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 날씨가 무척이나 더운데 다들 건강 조심하세요.
글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천천히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28살 남자입니다. 헤어진 지 5일 정도 되었는데 아직도 머리가 멍하고 가슴이 답답하기만 하다 보니 이렇게 글을 써 봅니다.
저한테는 연애는 처음이었습니다.
게임을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 기존의 있는 인원들은 거의가 아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저 역시 친구 하나가 같이하자고 해서 들어가게 된 것이었고요.
친목 위주로 놀다보니 모임도 갖고 몇몇이서 소규모로 만나기도 하곤 했습니다.
친해지다 보니 사람들과 술도 마시게 되었는데, 제 집과 여자친구의 집이 나름 가깝다 보니 정모 이후에 늦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집에 데려다 준 적이 있었습니다.
게임 내에서도 같이 던전을 가거나 하면서 지내다보니 어느새 개인톡도 주고받고 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서로 이야기하는 순간이 너무 좋았었습니다.
사귀자고 한 날은 여자친구가 다른 약속이 취소됐는데 저한테 시간 있냐고 같이 고기에 술이나 먹자고 연락했었습니다.
둘이서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가 저녁 먹고, 집이 저보다는 멀어서, 또 술도 마셨기에 걱정되서 데려다 주려고 했고요.
그런데 제가 가는 거 배웅해준다고, 막차 끊기기 전에 가라고 그러는 겁니다. 알겠노라 했는데 집에 가기 싫고 더 있고 싶은 마음만 무럭무럭 자라더군요.
역에 같이 앉아 있다가 고백했었습니다. 술김에 한 것도 있지만 말로 어떻게 표현을 하고 싶었었습니다. 가만히 듣던 여자친구는 제 손만 잡고 손바닥에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리더라고요.
그렇게 3달 좀 안되게 사귀었습니다.
여자친구 직장이 먼데 주중에 퇴근길에 만나기도 했고, 주말마다 또 약속잡고 만나러 나가고, 또 같은 게임을 하다 보니 같이 던전도 가고 했지요.
그렇지만 그 외의 제가 여태껏 해보지 못한 것들을 정말 많이 해봤습니다.
연극도 보러가고, 듣지 않는 음악 장르도 들어보고, 카페에서 느긋이 앉아있어 보기도 하고 영화도 보고 심지어 음식점마저도 새로운 곳들을 많이 찾아가봤습니다.
사귀는 동안 하루하루가 무척이나 행복했었습니다.
100일을 얼마 앞두지 않았을 때, 헤어지기 전주에 여자친구가 좀 아팠었습니다. 회식이후 주말을 거의 집에서 보냈으며,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니 또 휴가를 받으신 분이 있어서 업무가 많았다고 하더군요. 게다가 부모님과도 이야기 할 것이 있다고 밤늦게 집에 들어오고, 연락이 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연락을 해도 퇴근 후에 잠깐 정도밖에 안되고 피곤하다고 먼저 잘게 하는 여자친구를 보면서 그래 피곤하니까 그럴 수 있지, 주말 되면 좀 편하게 쉴 수 있게 도와주자 하는 생각만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그 주 수요일에 퇴근 후에 카톡을 하는데 갑자기 할 말이 있다고 하더군요. 할 말이 있다고 토요일에 잠깐 시간이 되냐고.
그 연락을 듣는 순간 평소 눈치 없다고 말한 저였지만, 갑자기 덜컥하더군요.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토요일 잠깐밖에 안되냐고 그랬더니 그럴 것 같다고 하는 대답뿐이었습니다.
잠이 안 오더군요.
자려고 눈감으면 자꾸 아까의 대화만 생각나고 아니겠지라고 생각 하더라도 도저히 진정이 안 되고, 전화라도 해보려고 했지만 이미 자는지 대답이 없더군요. 그래서 다음날 카톡을 했습니다. 토요일 만나는 것과 다르게 오늘 시간 낼 수 있겠냐고,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여자친구 역시 승낙을 했는데 말하는 것부터가 확실히 다르더군요.
그렇게 만났는데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눈도 마주치려 하지 않고 웃지도 않고 그저 무표정으로 조용히 걷기만 하고요. 카페에 들어가서 앉았는데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감도 안잡히고...
그래서 그냥 솔직히 말했습니다. 요즘 고민거리라던가 제가 뭐 실수를 한 것이 있냐라고 물어봤습니다. 카톡을 해도 예전 같지 않다고 그런데 나는 가슴만 아프다고 그렇게 그때의 심정을 이야기 했었지요. 고개를 끄덕이면서 듣던 여자친구가 잠시 생각하더니 입을 열더군요
요즘 직장 외의 공부하는 것 때문에 가족과도 고민이 있고, 공부하게 되면 신경써주는 것이 소홀해질 것 같다는 이야기.
제가 여자친구에게 한 행동 중에 몇몇이 너무 서운했다는 이야기.
연락을 왜 잘 안하냐는 이야기 등등 그동안 생각해온 듯 하나하나 이야기를 해주더군요.
금전적인 부담감 역시도 이야기해줬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난 후 가슴이 먹먹하더군요. 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하고요.
여자친구가 공부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줄 알았는데 가족과 고민이 있었다고 하는 것을 몰랐고, 신경 쓰는 게 소홀해 진다는데 그것은 아직 해보지도 않은 것이다 해보고.
서운하게 한 것에 대해서는 우리가 고민거리나 생각한 것이 있으면 그때그때 말하기로 약속했잖아 하면서 가슴에 담아두지 않고 이야기 하면서 맞춰가자고 했던 이야기도 해보고
연락은 확실히 뜸했지만 이것은 지금이라도 잘 할 수 있다, 관심을 더 가지겠다 라는 이야기 등을 했지만 여자친구는 고개를 흔들더군요. 이유가 하나였다면 다시 생각해봤겠지만 너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서운할 때 마다 말하면 자신이 뭐가 되냐고도 했습니다.
조금만 더 시간을 갖고 생각해보자라고 이야기 했지만 고개를 흔들고는 잠시 말이 없다가 간다고 일어서더군요. 억지로 가지 말라고 손을 잡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저 뒤를 따라 나갔습니다.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라고 이야기해도 요지부동이었습니다. 집 가는 길도 혹시 몰라 데려다 주고 싶었지만 완강하게 거절하더군요.
그래도 발걸음을 돌리지도 못하고 뒤에서 따라갔습니다.
좋지 못한 행동일 겁니다. 그런데 사귄지 얼마 안됐을 때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 뻔 한 적이 있어서 안심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집 앞에 거의 도착해서 돌아보더군요. 빨리 가라고. 부모님댁에서 이야기 할게 있다고 하더군요. 몇 번이고 멈춰섰습니다. 발걸음이 안옮겨지더라고요. 100일 준비하면서 쓴 편지라도 받아줬으면 해서 주려고 가져갔는데 그냥 도로 가져가라고만 했습니다. 그렇게 바라보다가 결국 행복한 추억 만들어줘서 고마웠다 하고 잠시 시간을 갖고 생각을 좀 하고 언제라도 연락해 하면서 뒤돌아섰습니다.
그리고 그날 게임 길드며, 단체톡방이며 전부 나가더군요.
그렇게 5일정도 지났는데 자꾸 그립습니다. 계속 생각만나고 한숨만 나올 때가 많습니다.
같이 생각하고 같이 결정하자하고 얼마 전에 말했었는데, 갑작스럽게 말을 해줘서 당황한 것도 없잖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원망스럽기보다는 그냥 다시 보고 싶은 마음만 들더군요. 생각해보면 자신은 관심 받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해줬었는데....... 제가 부족하게 행동했던 것이 많았었나 봅니다.
요즘은 시간도 더디게 가고 어딘가 텅 빈 것 같습니다.
신경 쓰지 말자 생각하고서는 다른 것을 하려고 해도 잠깐 뿐입니다. 3개월 정도 공유했던 것들이 많다보니 하는 족족 다 여자친구 생각만 납니다.
조금 더 잘해줄걸, 변화하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줄 걸이라는 생각만 듭니다.
그러면서 관심 가져주는 거 좋아했는데, 혹시나 지금도 ‘연락 안한다고 지도 안한다 이거지?’ 하면서 제가 먼저 연락하기를 기다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폰만 들었다가 놨다 하기를 수십번이고요...... 당장이라도 연락하고 싶은 걸 참은 게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지금이라도 만나서 하나씩 바꿔나가 볼 수 없겠냐고 말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게 또 부담감으로 될까봐 용기를 내지도 못하고 있고요. 같이 있을 때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무척이나 행복했었는데 헤어지니 빈자리가 공허하기만 합니다.
1주 혹은 2주의 시간이라도 갖고 연락을 해볼까하지만 연락을 어떻게 더 안 할 수 있어 라고 할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읽지도 않을 수도 있고....... 연락은 받아주더라도 아직도 같은 상황이면 어쩌지 하는 생각도 들고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고민만 늘어가고 있습니다.
무조건 시간이 답일까?
연락은 하지 않고 그냥 포기하는 것이 최선일까?
연락한다고 하면 대체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연락은 받아줄까? 하는 고민만 하게 됩니다.
혹시나 다시 받아줄지도 몰라 하는 생각만들고 고민이 되다보니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가슴이 답답하기만 하네요. 대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쓰다 보니 무척이나 길어졌는데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