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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일이다.
2009년 가을 어느 날
아들과 TV를 보고 있었다.(8살)
그 즈음 뉴스에 짱구는 못말려 작가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울 애는 짱구 매니아다. 아들한테는 빅 뉴스일거라 생각한 나는 아들을 불렀다.
"개똥아.."
"왜?"
"너 짱구만화 좋아하지?"
"어..완전좋아."
"짱구 그리는 작가가 죽었대.."
"근데?"
아들 반응이 미지근하다.
"짱구 작가 아저씨가 죽었다니깐?"
"어쩌라구~"
"안 슬퍼?"
"뭐가.."
.
.
.
.
.
.
"짱구에게 작별인사 해봐"
"왜..."
지금 생각하면 좀 유치한 요구였다.
"근데..머라고 해?"
"음..뭐 짱구야 잘가라든가..."
아들의 대답맨트를 내가 정해주는 모양새가 됐다.
아들의 입에서 기대하는 대답을 듣고 싶어 했던것 같다.
"짱구야 잘가..됐지?"
옆구리 찔러 절받는 식으로 대답하고는 후다닥 일어선다.
그리고 자기방으로 들어가면서 독백처럼 한마디.
"그런데 TV 틀면 짱구는 계속 나온다구..."
아까도 짱구 나오는거 봤단다. 짱구 안 죽었다고...
그 말을 듣고나니 갑자기 뒷통수를 쎄게 한대 맞은 기분이다.
8살 아들이 지금은 중학생이 되었다.
요즘도 티비를 틀면 짱구가 나온다.
아들이 옳았다. 짱구는 여전히 살아 있었다.
출처 | 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