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만나고자 9cm의 하이힐을 샀어요
지난 가을 당신은 그 구두를
8.7cm로 만들어주고 떠났죠
당신을 만나고자 연홍 립스틱을 샀어요
지난 가을 당신은 버리기 아까운
립스틱을 남기고 떠났죠
단화에 맨얼굴, 난 요즘 그렇게 지내요
나는 당신을 기다리지 않지만
팽개쳐둔 구두와 립스틱은 아직도 기다리나봐요
언젠가는 만나겠죠
꼭은 아니더라도
씩씩하게
안녕
3년 전인가 영화가 좋다에 나왔던 나레이션이 너무 좋아 베껴두곤 이별을 할 때마다 읽어보곤했어요. 표현할 수 없는 모든 감정의 집합체 같은 이별을 한 직후의 그 감정이 이 글을 읽다보면 차분해지곤 하더군요.
이 글처럼 같은 사람을 다시금 우연히 만난 적은 없지만,
한 번쯤은 시간이 지난 후 다시 만나 사랑하고 싶다는 그런 고상한 생각도 드네요.
씩씩하게 안녕합시다. 모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