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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션] 병원에서 이상한 취급을 받았습니다
게시물ID : panic_407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왼발
추천 : 106
조회수 : 10726회
댓글수 : 13개
등록시간 : 2013/01/09 15:50:46
서른살 넘은 아저씨 입니다. 사흘 전부터 몸이 좀 으슬으슬 추워서 내과에 갔어요.
제목이 좀 이상하긴 한데, 거기서 푸대접을 받거나 기분나쁜 서비스를 받은건 아니었구요.

저희 직장 점심시간이 12시 부터입니다. 몸이 좋지 않아 병원에 전화를 해봤더니 다행히
거긴 1시부터 점심시간이더라구요. 그래서 12시 반에 예약을 하고 병원에 갔어요.

회사에서 멀지도 않고 해서 지갑만 들고 갔는데 가보니 병원 분위기가 이상한거예요.
간호사 세분에 가운을 입고 계신 분도 계시고...... 점심시간이 가까워서인지 
환자는 저 하나 뿐이었는데, 접수를 하는 도중에도 접수처에 앉은 간호사 선생님도 
정신을 빼 놓고 계신것 같고, 다른 두분과 가운 입은 분은 구석에서 작은 목소리로
대화를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점심시간 다 되서 와서 그런가보다. 이러고 생각 하고 
일단 접수하고 진료를 받았습니다. 뭐 몸살감기라고 하더라구요. 찬물 많이 마시고
밤에 가습기 틀고 자고 너무 무리하지 말고 술 마시지 말라 이런 이야기 듣고 
일단 심하니 이삼일 동안은 꾸준히 주사를 맞으라는 말을 듣고 나왔습니다.

다시 접수처에 가서 주사를 기다리고 있는데 제 이름을 부르더라구요. 
그래서 주사실로 들어가서 궁디를 깠죠. 일단 거기서 주사를 맞았는데

갑자기 뒤에서 간호사 선생님이

[어머 어떻게 해! 어머]

이러고 놀라시더라구요. 저도 놀라서 뒤를 돌아봤는데, 저랑 눈이 마주 치자 간호사가
잘 문지르라고 주사 놓은 부위에 솜만 주더라구요. 

일단 주사실에서 간호사 먼저 나가고, 그리고 제가 나가려는데 문 밖에서

[너 미쳤어? 야. 너 왜 그랬어]

[몰라, 정신이 없었어. 아 미치겠네. 어쩌지?]

이런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밖에서 누가 싸우나 하고 나갔는데, 제가 나가니까 싸우던 소리가 
싹 사라진거예요. 그리고 자리를 피하더라구요. 일단 그래서 그날 처방전 받고 약먹었습니다.

감기가 심한건지 약을 먹어도 통 좋아지질 않더라구요. 일단 주사 맞으러 나오라고 해서 
갔죠. 점심시간 전이었는데 이번에는 대기 환자도 몇명 있더라구요. 접수를 했더니 
생글생글 웃던 간호사 얼굴이 싹 굳는거예요. 그리고 저를 뚫어지게 보더라구요. 

일단 진료는 받았습니다. 어제보다 더 심해진거 같다니까, 병이란게 주사 맞고 약 먹는다고 바로 낮는게
아니라고 의사가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주사 맞으려고 진료실을 나왔죠. 그런데 간호사들이 
제가 앉았던 의자랑 잡지를 뭔가로 닦고 있더라구요. 흰 거즈 같은 거였는데 기분이 확 나쁘기도 하고 
아, 여긴 2차 전염을 참 성실히 막는구나 싶기도 하고 어정쩡 하더라구요. 

그래서 눈치도 보이고 해서 어정쩡 하게 서 있더니 다시 주사 맞으러 들어오라더군요. 
어제 그 간호사가 주사를 맞는데, 맞고 나서도 나가지는 않고 이상한걸 묻는거예요. 

[혹시 열이 나거나 하지 않으세요?]

[몸이 간지럽거나 아프진 않으세요?]

감기 때문에 아파서 왔으니 당연히 그렇다고 했죠. 간지러운건 잘 모르겠지만 말이요. 

제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사흘째 아침이었습니다. 사실 아침은 아니고 해도 안뜬 새벽부터 
온 몸이 간지러운겁니다. 잠결에 한참을 긁다가 알람이 울린 후에야 깨어났죠. 감기 때문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 무슨 긴 터널 안에 들어간 것처럼 귀랑 코가 막혔는데 침을 삼켜도, 삼키는 소리가 내 몸이 아니라 
멀리서 나는 것처럼 멀게 들리고 아무튼 이상하더라구요. 

몸도 가려워서 열심히 긁으며 일어났습니다. 약 알러진가 싶었지만 그보다 그 간호사들 수상하게 행동헀던게
더 기억이 나더라구요. 뭔가 있구나! 계속 긁으면서 방안 커튼을 열었는데 이상한게 보이는 겁니다.

붉은 몽둥이 같은게요. 우둘투둘하게 요철난 몽둥이에 빼곡하게 모기 물린 것처럼 부어 오른데다 
진물 투성이인데 떡진 것처럼 짐승 털같은게 빼곡하더라구요. 

그게 제 팔이라는 것을 알아차리는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집안이 떠나가라 비명을 질렀습니다. 혼자 자취를 해서 망정이니 시골에 계신 부모님이 보셨으면
 바로 기절하셨을 흉칙한 모습이었습니다. 놀란 마음에 팔을 만져보니 (양 팔이 다 그 모양이더라구요) 
찐득하게 진물이 만져 지더라구요. 

문제는 팔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누렇게 진물이 진 바지 사이로 드러난 발도 그렇고, 잠옷 대신 입은 티셔츠도 
진물이 배기고 울퉁불퉁한 것을 보니 온 몸이 그럴 것은 뻔했습니다. 저는 단박에 화장실로 달려가 거울을 봤죠.

그리고 거기에는 잠옷을 입은 붉은 몽둥이가 하나 서있더라구요. 

얼굴이 퉁퉁 부어서 눈코입도 안보이더라구요. 머리카락은 떡이져서 이마에 달라 붙어있고 시뻘겋게 부었는데, 
이렇게 되는 동안 나는 왜 몰랐을까 , 너무 놀라 한참을 그대로 서 있었습니다. 뭔가를 해야 겠다고 생각한건 
출근시간이 임박해서 였죠. 일단 회사에 전화를 해서 몸이 너무 안좋아 출근을 못하겠다고 말하고 바로 그 
이상한 간호사들이 있던 내과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먹는 약이나 주사 부작용으로 사람이 고름덩어리가 될 수 있냐고 따지려구요.

그런데 전화를 안받더군요. 하긴 시간이 8시 였으니 아직 개문을 안했을 수도 있겠더라구요. 
일단 끊고 119를 불러야 하나 고민을 하던 찰라 누가 전화를 받더라구요.

경찰이요.

경찰인지 검찰인지 모르겠습니다. 자기 이름은 두루뭉술하게 대답하고는 병원에서 무슨 2차 
전염성 병균? 국가 지정 전염군 이런게 검출 되어서 진료를 못한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혹시 병원에서 진료를 받던 환자냐고 물어보면서요.

그래서 그렇다고 했더니 일단 외출하지 말고 기다리다가 방제처리 담당자가 주소 확인후 
온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지금 당장 보내 달라고 했죠. 자고 일어났더니 피떡이 됐다구요.
 그랬더니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더니 기다리라는 겁니다. 그리고 갑자기 사방이 조용해지더니, 
아주 멀리서 들리는 것처럼 아주 희미한 소리로 

[야! 감염자 찾았어!]

라는 말이 들렸죠. 감염자라니. 그럼 내가 그 이상한 전염병에 걸린 거구나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전화기 너머가 시끄러워졌죠. 그래서 경찰이라는 양반이 전화기를 손으로 막고 
듣지 못하게 말했던 거구나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손으로 막기까지 했던 그 말을 제가 어떻게 들은 걸까요. 

여하튼 경찰은 제게 주소를 말해달라고 했고 전 주소를 말했죠. 
전염병이고 뭐고 일단 빨리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은 생각이었으니까요. 

그게 인간 김창호의 마지막이라는 것은 모르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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