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내년에 결혼예정인 남자와 만나고 있습니다.
전 대학생인데 아르바이트 중에 오빠가 제 번호를 물어봤어요.
어른들이랑 같이 왔었는데 어른들한테 잘 하고 재미있고 매너좋은 모습에 끌려 번호를 알려줬습니다.
연락하다보니 절 되게 좋아하는게 너무 눈에 보여 그 모습에 더 호감이 갔습니다.
근데 너무 괜찮은 사람이라.. 왜 여자친구가 없나 궁금해서 카톡으로 "오빤 왜 여자친구 없어요?" 하고 물어봤더니
"결혼할 사람은 있어" 하더라구요..
여기서 그만 뒀어야 했는데..
그냥 한 번 만나보자 했던게 지금까지 왔네요
처음 만났을 때 밥을 먹으며 이런 저런 얘기를 했는데 열심히 살고, 목표가 있고, 재미있고 그런 모습에 더 좋아지더라구요
그리고 만날 때 마다 절 너무 좋아하는 모습이 보였어요.
예를 들어서 차를 타고 이동중에 신호가 걸린다거나 잠깐 멈추어 섰을때 제 얼굴쳐다보고 웃느라 뒷 차가 경적을 울릴 때 까지 출발도 못한다던가,
만나면 어린애처럼 신나하는게 눈에 보이고, 혹시 잘 못 건드릴까봐 손도 제대로 못대는 모습.. 그런 모습에 저도 이러면 안되는거 알면서도 점점 더 빠져드네요.
그래서 한 번 술 먹으며 물어봤어요. "오빠 여자친구랑 헤어질거야?" 하니까 대답은 못헤어진다네요.
니가 너무 좋지만 지금 여자친구랑은 결혼이 너무 많이 진행이 되서 되돌릴 수가 없다.. (지금 혼수 장만하러 돌아다녀요.)
원래 올해 말에 결혼을 하기로 했다던데 집안 사정때문에 내년 초로 결혼을 미뤘다네요..
제 자신한테도 미안하고 그 언니한테는 진짜 죽을죄를 짓는건데..
진짜 만나면 안된다는거 알겠는데 그게 뜻대로 안되서 너무 힘듭니다.
만날수록 정들고 빠져들고..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나락으로 빠져드는 기분이에요.
비참하기도 하네요.
여자친구랑 있을까봐 먼저 연락도 못하겠고, 연락이 없으면 여자친구랑 있겠구나.. 난 진짜 첩인가.. 이런 생각에 생각들이 저 스스로에게 자기혐오감을 안겨다 줍니다.
이런 일이 저한테 닥치기 전까지만 해도 애인 있는 사람 만나는 사람들은 무조건 혐오했던 제 모습이랑 지금의 제 모습이 겹치면서 제 자신이 너무 싫어져요.
저한테 쓰레기 같은 년이라고 욕 좀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