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생이었죠...올림픽 때 태어났습니다... 1991년 제가 군생활 시작할때...3개월 가량을 문 앞에서 떠나지 않고 저를 기다렸답니다.. 1993년도 말...저의 제대를 가장 반겼던 녀석이었습니다.. 1999년...침대 위를 펄쩍 뛰어 오르던 녀석의 모습을 못보게 되었습니다...뒷다리의 힘이 약해져서..." 날 침대에 올려줘..형 " 이렇게 외치듯 보였습니다. 전 그 모습에 안타까워서 녀석에게 " 바보같이 왜이래..그것도 못해? 너 아직 안늙었어. 올라와 " 라고 오히려 소리쳤습니다. 2000년....털이 많이 빠지고 등에 검버섯이 피더군요 2001년....눈에 백내장이 생겼습니다..귀에 이상이 오구요 2003년....제가 미국에 일년동안 간 사이...동생의 이메일이 왔습니다..삐삐가 죽어가고있다고..안락사 얘기가 슬슬 나왔습니다 2004년 9월 말....귀국해서 녀석을 보고 흐르던 눈물...전 소리없이 흐느꼈습니다....저 사진 속의 녀석이 삐삐였죠...온몸이 말라 비틀어지고...눈은 안보이고....귀도 안들리고...걷지도 못하는...그저 후각만이...녀석의 살아있음을 증명했죠... 침대로 녀석을 데려올수가 없었죠. 잘때는 똥오줌을 거의 못가렸으니까.. ..깨어있을 때는 오줌은 깔아준 시트에 쌌지만...대변은 옆으로 기어서라도 자신의 자리를 벗어나 싸고...다시 자리로 돌아가면서 그 대변을 온몸으로 뭉개더군요. 걷지를 못했으니까... 그 장면은 지금도 눈에 선하고 알 수 없는 감동과 가슴아픔을 동시에 주더군요. 그해 12월.....안락사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할 수 없었죠. 제가 녀석의 생명을 거둘 자격이 없었다고 믿었고...천수대로 살게하고 싶었죠. 게다가 식욕만은 아직도 있었으니까요.. 다만 보는이들이 괴로왔습니다. 2005년 1월.....밤에 서서히 이상한 신음소리를 내서 녀석이 갈 날이 머지 않았음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1월의 어느 날... 아침에 녀석을 만져보니..몸이 차갑게 굳어있습니다. "그동안 수고했다 그리고 내 곁에 항상 있어줘서 너무나 감사했다"라고 녀석에게 말을 해주고 뒷산에 묻었지요... 그리고 다시 후회가 되더군요..저렇게 아프기전에 안락사를 시켰어야 했던 것 아니었나...녀석의 신음이 귓가를 맴돌았으니까요. 그리고 3월...이제 녀석의 무덤에 가서 제 얘기도 해주고 농담도 하고 그럴 수 있죠... 너무 힘들었을때 내가 널 미리 보내주지 못한게 힘들었다면 미안하다구...하지만 너 태어나고 죽는 순간까지..너의 운명대로 그렇게 살다가게 해주고 싶었다구... 그리고 사랑했다구... PS 군 시절 받던 모든 스트레스를 개들을 괴롭히는 일로 풀었고...지금도 그 일은 제 인생에 가장 후회되는 일로 꼽힙니다. 이젠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살아있는 것들을 사랑하려 합니다... 그리고 떠난 그 녀석도 영원히.. <엽혹진 펌> 출근 하자마자 눈물이 맺히게끔 하는 이야기라 올려봅니다. 오늘 아침에 집을 나오면서 애처롭게 눈빛을 보내던 저희집 강쥐가 벌써 보고싶네요. 집에가서 맛난거 줘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