 더 편하다고 생각할 때였어요 ㅋㅋ

솔직히 회의하면 이유도 없이 딴지나 걸지 ~ 자료 부탁하면 거의 중복 복붙자료.
ㅋㅋㅋㅋ 그래서 조과제는  쌍욕과 빡침과 피로했던 것 밖에 안 떠오르는데

그 중에서 제 기억에 남은 걸 써볼게요 ㅋㅋㅋ 

 

 

 

때는 여름이었고, 교수님께서 여름을 표현할 수 있는 사진들을 찍어오라는 조과제를 내주셨었어요

 그 때에 저는 막 제대한 순진무구한 소의 눈망울을 가진 복학생이었고, 부질없는 설렘을 안고,

1학년 여자애들에게 먼저 다가가 조를 짜고  앞으로 어떤 사진을 찍을지 회의를 한 후에  나름 리더쉽있게 각자 나가서 사진을 찍자고 했었는데

그 중 가부키 원숭이 같은 냔이

 

 "음.. 오빠 자외선이 너무 강하니까 이런건 남자들만 나가면 안돼 ?"

 

순간 벙 쪄서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내 피부는 우레탄인 줄 아나 이 냔이... 하... ㅈ됐다...신이시여... 왜 저를 안 말리셨나요.. '  

 

 

 교양과목 때의 이야기에요 ㅋㅋ ㅋㅋ

조편성이 되고... 복학생인 저는 어김없이 조장이 되어 의미없는 역할배분을 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저도 다른 조과제도 있는지라 발표는 부담스러워서  PPT를 할테니 발표자는 너희 중에서 정하자고 했었죠. 

참고로 다들 똑같을진 모르지만 전 PPT 만들면.. 어차피 다른 협조를 기대 안하기 때문에 대본도 다 만들어 줬었거든요.

그래서 순탄하게 역할 나누고 끝내려는데,

 어떤 1학년이  "오빠 저 PPT 자격증 있어요. 발표는 진짜 못해. PPT는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자료 보내주세요"

이 때까지만해도  제 조과제 인생에도 빛이 보이나 싶어서 '뭐래 ㅋ 나도 자격증따위는 있어' 라는 말은 아꼈었어요 ㅋㅋㅋㅋ

 

 그래서 이 후로 자료를 보내주는데...... 정말 끔찍했어요 하....

나름 저도 PT를 자주 만드니까 잘 정리해서 주었는데, 자꾸 자료가 마음에 안 든다고 어떻게 PPT를 만들어야 하는지 묻는거에요 ㅡㅡ

 그렇다고 그럼 어떤 자료를 보내줄까 물어보면, 모르겠다고 찡찡대고, 손수 목차를 짜서주면 

 

 "그 다음엔 어떻게?"

 

ㅇ노라ㅗㄴ아ㅁㄴ오맆젇렢ㅈ더넝ㄹ무   정말 다시 생각해도 빡쳐요 ㅋㅋㅋㅋ 

참다못해서 발표 일주일 전에  도저히 이 냔을 정치인의 공약만큼이나 믿을 수 없었기 때문에 제가 따로 PPT를 만들었고

거의 발표날이 다 되어서야 말해줬어요.

 

"갑자기 말해서 미안한데, 너가 좀 힘들어보여서 나도 대충  PPT 만들어 봤는데, 보고 괜찮으면 참고해서 추가하자 "

 

" 아 뭐야. 기껏 만들어놨더니. 어디 한 번 봐봐 ㅡㅡ "  

 

 제 PT를 먼저 본 자신만만하던 냔은 말이 없었고.... 그냥  오빠 PT를 쓰자며 기어이 자기 PT는 보여주지 않더라구요 ㅋ

계속 보여달라고 해도, 그냥 오빠 껄 쓰는게 좋을 거 같다고 둘러대기나 하고 ㅋㅋㅋㅋ

 

그렇게 제가 발표도 PPT도 하게 된 해피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