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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초 서다 영창 갈뻔한 이야기
게시물ID : humorstory_4388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원조잡초
추천 : 10
조회수 : 770회
댓글수 : 18개
등록시간 : 2015/07/17 17:3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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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서태지가 난 알아요로 전국을 뒤집어놓던 시절에 입대함

강원도 홍O에 있는 부대임

신병교육대를 수료후 바로 옆중대로 자대배치 받음. 

지금은 없겠지만 당시 자대배치 받은 중대는 구막사로 보일러따위는 없는 

난방으로 탄 때는 막사였음. 일명 빼치카라 불리는 


이등병 달고 근무명령에따라 부대후문초소 경계근무를 하고 있었음

한참 보초를 서고 있는데  한무리의 불빛이 다가옴. 수백명의 훈련병들이 후문쪽으로 열맞춰서 오고 있었음.

야간 사격훈련을 하기위해서 옆중대가 후문으로 빠져 나가려고 하고 있었음.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너구리!"

배운대로 이렇게 외치고 암구호를 부름.

그런데 저쪽에서 아무 대답도 안하는 거임.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너구리!!!!"


다시한번 외쳤지만 대답은 없고 분대장(조교)들끼리 히히덕 대면서 다가옴.

어차피 훈련하러 가는건 알고 있었고 고참들이 잘 응대 안해주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난 샛파란 이등병이었으니 고참들이 어떻게 하든 FM대로 할수밖에 없었음.


"최OO이병 수고가 많다"


보니까 내가 신병교육대 훈련을 받았던 중대의 분대장이었음. 

13중대 14중대는 신막사 15중대는 구막사 

나는 14중대에서 교육받고 15중대로 자대배치 받음.


내가 훈련병 시절에 나를 교육했던 분대장님들이 야간훈련차 후문을 나가려는 거였음.


"총이 좀 이상한데? 잠깐 좀 줘바"

"아..안됩니다."

"볼게 있어서 그래 잠깐만 줘봐"


얼떨결에 총을 줘 버림.

다음 순간, 분대장이 웃는 얼굴을 싹 거두고 표정이 확 바뀜.


"총은 군인의 생명인데 이걸 뺏기면 어떡하나! 이새끼 이거 안되겠네"


그러더니 갑자기 초소에 있는 전화로 상황실을 연결하려고 하는거임.


겁이 더럭 났음. 진짜 레알 쫄음.

글로 표현 안되는 ' 아 조땠다' 의 느낌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거임. 

갓 이등병 주제에 총을 뺏기다니... 

분대장이 상황실에 전화를 거는 몇초동안에 온갖 불길한 상상이 한꺼번에 밀려옴.


"시정..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다급한 마음에 읍소해봤지만 소용없었다.



마침내 신호가 가고 상황실에서 전화를 받았다. 솔직히 그 순간 진짜 자살하고 싶더라.

이후에 펼쳐질 일들을 예상하니 숨이 턱 막힘. 이등병으로 도저히 감당할 수 있을것 같지 않았음.




" 아 상황실?  나 14중대 분대장 김하삽니다. 현재시각 후문초소에 보초서는 최OO 이등병이.."




올것이 오고야 마는것인가...  근무후 돌아가서 맞을 후폭풍을 생각하니 정신이 아득해졌다.




"근무상태가 매우 양호합니다. 수하요령도 정확하고 측후방 경계도 에팸인 병사입니다.
이 병사 근무후 상황실 돌아가거든 칭찬 좀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수고하십시오~~" 



ㅋㅋㅋ
그 분대장의 말투를 어떻게 표현해야 될지를 모르겠음
중대 서열 1~2위를 다투는 왕고참만이 가지는 특유의 여유로움과 약간의 넉살과 그러면서 내공이 탄탄한 말투였음.



자기 중대에서 훈련받던 내새끼가 옆중대로 자대배치 받았으니 
가서 적응 잘 할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했다고 지금도 믿고 있음. 

쓰고나니 재미없네요.. 걍 갑자기 그때 생각이 나서 끄적여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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