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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게시물ID : humorstory_4370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블러드김
추천 : 2
조회수 : 30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6/01 02:39:46
어릴적 우리 학교는 윗마을과 아랫마을 학생만 다니는 작은 분교였다.

두 마을은 중간에 개천이 있었고 그사이를 징검다리가 잇고 있었다.

조금 큰비가 내리면 징검다리가 떠내려가고 마을 어르신들은 물이 줄면 어디선가 큰돌을 가져다가

중간중간 떠내려간 자리를 메우곤했다.


학교는 윗마을에 있었고 매일 학교가는 길은 아슬아슬한 모험의 반복이었다.

읍내에서 사온 신발이 젖기라도 하면 하루종일 창가에 뒤집어서 말려야했고 집에갈때까지 마르지않으면

등교때의 그 축축함을 다시 느껴야했으니...


어느 여름날 선생인께서 어떤 여자애를 데리고 오셨다. 

근처 도시에서 전학을 왔으니 잘대해주라는 말과 함께 소개를 해줬다.

설레었다. 뽀얀 얼굴과 하얀 레이스가 달린 양말, 몸빼바지같은 옷만 입던 동네 아이들과 달리

풀먹인 주름치마와 블라우스.... 어린 내 심장이 콩닥콩닥 뛰게 만드는 그런 모습이었다.


짝사랑에 빠지는 시간은 짧았다. 

아마 하루종일 그애를 훔쳐보느라 무얼 배웠는지도 모르고 손바닥을 맞기도했다.

운동장을 가로질러 집에가는 뒷모습을 계단에 앉아 하염없이 쳐다보기도했다. 너무 티가 났는지 담임 선생님이 옆에 앉더니

"자식.. 너도 사내라고 이쁜 여자아이가 좋은가 보구나?"

"........."

"친해지고 싶으냐? 내가 다리라도 놔줄까?"

"우에요...?"

"다 방법이 있다. 좀 기다려봐라."







그렇게 우리 마을에 징검다리 대신 시멘트 다리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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