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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얘기 1
게시물ID : humorstory_4393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나무호야
추천 : 2
조회수 : 42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7/30 02:16:58
 내겐 오유인 남친이 있었다. 내가 그 당시에는 오유인이 아니어서 우리가 사귈 수 있었던 걸까? 그는 내게 자신이 본 재미있었던 이야기를 엄선해서 보여주곤 했다. 나는 잔인한 거, 더러운 거, 겁나는 거.. 편견과 편식으로 똘똘뭉쳐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더더욱 오유에 들어오지 않았었다. 그런데 그와 헤어지기 직전부터 오유에 들어왔다. 

그와의 첫 만남은 내가 대장이었던 동아리에 그가 복학생으로 들어왔을 때였다. 아니, 늦깍이 복수전공자였던 그와 신입생들의 강의에 내가 들어가 동아리 홍보를 하던 모습이 그에겐 첫 모습이었다고 했었다. 뭐라더라. 안경이 좋았다던가?
나는 귀한 신입 동아리원들이 혹시 나갈까 하여 전전긍긍하며 최대한 상냥하고 친근하게를 모토로 대했다. 그 때 나는 짝사랑 중이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무참히 차였다(고 생각했다). 외로웠던 나는 동아리에 목을 메었고, 덕분에 동아리 신입 중 한 사람에게 고백받는 쾌거를 이루었다. 사실 그 고백들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난 그 고백을 한껏 폼을 잡으며 거절하고 내게 고백할 것 같지 않던 그에게 사귀자고 손을 내밀었다. 
그는 문자 그대로 주저없이 내 손을 잡아 깜짝 놀랐었다. 그리고 위태위태한 걸음이 시작되었다. 그는 내 짝사랑 남자에 대해 알고 있었고 언제든 내가 떠나갈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나도 그러했다. 그 당시 일기장에는 그를 사랑하진 않지만 주저없이 잡아준 그를 사랑해야 한다는 글이 전부였다. 사실 난 반쯤 날 걷어차길 바라면서 고백했고(말하기는 난 당신이 날 좋아하는 줄 알고 있었어~ 라고 했었지만) 짝사랑남자는 한동안 내 마음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내가 그에게 처음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은 사귀고 나서 한달여가 지난 후부터였지만 거기에 마음을 담기 시작한 건 일년쯤 지나 내가 수술한 후부터 였다. 그 때 난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그는 그런 내게 동앗줄같았으며 차였음에도 끊지 못했던 짝사랑과의 연락도 잠시 끊겼을 때였다.
우리는 그 때 함께 아파했다. 그는 많이 울었고 나는 그런 그를 바라만 보았다. 나는 왜 울음이 나지 않는 걸까 궁금해하면서. 그 다음부터 못생기고 키가 작아서 괜히 볼 때마다 놀랬던 그의 모습이 잘생겨 보이기 시작했다. 억지로 귀엽다 말했던 모습들이 절로 감탄사가 나올만큼 귀여워 보이고 심장이 뛰어 내가 도리어 놀랄만큼 변해갔다. 일기에는 드디어 내가 미쳤구나라고 적었다. 
그는 정치적인 면, 종교적인 면에 깊은 관심과 지식을 가지고 있었고 때때로 그의 지식에 놀라곤 했다. 그렇게 점점 나는 그와 사랑에 빠졌다.
출처 댓글로 예전 남친에 대해 쓴 글이 있는데, 그 남친이 오유인이라 혹시 그가 볼까봐.. 하지만 보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도 잘 모르겠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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