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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레고를 전부 줄수밖에 없던 조카.ssul
게시물ID : toy_436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gong
추천 : 22
조회수 : 2554회
댓글수 : 63개
등록시간 : 2014/09/08 14:52:20

 
어렸을때 "달란트시장"걸 경험해보셨나요?
기독교에서 주로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행사인데 착한일을 하거나 예배를 잘나오면

"달란트"라는 단위의 종이를줘요
이걸 차곡차곡 모으면
월말마다 항상 달란트 시장을 열어서

떡볶이는 1달란트
레고는 15달란트
자전거는 20달란트 등등

아이들만 구입할수있도록하는 행사에요
저는 13달란트 정도있었는데
레고가 너무너무 갖고싶었는데
2달란트가 모잘랐기에 앞에서 서성이다
시무룩하고 돌아갔어요

그걸본 장로님이 2달란트를 쥐어주며
교회 꾸준히 잘나오는 조건으로 받았어요
전 정말 행복하게 15달란트를 들고
레고를 샀어요

그날로 집에와서 설명서를 보고
4시간동안 방에서 끙끙 이리저리하면서
상어모양의 잠수함을 완성했어요

아직도 갖고있는데 훗날
무려 7만원짜리인거알고 놀랐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달란트시장에서는
꼭 레고시리즈를 하나씩 두었는데
전 항상 그것만을 노렸어요

심지어 먼저 사버린 아이에게
+5달란트와 형이라고 부르는것을 조건으로
구매한적도 있답니다 ㅋㅋ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지금 20대 중반까지 모은걸
가격으로치면 450~550 사이?
종류로는 48가지인가 49가지정도되요 

다들 추석이나 설날때 전전긍긍하시지만
저희는 항상 가는쪽이기때문에
전 저의 레고가 박살나거나 가져갈까봐
전전긍긍 해보았던적은 없네요... 

그러던 어느날 막내조카네가
하룻밤 자고가게 되었어요
 큰누나/작은누나/막내조카
작은외숙모/작은외숙부

다섯식구나 되기에
막내조카(남자)는 제가 데리고 잤어요

제방에 오더니 천국을 본듯이
"우와어옹어ㅏ아아아" 탄성과 함께
완성된 레고들의 향연을 감상하더군요 

저는 속으로
"아...하나 뜯기겠구나...뭘주지...
저걸줄까..? 아냐 저건 한정판이잖아..
그럼 이걸줄까..? 아냐..선물받은건데.."

혼자 심각한 고민을 하던중
7살짜리 막내조카는 완성된 레고들을
아주 조심히...120억 다이아 만지듯이
조쓈히 쓰다듬고 숙여서 보고 살포시 들어도
보더군요.

그 모습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웠어요
내가 아끼는걸 그것도 아주 어린 어린아이가
똑같이 대하니까 뭐랄까 벅차올랐어요

"주원아 형 레고 완전 멋있지!?"

"응! 완죤 완죤 진쨔 멋있어!!!!"

그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상기된 얼굴을 보니까
더욱 사랑스럽고 무엇이던 해주고 싶었어요

 "주원아 하나골라봐 형이 선물로줄게"

"진짜!?!? 징짜징짜!??? 혀엉♥♥"

이러면서 품으로 앵기는데
코피 흘릴뻔했어요...하앍...

"뭐 갖고싶어?"

"쩌거!!!"



헉....장로님이 처음사주신
상어모형의 잠수함 레고를 골랐어요

정말 흠칫! 했지만 내색안하고

"에이 저런거 말고 더큰거나 좋ㅇ.."

"그래도 쩌거!!!"



아아...아아아....에라 븅신아....
그냥 내가 하나 골라서 줄걸....
미남계에 넘어가서 아아...

눈물을 머금고 완성형인채로
포장해서 박스에 넣어줬어요

그리고 같이 방을 나왔는데
작은외숙모께서

"야!!! 박주원!! 너 형한테 떼써서 달라했지!
이놈새끼가 그냥 어디서 배운 버르장머리야!"

호통을 뙇!! 치시는거에요

아차...작은외숙모네는 이런거에 관해선
옛날부터 엄했는데 주원이의 사랑스러움에
홀려서 잊고있었어요

그소리에 깜짝놀라 상자를 떨어뜨렸고
열어보니 아니나다를까 산산조각이 나있었어요
어차피 다시 조립하면되는데
주원이는 아예 박살이난줄 알았나봐요 ㅋㅋㅋ

울고불고 으엉으엉거리고
외숙모는 뚝그치라고 야단이고
큰누나 작은누나는 왜그렇게 혼내냐하고 ㅋㅋ
외숙부는 야구보면서 나몰라라 에라이 ㅋㅋㅋ

 
훌쩍훌쩍 거리는 주원이 꼭 껴앉고 말했어요

"아..이거 부서져서 저한테는 가치가 없어요
어차피 주원이 주려했던건데 그냥가져가세요"

"아이고 그래도 이게 얼마짜린데..."

"에이 엄청옛날에 산거고 어차피 이제
이사가니까 슬슬 정리해야되기도 해요" 

"그래?? 그럼 이거만 고맙게 받을게"

(이 부분에서 주원이의 훌쩍임이 귀신같이 멈춤)


그렇게 나의 첫레고를 주원이에게 보내고
며칠지났을까요. 외숙모한테 카톡이 왔어요

박살이나있던 상어잠수함 레고가 번듯이
완성되있는 사진과함께 선물해주어서 고맙다며
문화상품권 5만원짜리 쿠폰도 같이 보내주셨어요

주원이가 끙끙거리며 레고를 조립하는모습도
동영상첨부가 되어있었고 무려
6시간동안 밥도안먹고 다시만들었대요 ㅋㅋ

근데 6시간해도 잘안되니까
그다음날도 그다음날도 그다음다음날도
온종일 붙잡고 이거에 매달렸다하네요 ㅋㅋ

다 완성이되고 자기 가족한테 보여준답시고
누나 언제오냐 아빠언제오냐 오매불망
집에서 흥분하면서 기다렸데요 ㅋㅋㅋ

도대체 어디까지 사랑스러운걸까요 ㅋㅋㅋ
생물이 이래도되나....ㅋㅋㅋ

제 입은 귀에걸려서 승천할지경이었슴니다 ㅋㅋ
어차피 이사가야되서 정리해야되었었는데...
  
하나하나 완성형레고들 측면 정면 위아래
다찍고 어떻게 조립하는지 포인트 잡아주고
특히 무얼 조심해야되는지 정리노트 만들어서

한주에 한두개씩 주원이에게 선물하고
4개월간 그렇게해서 전부 조카에게 주었네요

정말 어렸을때부터 모았고
저에게 의미있는 장난감이고
어떨땐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나의 소중한것을 소중히 대하고
열정을다해 만들어 가는 모습을
보았을때 주원이는 저에게 꽃이되었네요 

아직도 레고 갖고 노는모습을
외숙모랑 누나들이 사진과 동영상을
보내주는데 행복합니다 ㅎㅎ


벌써 작년일인데
시간 참 빠르네요...

 동영상 첨부할라했더니 모발모발 ㅠㅠ
사진첨부할려다가 혹시라도?
문제될까봐 이야기로만 풀어봅니다

 
긴글 읽어주어서 고맙습니다 
즐거운 한가위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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