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30919111135618
순식간에 사라진 1달치 우편물… 주변 상인들 "무슨 회산지 아무도 몰라" "여기 오고 가는 사람 없어. 예전엔 윗층 사람들이 창고로 썼던 것 같은데 요새는 사람 없어."(주변 식당 직원)
지난 16일 오전 8시쯤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공식 사업자등록지인 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K오피스텔은 비어 있었다. 주변 상인들도 이곳이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누가 관리하는지 알지 못했다.
주변에 법원이 있어 15층 건물에 입주해 있는 270여 세대 중 법무사 사무실이 다수를 차지했다. 다른 사무실과 달리 지하 식당가에 위치한 약 9평짜리 일베 사무소. 유리문에 흰 코팅지를 붙여 안을 들여다 보지 못하게 만들었지만 잠금장치 바로 윗부분의 코팅지는 조금 벗겨져 있었다.
안을 들여다봤다. 불이 꺼진 사무실을 어두컴컴했다. 상자 박스가 양쪽 벽 옆으로 두어개씩 쌓여있었다. 사람이 출퇴근한 흔적은 없었다. 일베의 대구 사무소는 '유령 사무소'였다.
그러나 유비에이치 대표 이모씨를 찾는 사람은 많은 듯싶었다. 문에는 서울북부지법에서 온 등기가 도착했다는 '우편물 도착 안내서'가 붙어 있었다. 집배원이 8월 20일과 21일에 다녀갔지만 사람이 없었던 것.
오전 11시45분쯤 기자는 일베 사무소의 우편물함에서 이모 대표에게 대구 수성경찰서, 수성구청 세무과, 국세청 등에서 보낸 편지를 최소 6통 발견했다. 소인이 찍혀있는 우편물 가운데 가장 오랜된 것은 한 카드사로부터 온 대금청구서. 8월 20일자였다.
그러나 상호도 직원도 없는 일베 사무소에 '유령'이 출몰했다. 기자가 점심을 먹고 오후 2시쯤 다시 왔더니 한 달 가까이 쌓여 있던 우편물은 2시간 새 모두 사라졌다. 사무소 문 앞에 붙어있던 법원 등기 도착 안내서도 없어졌다.
오전부터 근무했던 건물관리인은 "(우편물은) 본인이 가져가는 일만 있고 따로 보관하거나 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누군가가 가져가는 것도 보지 못했다고 했다.
사무소 지하 식당가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모르쇠'로 일관했다. 한 식당 직원은 묻는 사람이 많았던지 "사람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건물 관리사무소 관계자에 따르면 (주)유비에이치 측은 지금껏 관리비를 밀린 적도 없고, 납부일인 이날도 입금을 했다. 인근 부동산 주인은 (주)유비에이치 측이 입주해 있는 지하 공간은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10만원 수준이라 말했다.
한 매체에 따르면 (주)유비에이치 측은 지난 7월 22일 대구 사무소 계약을 했다. 민주당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진상조사 특별위원회는 최근 "검찰이 일베의 사무실인 서울 역삼동 황화빌딩을 압수수색하고 나서 얼마 뒤 대구로 주소를 이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오후 6시에 다시 찾은 일베 사무소는 그대로였다. 사람은 없고 우편물도 행방불명됐다. 우편물을 보냈던 대구 수성경찰서 관계자는 "이씨가 최근 한 개인을 상대로 냈던 진정 사건이 마무리됐다는 내용의 서류를 보냈을 것"이라며 "현재 별개의 고소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줄 수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