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버지는 전형적인 경상도남자이다.
말씀이 없으시고 감정 표현을 잘 못하신다
나의 입대 날짜가 다가와도 아버지께서는 무뚝뚝하시기만 했다.
입대 하루 전 출근하셨던 아버지께서 한 시간쯤만에 다시 돌아오셨다.
교통사고가 나셨다고 하셨다.
집에서 회사통근버스 타러 가는 길에 사고가 나셨다고 한다.
그런데 사고라고 하기 민망할 정도로 살짝 부딪혀서 그냥 집에서 하루 쉰다고 하셨다.
입대의 아침이 밝았다.
입영버스를 타기 위해 아침 일찍 식사를 하고 아버지께 인사를 드렸다.
"아빠 갔다 올게요"
"어 그래 잘 갔다 온나"
아버지는 안방에서 누워서 말씀하셨다.
어머니와 함께 차를 타고 가는길
"진짜 혼자 가도 괜찮겠나?"
"어 난 그냥 혼자 가는 게 편해 엄마 주차할 데 없네 그냥 여기서 나 내려줘"
"아니 저쪽에 주차하고 엄마가 버스 올 때까지 같이 있어줄게"
"아 됐다 그냥 여기에 세워도 내 갔다 올게"
어머니는 나를 내려주고 차를 유턴해서는 아주 천천히 집으로 돌아가셨다.
그렇게 나는 훈련소로 향했고 훈련소에서의 한 달간의 지옥 같은 훈련이 끝나갈 때쯤의 어느 주말
5분간의 전화 기회가 주어졌다.
먼저 여자 친구에게 전화를 하였다.
5번의 따르릉이 지나도 받지 않았다.
1초가 아까운지라 끊고 바로 어머니의 번호를 눌렀다.
어머니와 전화 통화를 통해 나는 알게 되었다.
입대 전날 아버지께서 당하신 사고가 생각보다 컸다는 걸
내가 입대하자마자 바로 병원에 입원하시고
한 달이 지난 그 시간까지도 퇴원하지 못하시고 병원에 계신다는걸... ...
눈물이 났다.
아들이 입대할 때 마음 편하라고
아픈 몸을 이 악물고 버티셨던 우리 아버지... ...
어머니께 아버지 바꿔달라고 하자 어머니는 아버지를 바꿔주셨다.
아버지가 밝은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아들?"
"... ..."
난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냥 눈물만 났다.
그냥 울었다. 수화기를 붙잡고 울었다.
울었다.
소설 같지만 제 실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