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오베원본글: http://todayhumor.co.kr/board/view.php?kind=&ask_time=&search_table_name=&table=bestofbest&no=65334&page=1&keyfield=&keyword=&mn=&nk=&ouscrap_keyword=&ouscrap_no=&s_no=65334&member_kind=
오늘 네시에 아파트 단지 광장에서 일대일로 만나기로 했었어요
약속은 각자 친구 안데려오는걸로 정했었지만
그래도 아이 실체를 알게되고 나니 걱정이 되더라구요
그래서 남자인 친구 한명에게 급하게 연락을 해서 만났어요
이 친구가 저랑도 친구고 제 전남자친구와도 친구인지라 말하기가 편하겠다 싶었거든요
그리고 나와서 둘이 광장 가는 길에 제가 어제 있었던 일 다 설명해줬구요
듣고 나서는 이게 자기가 아는 친구 얘기가 맞냐고 몇번을 다시 묻더군요
그러면서 차라리 잘된 일이라고 그런 쓰레기일줄은 상상도 못했다고도 했어요
아무튼 네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네시 이십분이 되도록 안오는거에요
그래서 전화를 걸었더니 정말 뻔뻔하게 피시방이라더라구요
딱 그때 든 생각이 아 내가 괜히 나온건가 싶었는데
그래도 일분이라도 빨리 이 아이한테 사과를 받고싶었거든요
그래서 피시방 시간이 언제 끝나냐고 물었더니 곧 끝난다면서
피시방 앞으로 와있어주면 안되냐고 말을 꺼내길래 그냥 알았다고 했어요
정말 화나고 어이 없었지만 열 내봤자 제 손해일게 뻔해서 피시방으로 향했습니다
피시방 앞으로가서 전화를 하니 안으로 들어와달라더군요
얼른 나오라고 짜증을 냈더니 밖에 춥기도 하니까 그냥 안에서 얘기하자고 하더라구요
진짜 한번만 더 속는셈치고 들어가자 해서 들어갔는데 역시나
혼자 있지 않고 옆에 낯이 익은 친구들이 세네명 일렬로 앉아있더라구요
한명은 대놓고 제가 쓴 판을 읽고 있었구요
전남자친구도 제가 혼자 올 줄 알았는데 친구를 데려오니 조금 당황한 눈치였는데
그것도 잠깐이고 아주 대충대충 야 미안 미안 이라고 비아냥 거리는 듯 얘기하면서
네이트 판 홈페이지를 켜고 로그인 창을 켜더라구요
로그인해서 빨리 판을 지워달라고 하는 행동으로밖에 안보였어요
옆에 있던 제 친구가 화가 나서 사과는 제대로 해야할거 아니냐고 성질을 냈는데
순간 피시방에 있는 사람들의 눈초리가 느껴졌어요..
그래놓고 자기도 그 시선을 느꼈는지 쪽팔린건지 밖에 나가서 얘기 하자고 하더라구요
우선 길으로 데리고 나왔는데 혼자 있으니 우물쭈물 바보처럼 가만히 있길래
내가 너 이런모습 보려고 여기까지 온거냐고 한마디 했더니
눈을 보더니 아무 표정없이 '미안' 한마디 하더라구요
미안해도 아니고 대충 미안 이라고 말 툭 던지는 모습에 진짜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완전히 엎드려 절 받는 기분에 더 불쾌해지고 정이 다 떨어진 기분이였어요
옆에서 보던 친구가 화가 나서 욕을 막 하길래 눈치를 줬어요 둘이 알아서 해결해보겠다고
친구는 전남자친구가 해코지를 할까봐 데려온거였지, 제 마음 대변해달라고 데려온게 아니였으니까요
그리고도 정말 아무 말이 없는거에요 마인드가 진짜 썩은애마냥..
그래서 너 댓글에 욕먹는거 봤냐고 말을 하고 있는데 제가 하던 말을 막더니
짜임새 없이 말을 하는데 대충 내 이름까지 오르내리고 있더라고 기분 나쁘다는 내용이었어요
정말 한심하고 기가 찼습니다
이런 애한텐 사과 받기보다 정신머리를 고쳐놓는게 차라리 나을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너 지금 니가 잘한 일이 뭐냐 있냐고 욕 먹고도 반성을 못했냐고
니가 반성하는건 애초에 바라지도 않았지만 조금 뭔가 달라진게 보여야 될거 아니냐고
핀잔 아닌 핀잔을 주었더니 정말 표정 변화 하나 없이 당당하게
내 맘 가는대로 하겠다는게 뭐 어쩌라는거야 신발 이라는겁니다
그 말을 듣자마자 바로 뺨을 때려버렸습니다
남자 뺨 때려본적도 처음이었고 그만큼 화나본적도 처음이였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저도 화가 나서 무의식에 그냥 손이 먼저 간 것 같아요
뺨 맞고서 눈을 똑바로 들고 쳐다보길래 니가 정말 미친것 같다고 해줬습니다
나도 내 마음 가는대로 너 때린거라고 했더니 '아, 아오..' 이런 소리만 내더군요
옆에서 제 친구가 넌 맞아도 싸다며 남자가 지금 이러고 있는 상황 자체가 쪽팔린거라고
지금 당장은 별일 아닌것 같을지 몰라도 나중에 되면 후회할거라고 쪼아댔어요
욕 먹으면서 계속 고개 숙이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또 안쓰러워 보이기도 했지만
마음 굳게 먹어야 한다고 혼자 속으로 다짐했습니다
진심으로 미안해서 받는 사과는 후회하기 전까지 못 받을 것 같아서 그냥
수건년 너덜너덜해질 때 까지 둘이 잘 놀다가 뼈빠지게 나중에 후회나 하라고 했습니다
결국 끝까지 미안하다고 정식적으로 말은 안하더라구요
그래도 애가 평소답지 않게 많이 찌질해진 모습을 보니 통쾌하긴 했습니다
왜 사과를 못받고 왔냐 바보냐 하시는 분들 꽤 많을 것 같아서 말 덧붙힐게요
지금 전남자친구한텐 미안한 마음이 눈곱만큼도 없어요
미안하다고 해봤자 진심이 담긴 사과도 아니길래 받고 싶지도 않았구요
지금 손이 꽤나 얼얼할 정도로 뺨을 때린 정도로 충분히 만족해요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말이 앞뒤도 안맞고 이해도 잘 안가시겠지만.. 읽느라 수고 하셨어요
댓글 정말 하나 하나 읽어보구 있어요
처음엔 글쓴이가 바보라며 욕 많이 먹길래 괜히 판 올렸나 싶었는데
댓글 하나 하나 읽어보니까 정말 감동적이고 훈훈한 댓글이 많더라구요
위로, 조언 정말 많이 도움 되구요
도와준다고 해주신 분들 마음은 정말 고맙게 받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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