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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살 성추행범 인실좆했어요ㅋㅋ
게시물ID : humorbest_4359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거봉이와거지
추천 : 154
조회수 : 13850회
댓글수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2/01 21:40:41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2/01 16:49:40
저는 김해와 부산을 오가는 21살 여대생입니다. 남친이 있음으로 음슴체는 안 씀.ㅋ
1월의 마지막날 집에 가는 경전철을 탔는데 왠 남자가 제 옆에 앉더라구요. 
그 분 얼굴은 안보이고 고개를 숙인채로 주변을 슬쩍 봤는데 자리가 많이 비어있었어요. 굳이 제 옆에 앉아서 좀 신경쓰였지만 살면서 성추행 비슷한 건 한번도 당해본 적 없었기에 신경끄고 잠을 청하려고 했습니다. 근데 제 허벅지로 슬금슬금 손이 기어들어왔습니다. 
정확한 증거를 잡기 위해 계속 자는 척 하는데 몇 정거장 지날 때 쯤 완전 노골적으로 허벅지를 쓰다듬더라구요. 경전철은 이미 종점을 향하고 있었고 저는 제 허벅지에 있는 그분의 손목을 덥썩 잡으며 “지금 뭐하시는 거에요?”하고 물었습니다. 
그 때 처음 그 분을 봤는데 나이 지긋하신 할아버지였어요. 게다가 엄청 티나게 만지고 있었는데 맞은편에 앉은 사람들 중 그 누구도 저를 보호해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전 이런 모든 상황이 너무 화가나서 벌떡 일어나 뭐하는거냐고 소리를 질렀고 그 할아버지는 웃으며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누가 보면 그냥 발이라도 밟은 것 처럼요. 
마침 종점 바로 전 역에 도착하길래 그 분을 끌고 내렸습니다. 사람은 거의 없고 그 할아버지는 도망가려고 하시더군요. 전 그 할아버지 팔을 붙잡고 역 안에 울려퍼지게 소리를 지르며 역무원을 찾았습니다. 

잠시 뒤 그 할아버지는 역무원에게 이끌려 사무실에 앉아계시고 전 경찰을 기다리며 밖에서 화를 삭히고 있었죠. 할아버지가 입에 거품을 물며 미안하다고 사과하셨습니다. 나이도 많으신 분 한테 이러는게 저도 찝찝하고 마음이 약해져서 근처에서 일하고 있던 남자친구를 불렀습니다. 혼자 있으면 결국 처벌 못하고 보내드리게 될까봐요. 
그러던 중 경찰이 도착해 같이 경찰서로 갔습니다. 경찰서에서도 그 할아버지는 계속 저한테 용서를 빌었습니다. 하는 말이 참..... 
옆에 앉아서 자는데 사랑스러워서 그랬다”부터 시작해서 “형편없이 생겼으면 니 옆에 앉지도 않았다”고 호통을 치기도 하셨어요. 심지어는 “어제 꿈자리가 안좋더라니...”하고 혼잣말도 하시더라구요. 이쯤되니 정말 용서할 마음이 싹 사라졌습니다. 

결국 경찰분들에게 처벌하고 싶다고 말했고 조서를 작성하기 시작했죠. 그러던 중 그분이 95살이라는 걸 알게 됐고 경찰 분들도 다들 놀라시더라구요ㅋㅋ
뒤늦게서야 분노의 핸들링을 시전하며 등장한 남친은 한 대 때려줄려고 왔는데 생각보다 너무 늙어서 때릴수도 없겠다며 멘붕상태였고... 계속 저보고 괜찮냐고만 하고 있었죠...

저는 너무 괜찮게 씩씩하게 조서를 작성하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인 오늘 아침 형사계로 넘어갔다는 문자를 받았구요. 사실 지금 생각하면 나이 드신 분한테 엄격하게 하는 거 죄송하기도 하지만 저 잘한 거 맞겠죠????



엄마가 저보고 여자애가 그러고 다니는게 좋냐고 혼내셔서 기분이 안좋아요ㅠㅠ 저 무지 씩씩하고 용감하게 해결하고 왔는데 칭찬 좀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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