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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병의 시간5-환복
게시물ID : humorstory_4398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hukbi
추천 : 0
조회수 : 71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8/17 16: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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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방위병들에게 있어서 가장 흥분되는 말이 뭐냐고 물어본다면 아마 십중팔구는 '환복'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환복... 말그대로 옷을 갈아 입는다라는 뜻이지만 방위병들에게 환복이란 만화에 나오는 초인들의 변신직전 주문과도 같은 위력을 가진 미스터리한 힘을 내려주는 신비한 단어이다.. 
 
부대에서 아무리 힘들고 지치더라도 환복이라는 말을 들으면 슈퍼맨과 같은 힘이 솟아오르며 플래쉬맨과 같은 민첩함으로 옷을 갈아입을수있다.
 
매일 오후 5시 20분정도가 되면 중대장의 명령을 받은 중대 선임병고참(대개 현역병장)으로부터 환복명령이 내려지고 이에 방위병들은 일제히 '환복' 이라는 우뢰와같은  복창과 함께 번개같은속도(아마  이것이 방위병들이 가장 빠릿빠릿한 순간일것이다)로 순식간에 군복에서 사복으로 갈아입고 중대막사앞에 4열종대로 정렬하게된다...
 
그러면 중대장이 나와 간단한 훈시와 지도사항을 전달한후 그대로 뒤돌아서 4열종대 또는 2열종대로 위병소까지 방위병 선임병의 인솔로 퇴근하게되는것이다..
 
내가 일병때쯤인가 어느날 중대장이 바뀌었다..
 
방위병들을 첨본듯 잘해야 165도 안될것 같은 단신이였지만 왠지 강렬한 카리스마인상을 가진 그는 아침점호에서  자기가 레이저로 조준하는 총을 쏘는 특전사에서 왔고 니들은 왜 군복이 틀리냐? 방위병이 뭐냐는 둥 여러가지를 우리한테 물어보았다.
 
그러더니 한2~3분정도 밖에 말하지않았으면서 자기가 태어나서 이제까지 제일 말을 많이 한것 같다는것이다..
 
어째든 그렇게 아침점호를 끝낸후  여러 일과를 보내고 퇴근시간이 다가 왔다...
 
5시 20분이지나 30분이 다되가는데도 환복명령이 안내려지고 있자 상병방위병고참들이 현역 병장 선임병에게 눈치를 줬다...
 
방위병들은 일과시간내에서는 현역 방위 구분없이 모든 계급과 규율을 따르지만 5시 30분이 지나도 영내에 있게되면 슬슬 정신줄이 풀어지게 된다.
 
병장선임병은 조심스레 신임중대장에게 갔다...
 
"저기 말입니다.중대장님  단기사병들 환복시키셔야 하는데 말입니다..."
 
"환복? 환복이 뭔가?"
 
"아 환복말입니까? 그게 그러니까 단기병들은 일과가 끝나면 집에 가야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뭐 집을가? 오 환복 그게 좋은거구만.. 그럼 집에 가야지 환복시켜.."
 
이말은 들은 병장선임병이 내린 환복의 복자가 채끝나기도 전에 자유에 굶주린 맹수와 같았던 우리는 환복이라는 사자후를  복창했고  불과1,2분도 안돼서 이미 환복을 끝내고 연병장에 집합하였다..
 
그런데 이 중대장에 나오지 않는다...
 
다시 병장선임병에게 눈치를 줘 중대장실로 들어가서 중대장를 데리고 나왔다...
 
그는 퇴근점호를 해야한다는것도 몰랐나보다.
 
친절한 병장선임병의 인도아래  다시 아침에 했던 말을 고대로 반복한 그는 역시 오늘 내가 말을 너무 많이 했다는 말과 함께 마지막으로 한마디 외쳤다.
 
" 그럼... 환복해!"
 
앞줄에 있던 신병 몇명은 본능적으로 환복이라는 복창과 함께 다시 막사로 뛰어 들어갔고.. 중간줄의 나머지 이병들과 일병몇몇들은 뒤돌아설뻔 하다가 어찌할바를 몰라 고민하고 있었으며..뒷줄의 나머지 일병들과 고참상병들은 자그마한 목소리로 아 저중대장 끝까지 개념없구만 환복이 퇴근이란 말이란 완전 이꼴인줄 아나보네.. 븅신 쯔쯧...이러며 투덜댔다...
 
쓸데없는 한바탕 소동후 다시 병장선임병의 친절한 용어해설을 들은 중대장은 그제서야 "퇴근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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