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아저씨.
아까 점심 시간에 홀로 떡볶이랑 튀김 시켜서 처묵처묵하다 온 여자예요.
저는 직업이 상담원이예요.
원래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이지만, 요새 들어서 너무 스트레스가 쌓인 상태예요.
우리 회사 바보들은 일하나 제대로 처리할 줄 몰라서
제가 고객들에게 욕을 우라지게 먹고 있어요.
그게 쌓이다 보니 오늘은 눈물도 나고 너무 힘들어서
혼자 바람을 쐬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점심시간에 홀로 지갑을 들고 칠렐레팔렐레 돌아다니다가 매운 떡볶이가 먹고 싶어서 들어갔습니다.
바쁘시더라구요.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데 제껀 아무리 기다려도 안나오더라구요.
바빠서 조금 밀렸으려니 하고 기다리는데
조금 한가해지자 직원 아저씨가 오시더니
주문하셨어요? 라고 물어보시더군요
저 십분전에 주문 했어요 아저씨...
저는요,
서비스직에 있다보니
식당 직원분, 타사 상담원분들 한테는 절대 짜증이나 화를 내면 안된다는 주의예요.
그 빌어먹을 헬지 텔레콤 해지방어팀 나쁜년이 날 가지고 놀았어도
다른 상담원들과 통화할때 절대 화 안내고 바쁘신데 미안하다 처리 좀 해달라 자꾸 전화드려 죄송하다 굽신 거렸던 저예요.
이 바닥 더러운거 아니까요.힘들잖아요.
하지만 아까는
배도 고프고 짜증나고...
했던말 또 하고 또 하고 하는 직업이다 보니 왜 아까 말했는데 또 물어보는가.
그리고 내 왜 내 주문은 들어가지 않았는가.
이러 이러한 마음으로 인해
저도 모르게 얼굴을 좀 찌푸리고 아까 주문 했는데요.라고 쌀쌀 맞게 말해버렸네요.
아예 포스에 입력도 안되어 있던지 메뉴 다시 한번 말씀해달라고 하시구요.
그래서 제가 또 빈정상한 말투로 말했어요.
아저씬 까먹었을수도 있겠지만 먹으면서 괜시리 미안하더라구요.
회사에서 뺨맞고 떡볶이 집 가서 눈흘긴 격인거 같아서요.
아저씨도 빈정 상했죠? 죄송합니다.
계산할 때 미안하다고 말씀 드리고 싶었는데 설거지 중이시더라구요.
오유를 하시는지 안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괜히 기분 상하신거 아닌지 아직도 마음이 쓰이네요.
하아 우울하다...
다 망해버렸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