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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지나고 쓰는] 포켓몬스터 모두의 이야기 후기[강스포첨가]
게시물ID : animation_4374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TY
추천 : 5
조회수 : 329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8/12/23 16:21:10
그냥 시간이 남아서 주저리 써봅니다.

어제 동생들이랑 영화관에서 "모두의 이야기"를 보고 왔습니다.
(사실 영화는 핑계고, 제라오라 배포 받으러왔..)

나무위키를 찾아보니, 패러랠 월드의 공식 두번째 후속작이라고 하네요.
그냥 지우의 모습을 한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글고보니, 지우.. 참.. 귀여웠네요.
오죽하면 "사토미"가 그렇게 위화감이 없었다고 ㅎㅎ

스토리는 무난무난했습니다.
사실, 이번 이야기는 메인 빌런이 없었거든요.

굳이 말하자면, 잠깐 등장한 불법 헌터들이 긴장을 이끌기는 했습니다만, 메인 스토리와 밀접하게 연관있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주된 스토리를 설명하는데 중요한 필요요소이긴 했어요. 얘들이 없었으면 메인 스토리가 붕 떴을 거라고 봅니다.

정말 구~~~ㄷ이 스토리의 주된 갈등의 트리거를 당긴 사람을 말한다고 하면, 그 주인공은 '로켓단 3인방'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이 갈등의 해결을 제시한 것 역시 '로켓단 삼인방'이었지요.

스토리는 이렇습니다.
지우가 놀러온 후우라시티는 루기아가 지속적으로 보내주는 바람으로 먹고 사는 마을입니다.
그리고 일년에 한 번, 루기아가 인간들을 방문하고, 포켓몬과 인간이 얼마나 친하게 지내는지를 확인한 후, 성화라고 불리는 보석을 향해 바람을 보내준다고 합니다.
그 날짜를 맞춰서 후우라시티에서는 일년에 한 번씩 대규모 축제를 여는데, 지우가 거기에 맞춰 놀러온거죠. 

이번 이야기에는 지우를 제외하고 총 6명의 주요 등장인물이 존재합니다.
조카에게 잘 보이려고 거짓말을 입에 달고 사는 카가치
사람과 대면하고 말하는 것이 힘든 토리토
포켓몬을 만질 수 없는 히스이
달릴 수 없는 리사
시장 딸 라르고와 시장

뭐.. 스토리를 자세히 쓰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영화에 대한 예의가 아니네요. 자세한 줄거리는 생략하겠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들은 이렇습니다.

우선, 일본식 이름을 어쩌면 최초로 로컬라이징하지 않은 만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게 어색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멀쩡하더라구요.
이게 시대가 가져온 흐름의 일부가 아닌가 싶습니다.

다음으로, 무리하게 집어넣은 유행어..
이거, 언제까지 이러는 건지..
더빙은 크게 나쁘지 않았는데..
그놈의 "대박"이 뭔지..
완전 대박이다, 그거 대박이네, 대박대박..
제가 번역본 총괄 책임자였다면 당장 퇴짜놨을겁니다-_-

그리고, 스토리 후반부의 표어도 크게 오글거렸습니다.
..하아.. 왜 그랬을까요?
혹시 일본에서 원작을 보신 분 계시면,
대체 "포켓몬 파워"가 어디서 나온 건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혼자서 할 수 없는 것도, 포켓몬이 있다면 할 수 있다는걸 알리려는 건 상관 없고, 그걸 "포켓몬 파워"라는 표현으로 부르려고 하는 것도 상관없는데..
후반부 보면 너도나도 "이것이 나의 포켓몬 파워다!!!"를 외치는 모습을 보고있자니..
시공이 오그라드는 줄 알았습니다.
(RIP 히오스)

중간에 라르고의 주장 속에 붕 뜬 논리도 조금 문제가 있었습니다.
스토리를 조금 더 스포하자면,
축제 둘째날, 로켓단은 토리토의 연구소에서 특성 "포자"를 몇배 농축한 캡슐을 훔치고 근처 제라오라가 서식하는 산에 숨어드는데 성공합니다.
그러나 바보같이 캡슐을 산 속에 떨구고 맙니다. 
그리고 같은 날 밤, 라르고는 몰래 성화 보석을 훔쳐서 제라오라 곁에 숨겨둡니다.
셋째날 아침, 발칵 뒤집어집니다. 바람이 불지 않으니..
어찌어찌 지우와 시장과 나머지 일행은 제라오라를 사냥꾼으로 부터 지키는 라르고를 구해내면서 그녀가 범인임을 밝혀냅니다.
그리고 라르고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는데요..
축제 첫날, 포켓몬 잡이 레이스를 토리토의 불법적인 도움을 통해 이긴 카가치가,
조카 앞에서 폼 잡으려다가 그만 "이 지역에 있는 희귀한 포켓몬 때문에 왔다가 참가하게 되었다."라고 거짓으로 소감을 밝히고 맙니다.
 (그것도 사실 리사가 어디에 서식하는지 물어보면서 보여준 "이브이"를 떠올리면서 한 말이었죠.)
그걸 제라오라로 받아드린 라르고는, 제라오라를 지키기 위해 축제를 퇴짜놓기로 한 것이었습니다.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카가치가 이브이를 희귀포켓몬으로 알고 소감을 말함. - 라르고를 포함한 모든 청중들은 이를 제라오라로 알아들음 - 제라오라를 지키기 위해서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막아야 함
여기까지는 이해가 가는데..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막아야 함 - 축제를 막아야 함(?) - 성화를 훔쳐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면 축제가 중지됨 - 사람들이 떠남 - ... PROFIT?? 

뭐랄까..  
이야기 초중반에는 제라오라를 위하기도 하고, 무서운 어른들 앞에서 태연히 거짓말 하다가도 들키니깐 몸소 막아서는 영특한 아이였는데..
저 주장을 하는 순간, 뭔가.. 벙 찌더라구요.

거기에 저 후우라시티는 '제라오라의 저주'라면서 뭔가 안좋은 일이 있으면 제라오라를 탓하는 것이 많은 마을이었는데 말이죠..
백날 "제라오라는 잘못 없어!"를 외치면 뭐하나요?
 저런 행동이 자칫 제라오라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생각은 못한 걸까요?
최악의 경우, 사람들이 합심해서 다시 나타난 제라오라를 잡으려고 할 수 있는데 말이죠.

그리고, 문제 해결을 하기 위해 행한 일 역시 규모가 너무 컸습니다. 수지가 맞지 않아요.
여기에 영화에 걸맞는 극적인 스케일을 위해, 굳이 이 타이밍에, 로켓단이 버려둔 캡슐이 폭발하고 맙니다.
가히 화살쇄설류 수준의 유독 포자가스의 누출 및 그로 인한 누전과 산불발생..
바람이 꾸준히 불어왔다면 별거 아닌 문제가, 바람이 끊김으로서 생존에 위협으로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아동용 영화에 맞게 해피엔딩으로 끝났기에 망정이지..
이게 해결이 안났어봐요. 사람들은 누구를 탓했을까요?
갑자기 '제라오라의 저주'로 유명한 산에서 '제라오라가 다시 나타났다.'는 소문과 함께 재앙이 찾아왔는데요.

만약, 포자 폭발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어떨까요?
그래도 라르고의 잘못은 여전합니다.
영화 대사로 나오거든요. "축제 하루 분량의 전력은 남아있으나, 그 이상의 여유 전력은 없다."구요.
즉, 그녀는 자신의 개인적인 소원성취를 위해 한 도시의 전 시민의 기본적인 생존권을 쥐고서 흔들어댄거에요. 
영특하게도 라르고는 "축제가 취소된 다음 날 돌려 놓으려 했다."고 합니다.
근데 루기아의 전승에 따르면.. 루기아는 "포켓몬과 사람의 유대"를 높이 사서 바람을 불어주고 산불을 끌 비를 내렸다고 알려졌습니다.
데우스 엑스 루기아가 라르고의 이런 모습을 포켓몬과 사람의 유대로 인정하고 바람을 불어줬을까요?
혹은, 취소된 축제를 정리하면서, 제라오라의 저주를 쑥덕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포켓몬과 사람의 유대라고 높이 샀을까요?
만약, 제가 루기아였다면, 지금까지 자신을 높이사서 진행한 축제가 한낯 소녀의 이기심에 중지되었다고 하면..
괘씸해서라도 바람을 그만 보냈을 것 같은데 말이죠..

결국.. 주된 이야기속 논리가 이렇게 엉망이었던터라..
재미는 있었지만, 고개는 갸웃하게 되는 영화로 전락해버렸다고 생각합니다.
영특하던 라르고는 후반부에서는 이기적인 어린 계집아이로 함께 전락해버렸구요. 

뭐.. 그것만 빼면, 그냥저냥 괜찮은 애니였습니다.
아니면.. 제가 이거 말고 마지막으로 봤던게 성검사 케르디오 나오는 거 여서 괜찮아 보인걸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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