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하늘도 흐리고 가을바람 같은게 축축히 부네요.
남자친구랑 오늘 헤어졌습니다. 정확힌 새벽4시에요.
스물아홉 사는동안 나름 사람보는 눈은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눈치도 제법 빠르고 사람은 잘 파악하며 살아왔다 자부했는데
이렇게 해머로 뒤통수를 거하게 맞게 되네요. 몇톤짜리로 맞은 기분이구요.
남자친구의 첫인상은 여자를 잘 모르는 쑥맥같았고 본인스스로도
연애경험이 없다고 했어요. 제가 대활 주도할 정도였죠.
그 사람 친구들 만나도 다들 얘 연애고자다 연애 못한다 하며 놀리기도 했고 쑥스럼 타면서도 허세부리지 않고
늘 자기 부족한 모습 인정하는 것도 순박해보여 좋았죠.
성실하고 자제력이 높은 남자였어요.
공부할땐 아무리 꼬셔도 그날 할당량은 다 채우고 나왔죠.
근데.
사귀고 일년이 지나고.
첫번째사건.
그가 절 속이고 뒤에서 성매매를 한번 했단걸 알게됐습니다.
사귄지 1주년을 앞두고요.
가슴이 터질것같았죠. 다들 헤어져라 난리였지만 두번다신 안그러겠다
나도 신념이란걸 배우겠다.
또 그러면 우리 부모님께 알려도좋다며 번호까지 알려주며 매달려,
전 주변의 만류에도 스스로 불행이 예견된 만남을 이어갔습니다.
괜히 미련남기지 말고 완전히 감정이 사라지기 전까진 사겨보자 싶었구요.
이게 3개월전 일이죠.
세달이 지나는 동안 폰이고 노트북이고 모두 저에게 오픈하고 같이 살다시피 함께 있으며,
가치관까지 변하겠다며 진심으로 노력하는 이 사람 모습에 조금씩 맘을 다시 열고있었습니다.
그러다 어제 .
제 폰을 충전해놓고 남친폰을 봐도 되냐 물었고 흔쾌히 봐라하며 남친은 잠에 들었죠.
그러다 친구들에게 카톡이 왔었고
평소 저에대해 어떻게 얘기하는지 궁금해 남친 카톡을 들어가 가장친한 친구들 과의
단체톡을 봤습니다.
저에대한 좋은 얘기밖에 없더군요. 여친이랑 결혼할거다. 진짜 좋아하는거 같다 같은대화요,
최근부터 작년 하반기까지지만.
사건은 우리가 만난지 한달쯤 된 카톡에서 터졌습니다.
연애초 그와 전 소개로 알게되었었고, 다들 외로워서 연애시작하는거 아니냐는
다소 뜨뜻미지근한 그의 반응에 많이 싸우고 했었어요.
그런데. . .
거기 이렇게 적혀있더군요.
먹버할건데 혼자 진지충이다.
난 결혼생각없는데 벌써 결혼생각한다. 부담스럽다.
계속보니 못생긴거 같다. 착해서 만난다.
계산하는거보니 개념녀다. 그래도 저번에 소개받은애가 예쁘다 등/
거기에 플러스로 자기가갔던 업소 누나 실명까지 거론하며
너네 이지역 오면 내가 소개해주겠다 하는등 ㅎㅎ. .
온몸에서 피가 빠져나가는 기분이더군요.
내가 1년간 사겨온 사람은 누구인가.
나에게 해온 행동들은 다 가식이었나.
어제 저녁까지 차려주며 하루 고생많았다며 다독여 주던것도 거짓인가.
내 1년 추억은 어떻게 되는거지.
내 진심들이 이렇게 조롱당하고 있었구나.
남친에게 난.
최선을 다할 여자가 아니라
그냥 착하고 그저그렇게 생긴 적당한 타협이었구나.
하는 배신. 역겨움. 분노.
자는 남친깨워 작년 카톡내용들 보여주며 바로 짐싸고 나왔어요.
새벽4시에.
남친이 밖에까지 따라나오며 붙잡더군요
시작은 가벼웠지만 지금은 정말 깊어졌고 그때의 실수로 이렇게 너랑 헤어질 수 없다.
제발 용서해달라 기횔달라. 난 변했다. 평생 갚으며 살겠다.
등.
그런데 이상하게. 업소 걸렸던거보다 덜 화나더라구요.
그냥.,
아.
내가 얠 몰라도 한참 몰랐구나. 내가 너무 사람을 쉽게 판단했구나.
내 오만이 이런 결과를 불러왔구나.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뭔지아세요?
내가 좀더 예뻤다면?
내가 남들이 부러워할만큼 아름다웠으면?
그럼 나를 자랑스럽게 생각했을까.
처음부터 날 애타게 좋아했을까.
난 그저 그런 외모의 여자라 착하기라도 해야 연애를 할수있는건가.
예쁘면 남친 형편생각하며 돈 안썼어도 되는건가.
하는
멍청한 생각들요.
사람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단 걸 알지만. .
그래도 외모를 넘어 보이지않는것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라 생각했엇는데. .
헛웃음만 나왔어요.
계속 절 설득하려 하기에 넌 연애란 걸 할 준비도 안된 사람이고
누굴 사랑할 자격도 없는 저질이다.
너한텐 여자란 섹스파트너 그 이상은 안되는거였냐.
왜이렇게 짐승같이 사느냐고.
그자리에서 쏘아붙이고 택실 탔어요.
알아요.
남자들간의 언어도 있고 괜시리 친구들앞에서 센척하려고 여자친구들로
허세부리는 것도요.
그런데. 도저히 참을 수없는건요.
남친이라서요. 친구든 가족이든 참을 수 있을거같은데
진심으로 최선을 다햇던 남친이라서요. .
내가 통했다고 생각했던 진심어린 대화들뒤에서
그걸 조롱하고 있었을 이중적인 모습을 생각하니
이제 더이상 관계를 이어갈수가 없을것같네요. .
하늘도 흐리고.
내 일년이 더럽게 헛짓이 되었다는 사실이 너무 허무하네요.
삶에 있어서 사랑이란.
사실 필수가 아닌건가.
사랑없이 살아도 괜찮은건가.
왜 그는. 솔직하면 될껄 귀찮을정도로 부지런하게 거짓말을 해온걸까.
삶에있어 사랑을 하며 교감할수있단게
인간에게 가장 큰 선물이라 생각했는데.
혼란스러운 하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