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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마지막회. 이재한 형사가 그리 될 수 밖에 없네요.
게시물ID : drama_437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kanechang
추천 : 7
조회수 : 190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3/14 08:42:23
시그널도 일종의 타임루프물이라고 볼 수가 있죠. 과거와 미래의 인과관계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얽혀서 미래의 행동이 과거의 원인을 바꾸니 타임루프물 맞네요.

이런 타임루프물은 설정을 집요하게 파고 들 수록 오히려 설정상 빵꾸가 나는 경우가 많죠.특히 그 중에서 주인공의 기억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서 초반부에 초신성처럼 화악 달아 올랐다가 끝 마무리가 모깃불로 전락하고 마는 케이스가 많죠.

영화 나비효과에서는 주인공이 과거로 돌아가 바뀐 행동들이 미래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이렇게 바뀐 미래의 일들이 주인공 머리에 컴퓨터로 입력하듯 전부 입력이 되어 버리죠. 작은 일은 아아 그런 일이 있구나 정도로 인과가 크게 뒤틀린 일들은 신체적으로도 변형이 오고 머리에 과부화로 기절할 정도까지 가게 되죠.

나비효과의 주인공의 아버지또한 그런 타임워커였는데 문제는 과거가 바뀌면 바뀔 수록 바뀐 시간축대로 현재의 기억이 병렬 효과화 되는 효과가 나오죠.

예를 들어 A가 원인이 되어 B라는 결과가 나왔어요. 주인공이 맘에 안 들어 A를 조작해 A-B라는 원인을 만들어 C 라는 결과를 만들면 다른 사람들은 아무 상관 없는데 오로지 주인공에게만 B 와 C 라는 현재를 기억하게 되죠. 결국 작중 주인공의 아버지는 몇 번 과거를 건들지 않고서도 미쳐서 정신병원으로 가게 되었죠.

시그널이 설정적으로 빵꾸 나기 참 좋은 타임 루프물이면서 설정에 빵꾸가 없는 건 주인공 박해영이 건드는 과거가 자기와는 큰 관련이 없는 즉 자신의 기억상에 오류가 나도 상관 없는 그런 일들이 달라 졌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어느 사람이 4.16 세월호 참사가 노무현 탓이라 하면 상종 못 할 미친놈 쳐다 보듯이 하는 것 처럼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차수현이 단 두번 이재한 형사와 무전 할 수 있었던 건 시나리오로써도 설정적으로도 매우 훌륭한 장치였죠.

이미 과거와의 무전이 시작 되고 끝나는 시점까지 이재한이 존재하는 20년전의 과거와 박해영이 존재하는 2015년의 미래는 결과가 원인이 되고 원인이 결과가 되는 인과율의 아노미 잡탕 상태니 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와 접촉점이 많은 차수현이 본인의 미래에서의 행동으로 인해 과거가 달라지면 달라질수록 차수현이 기억해야 되는 과거와 미래의 괴리는 늘어 나고 결국 마지막쯤에는 차수현은 이재한 만나러 가는게 아니라 본인이 정신요양원으로 가야 하는 처지가 되는 것이죠. 

자아 그럼 여기서 질문 하나.

박해영은 그럼 누구일까요? 

우리는 자아의 정의를 과거 경험에 의해 취사 선택 된 정보의 덩어리이며 자기 자신이라 인식되는 그 무엇이라 하죠. 박해영이 이재한 형사를 살림으로써 자신의 과거에 매우 큰 터닝 포인트를 만들었습니다. 

형이 자살한 줄 알았던 박해영 이재한 형사에 의해 형이 억울한 누명으로 살해 당한 걸 아는 박해영.

전자의 박해영은 형의 자살로 인해 청소년기 대부분을 거의 부모 없는 불량 청소년 시절 보내다가 고1 때 정신차려서 경찰대에 진학하게 되는 박해영.

후자의 박해영은 어려운 처지나마 어머니와 아버지의 관심 아래 무난한 청소년기를 보내다 이재한 형사를 동경해서 경찰대에 진학하게 되는 박해영.

한 사람의 인생을 논하기에는 간략한 프로필이지만 얼핏 봐도 많은 차이점이 보이죠?

시그널이 끝나는 시점의 2015년의 어느 날을 기점으로 전자의 박해영이 주된 인격으로 후자의 박해영의 인생을 기억하는 셈인데 이러면 전자의 박해영이 귀신처럼 후자의 박해영 인생에 찾아 와서 주인 노릇 하게 되는 셈이죠. 

만약 시그널 2기 시작 한다면 아마 차수현이랑 박해영 프로필에 우울증이랑 해리성 정신분열증 병력이 추가가 될 지도 몰라요. 하지만 차수현 형사는 여전히 이재한 형사를 잃어 버린 상태고 박해영은 여전히 자기 형을 잃어 버린 상태라 가장 큰 원인이 그대로라 어쩌면 정신병 까지는 가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음 여기서부터는 작가 설정상의 문제라 관객이 왈가왈부하기는 힘드네요.

아무튼 2기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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