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가 1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리아 화학무기 제거에 대한 기본합의문을 타결했다. 미국의 군사개입 직전까지 치닫던 시리아 화학무기 사태는 일단락됐다.
미 국무부가 웹사이트에 올린 기본합의문을 보면 미·러는 시리아의 모든 화학무기를 폐기하기로 하고 1주일 안에 시리아가 보유한 화학무기 리스트를 화학무기금지기구에 제출하도록 했다. 내년 상반기 중 모든 화학무기와 관련 시설 폐기를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초기 현장조사 등을 올 11월까지 마치기로 했다.
미·러는 시리아 정부가 이 과정을 따르지 않거나 화학무기를 이동·사용할 경우 평화파괴 행위에 대한 군사제재를 명시한 유엔헌장 7장에 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미국의 단독 군사행동 대신 안보리 차원의 대응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화학무기 폐기는 시리아 땅 밖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미·러는 이 모든 과정을 관장하는 강화된 권한을 화학무기금지기구에 부여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채택하기로 했다.
합의에는 화학무기 사용으로 많은 민간인이 사망한 사태에 대해 가해자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시리아 반정부군과 미국 내 강경파들의 목소리는 반영되지 않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군사개입 의회 승인 추진 과정에 지지를 표해 힘을 실어준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 합의는 아사드가 우리의 협상 파트너임을 인정하고 화학무기만 쓰지 않는다면 무고한 시민들을 학살하고 중동지역을 불안정에 빠뜨려도 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며 “도덕적으로도, 전략적으로도 곱게 봐줄 수 없는 합의”라고 평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환영 성명에서 “국제 통제하에 시리아의 화학무기를 옮기는 것은 물론이고 궁극적으로 폐기하기 위한 목표 실현에 중요하고 구체적인 진전”이라고 밝혔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외교장관은 각각 “환영한다”, “중요한 진전”, “정치적 해법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시리아 국민화해부 장관은 러시아와 미국의 합의로 전쟁을 피했다면서 이는 시리아의 승리라고 주장했다.
http://m.khan.co.kr/view.html?artid=201309152240435&code=97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