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사들이 애플의 신형 스마트폰인 ‘아이폰4’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휴대전화 분실보험 가입자들이 KT가 7월 공급하는 아이폰4를 얻기 위해 거짓 분실 신고를 할 가능성이 짙어졌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올해 2월 아이폰 구매자를 대상으로 ‘쇼폰케어’ 보험 가입을 받았다. 쇼폰케어는 단말기 분실 및 파손에 대비한 보험이다. 월 2500원 안팎의 보험료를 내면 단말기를 분실했을 때 최대 70만원까지 지원(실제로는 현물 보상)해준다.
KT가 쇼폰케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단말기를 잃어버릴 경우 동종·동급 단말기 외에 ‘다른 제품(상급 제품 포함)’을 구입하더라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게 화근이 됐다.
이러다 보니 자연스레 아이폰4도 보상 대상에 포함된 것이다.
아이폰4가 보상 대상에 포함될 수 있음을 뒤늦게 알아차린 KT는 보험사와 협의를 거쳐 4월부터 분실 보험 적용 대상을 ‘동종·동급 제품’으로 한정했다. 구형 아이폰을 분실하면 같은 기종으로만 보상케 한 것이다.
그러나 3월 말까지 쇼폰케어에 가입한 15만여명의 소비자들은 이 같은 제한을 받지 않는다. 신형 아이폰4를 보상받기 위해 구형 아이폰 단말기를 분실했다고 신고하면 보상을 거부할 방법이 없는 셈이다. 고의로 휴대전화를 잃어버린 뒤 보상을 신청하면 보험 사기로 처벌받을 수 있다. 그러나 고의성 여부를 판별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쇼폰케어 보험 운용은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몇몇 보험사에 분산돼 있다. 이 때문에 약관을 악용한 보험사기가 발생하더라도 개별 보험사가 입을 손해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허위 분실신고를 해도 확인할 방법이 없어 보상을 해주게 될 것”이라며 “소비자들의 양심을 믿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