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생각해도 너무 어이가 없음으로 음슴체.

3년전에 건축학개론이 개봉하고 수지 주가가 하늘 높은지 모르고 치솟을 쯤

나도 남자친구랑 건축학개론을 보러갔음.

남친은 딱히 보고싶어하지 않았는데 주변에서 하도 재밌다고 난리치길래 내가 예매하고 남친 억지로 끌고 가서 봄.

영화는 역시나 재미있었고 수지랑 선배랑 잤을까 안잤을까를 주제로 시덥잖은 설전을 벌였던게 기억이 남.

그러고보니 그 재수없는 선배가 칠봉이라니...ㅋㅋ

그리고 일주일쯤 지났나?

평소랑 다를거 없이 데이트 하기로 한 날 자취방 청소나 좀 해놔야겠다 싶어서

싸악~청소하고 쓰레기 버리려 나왔는데 엘베 앞 계단에서 인기척이 느껴짐.

이상한 사람이 건물에 들어왔나 싶어 겁나 쫄아서 봤더니 남친이 개놀란 표정으로 날 쳐다보고 있었음.

오히려 내가 더 놀램;;;

여기서 뭐하냐니까 횡설수설하는데 뭐 별거 아니라 생각하고 넘어감.

그리고 같이 집에 들어와서 우리 어디 놀러갈까? 이러는데 남친 표정이 너무 이상함.

여자의 촉은 진짜 무서운거란걸 이때 확실히 알았음.

그냥 남친 눈빛만 봐도 무슨말 할지 느낌이 왔음.

우린 싸우지도 않았고 오늘 데이트하자고 만난거지만

이남자가 나에게 이별을 말하려 한다는 촉이 확 왔음.

그리고 언제나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지.

남친이 대뜸 미안하다고 헤어지자고함.

너무 황당해서 눈물도 안났음.

오히려 막 웃으면서 물어봤음.

"왜?"

이유가 아주 가관임.

건축학개론을 보면 안됐었다고, 왜 자기가 안보겠다는데 굳이 끌고갔냐고 나한테 뭐라고 함.

뭔 이런 개똥같은 이별 이유가 다 있나 싶어서 꼬치꼬치 물어봤더니

영화보기 얼마전에 대학 동기 결혼식에 갔다가 첫사랑이랑 마주쳤다고 함.

그날 이후 그 여자가 먼저 연락와서 카톡 주고받다가 다시 눈맞았다고 함.

아까 쓰레기 버리러 나갈때 계단에서 마주친 것도 그 여자한테 이제 나랑 헤어지러 왔다고

보고용 카톡 보내느라 거기 서있다가 나랑 마주친거였음.

건축학개론을 보기전만해도 그 여자한테 자꾸 연락오는거 별 신경안썼는데

첫사랑 영화를 보고나니까 그 여자와 CC시절이 떠올랐고 그로인해 감정이 커졌다고 함.

이런 갑작스런 이별에 너무 황당하고 어이없어서인지

순간 정신이 흐릿해지고 가슴이 꽉막히면서 속이 너무 뜨거워서 미칠 것 같았음.

내가 담배를 폈다면 이순간 줄담배를 펴대며 이 분노와 답답함을 해소했을텐데

비흡연자라서 담배를 피진 못하고 휴대가 용이하도록 담배보다 작은 케이스에 들어있는

닥터유 민티를 입에 몇 알 털어넣음.

나처럼 시원한 청량감과 리프레쉬가 필요한 사람을 위한 닥터유 민티는 영양설계에 근간한 새로운 타입의 목기능성 캔디로
도라지 성분이 들어 목에 좋고 특히 무설탕 캔디라서 걱정없이 먹은 후 속까지 시원해졌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