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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내집앞이라도 안심할 수 없음.. 미친놈 만났던 썰..
게시물ID : panic_439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별링
추천 : 60
조회수 : 8621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3/03/11 00:36:03


이게 벌써 작년 여름의 일이라고 생각해보면 시간도 참 빠른 것 같음

이 일에 대해서 당시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데다 거의 잊고 살았는데 요즘 공게나 다른 커뮤니티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뒤따라오는 사람들 때문에 가슴 씸벅하단 이야기들을 보고 다시 생각해보니 나도 섬뜩한 일을 겪었던 것임

작년 여름 1년 반 간의 지방 자취생활을 끝내고 처음 본가에 니코(우리집 고양이)를 데리고 왔을때의 일이었음

그 때의 니코는 낮선 환경탓인지 집에 붙어있지를 못하고 문을 열면 자꾸 밖에 나가려고만 했음


글쓴이는 대학원생이라 방학이고 뭐고 음슴. 그냥 학교 붙박이임.

어느 날, 학교에서 밤 10시쯤 나와 잠깐 친구와 차 한잔을 하고 있었음

엄니한테 다급하게 전화가 옴. 니코가 아까 나가서 아직 안 들어오고 있다고 얼른 와서 같이 찾자고 하심

그때만 해도 니코의 습성을 잘 모를때였고, 동네짬먹은 짬타이거들이 기승을 부려서 니코가 습격당한적도 있는지라 걱정스러운 마음에 

친구차 타고 얼른 귀가함


귀가하자마자 얼른 가방부터 집어던지고 니코찾아 돌아다니기 시작했음

엄니는 일단 나보고 집 앞 골목을 돌으라 하시고 본인은 좀 더 멀리 가보겠다고 하고 저만치 가심

하지만 밤 11시에 우리 니코를 찾는 일은 모래밭 또는 잔디밭에서 바늘찾기, 또는 서울에서 김서방찾기였음

왜냐하면 우리 니코는



일단 요렇게 생겨먹었고 밤이 되면 어딨는지 잘 안보임(집 앞에 앉아있던 옆집 할머니께서 뭐 새까만게 돌아다니는 걸 봤다고는 하심)

그리고 우리동네 분위기가




그러하다


이게 가로등 다 켠거임. 밝기조절도 뭣도 안하고 그냥 있는 그대로 찍은 사진임(위- 조금 멀리서, 아래 - 조금 가까이 다가가서 찍음)

그리고 고양이 특성상 꼭 차 밑 요런데 숨어있음




대략 설명하자면 엄니는 저 그림에서 니코 찾겠다고 분홍색 점 위치에서 위쪽으로 출발하시고

글쓴이는 저기 하늘색 점 이전에서 부터 차 한대 한대씩 밑바닥을 살피면서 니코를 부르며 집쪽으로 가고 있었음

저 빨간 해 모양 점이 그 남자가 출몰한 곳임


주머니에 손넣고 두리번거리던 노란머리의 그 남자애가 나에게 엄청 다정하게 말을 걸어옴

"저기.. 무슨 일 있으세요?" 하고. 15년 넘게 산 이 동네에서 처음보는 남자애였음.(20대 후반을 달리는 내 기준엔 애였음-_-)

이 동네는 나와 내 동생이 초,중,고를 이동네에서 다 나왔고 내 친구들과 내 친구들 형제자매들도 거의 이 동네 학교를 나와서

왠만하면 얼굴만 보면 누가 누군지 정도는 다 알지만 그 친구는 정말 처음보는 얼굴이었음.

처음에는 그냥 동네 오지랖 넓은 청년이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긴지라 

"아네.. 고양이가 집을 나가서 찾고있어요..." 라고 건성으로 대답하고 계속 애타게 고양이를 찾고있었음

근데 솔직히 동네에서 누가 개나 고양이 찾는다고 하면 아는 사람 아닌 이상 누가 저렇게 말을 걸음?

아니 그리고 모르는 사람이 말을 걸 수 있다고 치면 왜 한밤중에 알지도 못하는 외간여자한테 말을 걸음?

차 한대 살펴보고 허리펴고 한 다섯걸음 걷고 또 한대 엎드려서 살펴보고를 한 세번쯤 반복하는데 이상한 느낌이 들기 시작함

그 남자가 어슬렁 어슬렁 따라오고 있던거임. 그림을 저렇게 그려놔서 짧아보일 뿐, 한 블럭 정도를 따라오고 있었음

그리고 따라오면서 계속 말을 걸었음.


"...이 동네 사시나봐요..?"


역시 고양이 찾느라 이 말은 본의 아니게 씹음. 근데..


"......집이 이 근처세요?"


이 질문을 듣는 순간 소름이 돋았음.

아 이새끼가?! 하는 생각에 본능적으로 집쪽으로 가면 안되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음.

(베오베 변태 썰에서도 말했지만 글쓴이는 촉이 빠름. 그날은 고양이 때문에 살짝 정신이 없었음)


고양이 찾는 거 도와주는 것도 아니면서 남의 집은 왜 물어보는거임??

그래서 집쪽으로 가지 않고 일부러 직진해서 걸어가면서 계속 차 밑을 살펴봄

엄니한테 전화하고 싶었지만 엄니는 어디 잠깐 나갈때 핸드폰을 안 들고 나가시는 습관이 있으셔서 연락할 수가 없었음



그 남자는 계속 집이 이 근처냐.. 혼자 사냐.. 집이 어디냐.. 를 물어보며 나를 쫓아왔음

아.. 이 인간이 날 혼자 살면서 고양이 키우는 여자로 생각하고 우리집을 알아내려 하는구나 싶었음

뭐 말로는 자기도 강아지 키우다 잃어버린 적 있다며 그래서 힘들었다며.. 아네.. 아네.. 하고 건성건성 대답하고 계속 차 밑만 봄

근데 왜 쫓아오냐고.. 제대로 대꾸 안하면 그냥 가든가... 

그리고 너도 힘들었음 같이 찾아주던가.. 왜 주머니에 손넣고 그냥 쫓아오기만 하냐고..

심장이 심하게 두근거렸지만 내색할 수는 없었음.. 

저 왼쪽골목 끝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도 그 남자는 계속 말을 걸면서 날 쫓아오고 있었음

아마 내가 일부러 우리집으로 가지 않는 걸 눈치챈듯 했음 


그 끝날것 같지 않은, 하지만 짧았던 몇분이 흐르고,  저 뒤에서 구세주 같았던 엄마의 목소리가 들림


"니코 찾았니~?"


이때다 싶어서, 


"아니~!! 차 밑에 다 찾아봐도 없어 엄마!!" 하고 크게 소리를 지름


"아유~ 얘는 도대체 어디갔다니!!!!" 하고 엄마의 목소리가 가까워지자

이때까지 날 쫓아오던 이 남자가 갑자기 어두운 저쪽길로 빠르게 도망가버림


수상하지 않음?


이 정도 되면 이때까지 '선의로 그랬을 수도 있지 뭐 글쓴이는 오바하고 그러냐..'라고 생각하다가도 한번쯤 의심이 들지 않음?

진짜 같이 고양이를 찾아주고 싶었던거라면 왜 울 엄니 나타나니까 도망감?


엄니한테 이 이야기를 살짝 했더니 일단 집으로 얼른 들어가자고 하고 건물 안에 들어와서 밖을 살펴봤음

(우리 건물 복도창문에서 우리집 근처 골목들 보임)

일단 근처에는 안보였음


별 이상한 사람 다 있다면서

물이라도 한잔 마시고 다시 찾아보자 하며 집으로 들어감.














그리고 니코는 집에 들어와있었음 -_-;

괜히 니코한테 화풀이하다가 나중에는 미안하다고 간식 주고 어르고 달래줌



그때 그 순간에 엄니가 나타나지 않았으면 이놈은 어디까지 쫓아왔었을까 생각하니 지금도 좀 섬뜩함

내 집앞도 무서워해야하다니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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