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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프로젝트 사기 사건
게시물ID : humorstory_4371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유낙
추천 : 6
조회수 : 846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6/01 09:57:18
대학 4학년때 일입니다.
당시 저는 지방대학교 전산공학 전공의 학생이었습니다.

평소 네트워크에 관심이 있었던터에 3학년부터는 새로 배운 리눅스에 푹 빠져 있던 때입니다.
일하던 학과 사무실에 실습실에 남아돌던 허접한 PC 하나 설치해 두고 거기에 FEDORA 리눅스를 설치해서 이것저것 설치해보는 재미에 밤을 새기도 했던..

그러던 4학년 1학기 수강신청의 날 
생각지도 못한 과목을 확인하게 됩니다. 바로 [졸업 프로젝트].. 어라. 이거 과목도 있구나.. 해서 설명을 봤습니다.
 -본 과목을 이수 할 시 별도의 졸업관련 필수 시험, 과제 제출을 면제한다 -
본시 나라는 공대생은 자신이 관심 가지는 과목외에 행정적이거나 단순 업무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저렇게 학점과 졸업을 한번에 챙길 수 있는 과목이 있다는데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죠.
그래서 평소 친하게 지내던 형님 한분(9x학번)과 제가 꼬득여 같은과에 입학한 아는 동생(0x학번)을 모아 조를 만들고 
이 과목을 이수하여 우리 졸업을 쉽게 하자는 취지의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당연하게도 우리조는 매우 평탄한 생활을 할 수 있었는데.. 
본인이 이미 과제의 거의 대부분을 만들어 놓은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3학년 2학기 겨울 방학때 설치했던 리눅스에는 각종 서버와 MRTG등이 설치되어 있었고, 
이 중 무엇으로 학점을 따 낼지 고민하는 중이었습니다.

그리고 조별 배분은
조장 : 본인
부조장 : 고학번 선배
회계 및 서기 : 후배
라는 구성을 공식적으로 가지고 있었지만.

실제 역할은
회의록을 제외한 모든 실무적인 역할 : 본인
병풍 : 선배
회의록 : 후배
로 분배되어있었습니다.

그리고 결전의 과목 첫날.
왠지 싸한 느낌에 그간 정리해두었던 자료를 발표자료로 작성해서 첫 수업에 들어갔습니다.

이윽고 들어오시는 담당교수님.. 이분은 전산이나 네트워크쪽에는 크게 소양이 없으신분이라는 소문을 미리 듣고 있었습니다.
단지 졸업프로젝트라는 과목이니 만큼 프로젝트 진행상황과 조별 비교 정도를 위해 투입된 사람이라고 하더군요.

과연 첫 시간에 자신의 소개를 하는데 크게 기술적으로는 경계할 만한 부분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후술할 내용이지만, 희대의 과목에서 우리 조는 사기를 치기로 결심한 상태였기 때문이죠.

담당교수 소개와 과목의 간단한 설명이  끝나고, 이 교수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수강생 전체를 둘러봅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과제에 대한 발표 자료를 가지고 온 사람을 찾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수강생 전원은 이런 상황은 예상하지 못했던듯 왜 첫시간부터 발표를 해야 하느냐는 눈으로 교수를 바라봅니다.
분위기가 아주 좋아진 상황이라 저는 당당히 손을 들고 나가서 발표자료를 교수에게 건내주고, 단상PC에 제 자료를 옮겨 발표를 시작했습니다.

팀명 : PC상담은 1분에 만원
제목 : 가상화 시스템을 이용한 리눅스 기반의 네트워크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및 서비스

다들 놀란눈치입니다.
전산과니 당연히 뭔가 게임 프로그램이나 하나 짜겠지 싶었는데 
논문같이 긴 길이와 가상화, 네트워크 등 당시 트랜드를 담은 인상적인 제목이었던거죠.

약 10분간의 발표가 끝난 후
교수님은 저에게 실제 진척도를 물었고, 당연히 완성되었다는 말은 못해서 40% 정도 진척이 있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러자 교수는 엄청난 특혜를 이야기 하는데.
중간고사, 기말고사 때 나와서 중간 발표, 그리고 최종 발표만 진행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목에서 결국 전체 1등과 A+(100점 만점에 99점)라는 성적을 얻고 졸업시험까지 면제받게 됩니다.


하지만..
사실 이 프로젝트는 사기였습니다.
제목부터 사기입니다.

제목을 해석 해 보면
가상화 시스템을 이용한 리눅스 기반의 : VMWARE 프리웨어에 리눅스 OS를 설치하여
네트워크 모니터링 시스템의 구축 및 서비스 : MRTG를 설치하겠습니다.
라는 것이 됩니다.
이게 왜 사기냐고 하면..
이 모든 서비스를 설치하는데 단 3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과제의 적절한 선정(모두가 오프라인 프로그래밍 생각할 때 네트워크를 사용)과 
적절한 선빵(처시간의 아무도 예상못한 발표 및 기선제압)으로 이 사기는 통할 수 있었고. 
저와 숟가락을 올린 두명 모두 매우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을 할 수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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