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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넣어 빼내야 정신 차리나, 변비는 빨리‥
게시물ID : poop_43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걀몬
추천 : 4
조회수 : 152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6/22 05:14:44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2/13/2012021302321.html


어느날, 60대 여성 환자가 진료실 문을 두드렸다. 환자는 진료실 의자에 앉지도 못하고 엉거주춤 서서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치질 때문에 변도 안 나오고 죽겠으니 빨리 수술을 해달라며 울먹거렸다. 이럴 때일수록 환자에 동요되지 않고 자세히 환자의 병력을 청취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환자가 안절부절, 다짜고짜, 막무가내이니 우선 항문 진찰을 하기로 했다. 언뜻 보기에도 밖으로 돌출된 치질은 보이지 않았다. 직장수지검사(손가락으로 환자의 항문 및 직장의 일부를 촉지하여 비정상 유무를 확인하는 방법)를 한 결과, 치질은 차치하고 항문관 바로 앞까지 돌덩이처럼 딱딱한 대변이 꽉 들어차 있는 ‘분변매복’이었다. 


병력을 들어보니 평소에 변비가 있어서 간간이 약국에서 약을 복용하였지만 최근 열흘 전부터는 약을 먹어도, 관장을 해도 변이 안 나오고, 오히려 항문에서 피만 나오고 항문이 꽉 막힌 느낌이 있어서 치질이 생긴 줄 알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치질 연고도 발라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했다.

분변매복이란 변비를 오래 방치하여 대변이 대장 및 직장에 쌓여 돌처럼 단단히 굳어 있는 상태가 된 것을 말한다. 이 경우, 대개는 관장을 해도 변 배출이 어렵다. 결국 병원에서 수지 관장(의사가 장갑을 끼고 손가락을 이용해 분변을 꺼내는 것)을 이용해 변을 파내는 것이 유일한 치료 방법이 된다. 





환자에게 현재의 상태를 설명해 주고 마취제 섞인 윤활제를 바르고 수지 관장을 하였다. 환자가 내뱉는 고통스러워하는 소음에 진료실이 떠나갈 듯했지만, 단단한 변이 빠진 후에는 근 열흘 간 나오지 못했던 대변들이 쏟아져 나왔고, 그동안 환자는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를 되풀이하며 울먹였다. 이런 진료실 풍경이 시각적, 청각적, 후각적으로 아름답지 않은 것이 사실이나 여하튼 환자는 치료 후 편안해 보였다. 진정된 환자를 앉게 하고, 변비의 원인 그리고 치료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치질이 생기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원인이 변비를 비롯한 배변 습관에 있다 보니, 치질을 치료함에 있어 수술 여부와 관계없이 변비에 대한 치료를 병행하지 않을 수 없다. 변비가 있는 경우, 이 환자처럼 대개는 약국에서 약을 사먹게 되는데 변비를 치료하는 약제는 종류가 많고 기전도 각각 다르다. 집에서 하는 관장이나 자극성 하제 등은 일시적으로 효과를 보일 수 있으나 그에 따른 부작용이 많고 장기간 효과를 보기 어렵기 때문에 삼가는 것이 좋으며 필요하면 의사의 처방을 받는 것이 옳다.

기능성 변비인 경우에는 대개 식이 섬유소의 섭취가 부족해 대변의 양이 적어져 배변 횟수가 줄어들어 생기는 것이 주된 원인이므로 곡류, 채소, 과일 등 섬유소가 많은 음식의 섭취와 물도 많이 먹으라고 권유한다. 하지만, 이러한 식습관 교정은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꾸준히 노력하면서, 의사의 처방을 받아 부피 형성 하제(차전자 피, 차전자 씨) 및 삼투성 하제(마그네슘 옥사이드 등)를 병용하는 것이 좋다. 부피 형성 하제는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장 세균에 의해서도 분해되지 않아 수분을 간직할 수 있으므로 대변 부피가 증가하고 장운동이 촉진되며 대변도 부드러워져 쉽게 배변할 수 있도록 도와주므로 변비 치료의 첫 번째 약제로 추천할 수 있다.

환자가 다녀간 그 날, 대장항문외과 진료실은 창문을 다 열어 환기를 했음에도 하루 종일 진한 향기(?)로 인한 여운이 있어 후에 들어오는 환자들의 코를 씰룩거리게 했다.

/ 헬스조선 편집팀 [email protected] 
기고자=대전선병원 항외과 최동진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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