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사랑과 우정 이야기
게시물ID : humorstory_4375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성성2
추천 : 24
조회수 : 3063회
댓글수 : 23개
등록시간 : 2015/06/10 11:35:41
옵션
  • 창작글
5년 전 일주일 동안 중국 출장을 다녀온 적 있다. 그동안 중국을 가본 적도 없고 앞으로 갈 일도 많지 않을 것 같아, 낮에는 열심히 일하고 밤에는
식도락 여행가의 모습에 충실히 중국의 산해진미를 열심히 먹으러 다녔다. 그런 출장+여행의 결과는 바로 장염이었다. 대륙의 각종 기름진 음식들을
오장육부가 적응하지 못했던 모양이었다.
장염에 걸려 본 사람들은 그 고통을 알겠지만, 그 당시 장염이라는 병에 처음 걸려본 나를 가장 고통스럽게 했던 건 쉬지 않고 터지는 설사였다.
(비위 약하신 분들과 식사 전인 분들을 고려해 설사라는 단어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인 '사랑'으로 대체하겠다.)
 
출장 다녀온 뒤 첫 출근일부터 사랑은 시도 때도 가리지 않고 나를 괴롭혔다. 사장님께 보고하는 자리에서도, 부서원들 앞에서 발표 할 때도
사랑은 계속 내 몸을 떠나 세상으로 나오려 했다. 사장님께서는 "*대리 뭐 기분 나쁜 일 있어? 왜 그렇게 인상을 쓰고 보고하는 거지? 라고 물으셨을 때
나는 차마 "지금 사랑이 터질 거 같아요.. 제 괄약근도 이제는 한계라고 신호를 보내고 있어요." 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었다.
결국, 나는 병원에서 급성 장염 판정을 받게 되었고, 의사 선생님께 "제발 사랑 좀 그만하고 싶어요. 회사에서 일을 못 하겠어요."라고 하소연하며
시도 때도 없이 터질 것 같은 사랑을 막아달라 했다.
선생님은 사랑을 막아주는 지사제를 함께 처방하며, 대신 부작용으로 변비가 올 수도 있으니 많이 먹지는 말라고 당부하셨다.
하지만 처방된 약을 제때 먹었지만, 때와 장소를 가리않고 터지는 사랑을 효과적으로 막아주지는 못했다.
"*대리 어디 갔어? 또 자리 비운 거야?"
"아.. * 대리 잠시 화장실 갔는데요. 출장 다녀온 뒤 장염 걸려서 계속 사랑하고 있나 봐요."
"무슨 사랑을 그렇게 계속해대. 그렇게 해서 똥고가 남아나겠어?"
집에서는 (당시 큰 형의 집에 잠시 얹혀살던 시기였다) 하도 화장실에 있다 보니 조카는 나보고 삼촌은 '사랑쟁이'라고 놀려댔다.
집과 회사에서 실시간으로 자리를 비우고 화장실에 있는 시간이 늘어났고, 주변 사람들 눈치가 보여 결국 나는 선생님의 말씀을 무시하고 복통과
사랑이 신호를 보낼 때마다 지사제를 먹었다.
 
그렇지만 며칠 뒤 지겹던 사랑의 고통이 해결되는 순간 찾아온 것은 변비였다.
예전 변비로 고생하는 친구를 놀렸던 것이 후회되었다. 그 고통은 답답한 말만 계속하는 사장님에게 말을 하고 싶은데 말을 하지 못하는
고통과 맞먹었다. 괄약근까지 똥이 밀려 나오는 느낌인데 시원하게 나오지 않는 답답함과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다 보니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을뻔한 적도 있었다.
(비위 약하신 분들과 식사 전인 분들을 고려해 똥이라는 단어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인 '사랑'과 맞먹는 '우정'으로 대체하겠다.)
다른 전우들이 시원하게 우정을 보지 못하던 훈련소에서도 시원하게 우정을 봤던 나였으며, 그동안 왕성한 장운동으로 한 번도 우정에 대해 고민해
본 적 이 없던 나였는데 하면서 화장실 한 켠에서 힘을 주며 눈물이 났다. 그리고 또 다리에 힘이 풀려 변기에 주저앉고 말았다. 그리고
계속 힘을 주며 우정을 내뱉고 싶었다.
결국 장염으로 찾아갔던 병원에 다시 가 선생님께 이번에는 변비라면서 말씀을 드렸다.
선생님은 "제가 지사제 남용하지 말라고 했잖아요. 부작용이 있다고..."
결국, 나는 변비약을 처방받고, 그날 밤 세상에서 가장 큰 우정을 세상에 선보였다.
출처 이거... 똥게로 가야 하나..
최대한 표현을 순화해보긴 하겠지만, 될 수 있으면 식전에 읽지 마세요.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