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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버릇 안좋은 후배 이야기 2
게시물ID : humorstory_4399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제1대등신왕
추천 : 20
조회수 : 1774회
댓글수 : 14개
등록시간 : 2015/08/21 11: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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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todayhumor.com/?humorbest_1110666 1편입니다. 자극적인 냄새가 담긴 글을 써서 죄송합니다. 

1편의 이야기 이후 녀석은 몇 번 더 방귀를 나를 향해 뀌더니 창원을 지날 때 즈음 소강상태를 보였다. 다행히 그 이후로 방귀를 
나를 향해 발사하지는 않았다. 부산에 도착해 나를 내려준 뒤 녀석은 광안리 근처로 이동해 숙소도 잡을 겸 먼저 바다 구경을 한다고 떠났다. 

출장 가서 일은 생각보다 빨리 진행 되었다. 아니 너무 일사천리로 일이 쉽게 진행되니 더 큰 무슨 사건이 나를 기다리지 않을까 
불안함이 들기도 했다. 녀석에게 연락하니 녀석은 다짜고짜 내게 불만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형, 여기 모텔비 되게 비싸요. 얼만지 아세요?"

"몰라 관심 없어.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성수기니까 비싸게 받는 거 당연한 거 아니냐. 그래서 예약은 했어?"

"네. 했죠. 그런데 형 바다 전망 안 보여도 상관없죠?"

"당연히 상관없지. 우리가 다정하게 백허그한 뒤 바다 바라볼 사이도 아닌데, 지금 그쪽으로 갈 테니까 바닷가 모래알 몇 개인지 세면서 기다려."

그리고 택시를 타고 광안리로 이동했다. 광안리에는 휴가철이라 그런지 가족 단위로 온 사람들, 연인끼리, 그리고 헌팅을 목적으로 온 거
같은 젊은 사내 무리 까지 많은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광안리 해변에 정장에 넥타이 매고 서류가방을 들고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저 사람 업무시간에 땡땡이치고 놀러 왔나 봐." 하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땡땡이 맞지 뭐..
녀석과 나는 사람들과 바다를 구경하며 해변을 걸었다. 절대 비키니 입은 여자만 바라보며 걸은 건 아니었다. 

"형 그런데 일은?"

"잘했어."

"다행이네요." 참으로 다정한 선, 후배 간의 훈훈한 대화였다. 

그리고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우리는 낮술이나 마시자고 했다.
찾아간 곳은 민락 회센터, 해변에서는 모래알보다 존재감이 없었던 우리는 회센터에 들어서자마자 이모님들에게 마치 
인기 트로트 가수가 방문한 것 같은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심지어 광어와 우럭을 샀을 뿐인데 아주머니는 내게 사인을 요구하기도 하셨다. 
연예인이 된 기분이었다. 그리고 아주머니는 우리에게 

"형제가 부산으로 놀러 왔나 보네요?"

당장 광어와 우럭을 반품하고 싶었다. 저런 녀석과 내가 형제의 비쥬얼로 보인다니.. 하지만 나보다 더 불쾌한 표정을 짓고 있는 건 
'내가 저런 통짜이씨와 가족으로 보이다니' 하는 표정의 녀석이었다. 우린 둘 다 아무 말 없이 "허허.."하고 한숨만 쉬었다. 
아주머니는 형제간에 싸우지 말고 먹으라고 멍게 2마리도 서비스로 던져 주셨다. 

식당에 자리를 잡고 술을 마시면서 이런 저런 서로 사는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던 중 내가 피하고 싶던 대화의 주제인 녀석이 왜 여자친구와
헤어졌는가 에 대한 이야기를 내가 묻지도 않았는데, 녀석이 먼저 말하기 시작했다. 둘 만의 사연이 있을 수도 있고 일방적으로 한쪽의 의견만 듣고 
잘못 훈수를 뒀다가 낭패를 본 적이 있어 술자리 아니 제정신인 상태에도 남녀 간 연애문제를 듣고 상담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녀석은 올해 32살이고 녀석의 여자친구는 올해 29살인데, 직장 생활을 잘하고 있던 여자친구가 갑자기 워킹 홀리데이로 호주로 최소 1년 정도 
떠나고 싶다고 한 게 둘 사이 문제의 시작이었다고 한다. 녀석은 그녀와 진지하게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그녀의 발언에 둘은 
말다툼을 하고 결국 헤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서울에 있으면 계속 그녀한테 보고 싶고 찾아갈 거 같아 나를 따라 부산에 내려왔다고 했다. 
'그냥 서울에서 혼자 청승맞게 방귀뀌면서 소주나 마실 것이지 왜 나를 따라와서..' 라는 생각보다 그래도 내가 적절한 시기에 멀리 출장을 와 
녀석에게 위로해줄 수 있는 게 다행이라 생각했다. 

녀석의 말을 들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녀석에게 계속 소주만 따라줬다. 둘이 어느 정도 취했을 때 우린 밖으로 나와 해변에 앉아 맥주 한 캔
씩을 마셨다. 녀석의 표정이 너무 진지한 거 같아 녀석을 웃게 해주기 위해 농담을 던졌다.

"너 3년 전에 고질라가 광안대교 부숴버린 거 알아. 그때 내가 카이주 타고 막으러 왔었는데? 

녀석은 선배의 하이 퀄리티 농담에도 계속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우울하게 캔맥주를 비우는 우리 근처에는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 애들이
빅뱅의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고 있었다. 나도 저 나이 때는 룰라 노래를 들으며 공옥진 여사님의 병신춤을 췄었는데, 퐈하하하하..
쓸데없이 고영욱이 내 머리에서 각기춤을 추며 나타났다. 머릿속에 롤리타 콤플렉스를 지운 뒤 녀석에게 말했다.

"걔랑 헤어진 거 아직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았는데, 형한테 말하니까 속이라도 시원하네요."

"뭐. 나한테 말한다고 걔가 다시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너 속 시원하다니 다행이다. 미안하지만 내가 어떻게 해라 이렇게 말을 못하겠어."

"아니에요. 형 정말 고마워요. 제 이야기 들어주신 것만 해도 얼마나 고마운데요."

"고마우면 모텔 가서 야식에 소주는 니가 사."

이야기가 여기까지였으면 훈훈한 선, 후배의 술자리 이야기인데,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왜 녀석이 똥 버릇이 안 좋은지 나올 차례이다.

녀석과 숙소로 돌아와 족발에 소주를 마셨다. 우린 둘 다 그날따라 소주도 잘 넘어갔다. 아무래도 출근에 대한 압박도 눈치 볼 사람도 없어서
그런 것 같았다. 소주가 들어가도 녀석의 기분은 풀리지 않는 것 같았다. 아무래도 술을 마시니 그녀의 생각이 더 나는 것 같았다. 
녀석이 화장실을 갈 때 취하던 전형적인 자세를 몇 번 취하더니 형, 저 잠시만 이러면서 화장실로 들어갔다. 

화장실에서 녀석이 '꺽,, 꺽.." 이러며 소리 죽여 우는 소리를 들었다. '녀석.. 그녀를 많이 사랑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씁쓸한 마음에
소주를 마셨다. 그리고 녀석은 내게 화장실에서 큰 소리로 말했다.

"형 저 똥이 나오지 않아서 그러는데 노래 하나만 불러주시면 안 돼요?"

'이런 미친 새끼.. 내가 내 새끼 똥 쌀 때도 노래 안 부르는 데, 네놈 똥 잘 싸라고 응원가를 부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녀석은 실연의 고통으로
눈물을 흘리며 똥을 싸고 있는 가련한 놈이다. 그래 아끼는 후배인데, 노래 정도 못 불러주겠나 싶어 나는 노래를 시작했다.

"처음 느낀 그대 모습은 혼자만의 오해였던가요.해맑은 미소로 나를 바보로 만들었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이자 녀석의 상황에 맞는 유재하 님의 '사랑하기 때문에'를 실연당한 30대 초반의 기억을 살려 최대한 감정을 실어 
부르고 있었다.

"형.. 그런 슬픈 노래 말고 신나는 노래로요."

"아..씨.. 그럼 뭐 불러줘. 곰 세 마리 불러줄까?"

"아뇨. 형, 빅뱅의 뱅뱅뱅이요." 

"이런 씨.. 똥 싸는 데 무슨 빅뱅 노래야.." 

"형 제가 기분이 우울해서 신나는 노래를 듣고 싶어요."

"기다려 봐 인마. 난 깨어나 까만 밤과 함께 다 들어와 담엔 누구 차례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막장 게릴라"
난 시키지도 않았는데 막장 고릴라처럼 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손뼉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이렇게 해서라도 녀석이 기분이 풀린다면 
내가 뱅뱅뱅 정도 못 불러 주겠나 싶었다. 그리고 술 마시고 격렬한 안무를 하며 노래를 부르니 힘들어서 녀석에게 외쳤다.

"랩은 네가 해. 헉헉"

"찌질한 분위기를 전환해 광기를 감추지 못하게 해 남자들의 품위 여자들의 가식 이유 모를 자신감이 볼만해~"
녀석은 기다렸다는 듯이 탑 씨가 하는 랩을 하고 있었다. 어렴풋이 보이는 녀석의 실루엣은 래퍼들이나 한다는 삿대질 퍼포먼스도 하는 것 
같았다. 녀석은 전 세계에서 최초로 위에서는 랩을 아래에서는 똥을 싸는 새로운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총 맞은 것처럼~" 

밖에 있는 나도 화장실에 있는 녀석도 우린 동시에 외쳤다. 

'뱅뱅뱅... 빵야 빵야 빵야'

녀석의 똥이 경쾌하고 시원하게 오장육부를 지나 괄약근에서 세상을 향해 '빵야 빵야 빵야' 발사되길 기원했다. 

뱅뱅뱅이 끝나도 녀석은 나올 기미가 없었다. 오히려 같이 노래 3곡을 더 부른 후에야 녀석은 개운한 표정으로 나왔다.
나도 어디 가서 똥쟁이 소리를 드는 편이지만, 이 녀석은 나보다 더 문제가 많은 똥쟁이다.
그리고 당연하다듯이 씻지도 않은 손으로 족발을 쌈 싸먹고 있었다. 에이 더러운 새끼.. 입에 똥독이나 올라라..

그리고 생각했다. 다음에 내가 반드시 이놈을 데리고 화장실 데려간 뒤 문밖에서 시스타 노래 시켜야지.. 물론 춤도 추라고 하면서..
녀석은 1편에서 밝힌 바람직하지 못한 세 가지 똥습관에 이어 술 먹으면 똥 쌀 때 사람에게 격렬한 댄스곡을 노래 시키는 잘못된 똥 습관이 
하나 더 늘었다. 
출처 빵야 빵야 빵야.

랩은 정말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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