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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친척들 행패보다가 문득 떠오른 옛날일
게시물ID : toy_43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슈마로
추천 : 11
조회수 : 960회
댓글수 : 23개
등록시간 : 2014/09/09 18:16:02


그리고 이게 오유 첫글입니다!!!! 내가 오유에 글을 쓰고 있어!!!!

친척들+장난감 썰 보다보니까 저도 옛날옛적 일이 생각났어요
그때가 추석은 아니였지만
자초지정도 잘 기억나진 않지만

초등학교 때였나 한 초4정도 되었던 것 같은데
어느날 집에 왔는데 저희 부모님하고 어떤 아줌마아저씨오빠가 같이 거실에 있는 거에요
놀이터에서 땅파다 온 저는 ;;;흠칫 놀랐는데 엄마가 인사하라고해서 갑자기 신발도 가지런히 벗고 안녕하세요 예의바르게 인사
그때 아줌마아저씨께서 절 보면서 흐뭇하게 웃었는데 그 보기만 해도 푸근해지는?? 그런 인상이신거에요 두분다
그래서 저도 헤헤 웃었어요 그리고 오빠랑 눈이 마주쳤어요
아마 고1? 정도 되보이는 오빠였는데 딱 보자마자 알았어요 아 아픈 오빠구나..
아줌마가 먼저 오빠 머리 쓰다듬으면서 오빠가 좀 아파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때 1차 심쿵(아픈심쿵ㅜㅜ)
그때 마침 엄마가 너희 마실 주스 좀 가져오라해서 냉장고에서 주스 꺼내와서
오빠 컵에 부어줬는데 
그 오빠가 어어, 하면서 활짝 웃는거에요 여기서 2차 심쿵ㅜㅜ 
진짜 웃는게 너무너무 예뻐서 전 마주 웃지도 못했어요 그냥 제 컵에 있는 주스 원샷
그리고 오빠 옆에서 가만가만 어른들 얘기 듣고 있는데
저희 부모님이 원래 좀 연세가 있으신데다가 모임을 즐기시는 분들이 아니에요 
근데 그날은 완전 편안한 표정으로 얘기 나누시더라구요
아줌마아저씨도 완전 조곤조곤
어린 저는 그런 분위기가 어색해서 막 책상 아래로 손장난치고 혼자 조용히 당황하고 있었어요
그때 오빠가 저한테 노올자, 놀자 해서 대답 하는 대신에 어른들 보니깐 놀으래요 그래서 와 잘됐다 하면서 오빠 데리고 제 방으로 갔어요
그 또래 여자애들답게 인형부터 이것저것 많았는데
여자애하고 인형 갖고 놀기 싫을텐데도 잘 놀아주더라구요 지금 생각해보니 이것도 심쿵감

놀다가 무슨 장난감에 오빠가 관심을 보였는데
아 이거 정말 설명하기 어렵게 생겼는데
애기 엄지손가락 크기의 바퀴달린 개모형을
미끄럼태우는?? 미끄럼틀처럼 생겨가지고 위에서 인형 잡은 손 놓으면은 아래로 슝슝슝 가는 그런게 있었어요
(그리고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다)
크기가 큰 건 아니고 아 컸나 탁상달력만한 

그래서 그걸 재밌게 갖고 놀았어요
그러다 제가 화장실 좀 다녀온다고 나갔어요
나오니깐 오빠가 어느새 거실에 가있는거에요 그 장난감 갖고
부서질만한 것도 아니였고 그거에 대한 소유욕도 없어서 
방에서 책 잡고 읽었어요
놀이터에서 땅팠던 피로가 갑자기 밀려와서...-_

여튼 그렇게 좀 있다가 엄마가 나와서 인사하라는거에요
그래서 나왔죠
마침 엄마아빠는 그 부부에게 줄 와인을 고르시는 중이었어요
비밀이라고 못 보게 하셨나봐요 거실에 그 가족만 있었어요
그런데 뭔가 표정이 심각한거에요
그러더니 저를 되게 조심스럽게 부르셨어요
뭐지ㅜㅜ?? 쭈뼛쭈뼛 다가가보니깐
그 개모형이 없어진거에요 
오빠가 놀다가 바퀴가 있으니까 좀 넓은데서 굴려보고 싶었나봐요
그래서 거실바닥에서 굴리다가
이게 바퀴가 있으니깐 이상한데로 들어간거에요
어디로 갔는지 오빠가 아는데 오빠가 말을 잘 못하니까 도통 행방불명
나중에 그걸 아시고 두분께서 같이 그걸 찾고 계셨던 거에요
그런데 못 찾을 것 같으니깐 저한테 너무 미안하다고 오빠가 놀다가 잃어버린것 같다고 얘기하시는데
그렇게 미안해하시니까 제가 더 죄송스러운 거에요 아 그런거 별거 아닌데... 그래서 괜찮아요ㅜㅜ 괜찮아요ㅜㅜ 하는데도
어디서 파는거냐고 사다주겠다고 하셔서 주운거에요 거짓말 쳤어요 어디서 샀다고 하면 진짜 사오실 것 같아서..
오빠도 되게 미안한지 고개 푹 숙이고 있더라구요 그깟 장난감이 뭐라고 이 세가족이 이렇게 미안해하나 여기서 3차 심쿵
그래서 제가 오빠 손 잡고 오빠 괜찮아 괜찮아 해주니깐 시무룩하게 보다가 제 손 꼭 잡아주는데 또 4차 심쿵
그 때 마침 엄마아빠가 오셔서 다들 현관으로 가셨어요
그리고 거기서 저희 부모님한테도 죄송하다 그러시는거에요ㅜㅜ
공돌이 아빠 왈 다시 만들어 주면 되죠 뭐 하하
(그리고 진짜 만들어주심 -_)
엄마도 괜찮다고 하시니까 그제서야 두분은 안심하시고 이제 엘리베이터 타면 되는데
오빠가 제 손을 안 놓더라구요 아마 미안해서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오빠 오늘 재밌었어? 오늘 고마워 또봐 하니깐 그제서야 놓고 엘리베이터 타더라구요

너무 오래된 거라 좀 조작된 부분도 없지 않아 있겠지만... 대충 이야기는 이런 내용입니다
아직도 생각하니 마음이 저릿저릿하네요 
그 이후로 보진 못했어요 왜지.. 왜일까 갑자기 의문
한번 더 보면 오빠가 좋아하는 놀이부터 하자고 하고 싶다
아직도 바퀴 달린 거 좋아하면 미니카도 사올텐데 오빠 웃는 거 진짜 좋았는데ㅜ ㅜ

건강히 지내고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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