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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다
게시물ID : humorstory_4409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컨트리로드
추천 : 1
조회수 : 184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9/28 17:53:49
이번 추석, 사촌동생이 놀러왔다. 고 3인 나와 정확하게 열 살이 차이나는 아홉살짜리 사촌동생이었다.
 
사촌동생을 피하기 위해 나는 내 방을 굳건하게 걸어잠그고 거실에 앉아서 고모 내외를 맞이했다.
 
하지만 사촌동생에게 당할 수는 없었다. "어! 이 방은 누구 방이야?" 로 시작된 그의 침공은 결국,
 
내 방에 있는 레고 하나가 녀석의 손아귀에 들어가고 끝났다.(근데 소박했다. 스타워즈 레고에 있던 다스베이더 하나만 떼어갔다)
 
침울한 내 표정을 본 엄마는 "이자식아! 너는 네가 한 걸 생각하고 좀 그래봐!" 라고 말씀하셨다. 내가 한 거?
 
그게 무슨 소리냐고 묻자, 엄마는 "내가 이걸 잘 간직하고 있었지. 어디보자." 라면서 장난감 상자를 뒤져 무언가를 하나 찾아냈다.
 
그것은 바로 블랙드랜져였다. 아아. 내가 잊고 있던 추억이 새록새록 돋아나기 시작했다.
 
(팽이 만화 '탑블레이드'에서 사기에 가까운 실력을 보여줘던 팽이 블랙드랜져)
 
내가 이 팽이를 얻어냈던 것은, 내 기억에 의존하자면 내가 7살 때의 일이다.
 
그때 나는 예전에 우리집이 세놓은 아파트에서 살던 형에게 그걸 얻어낸 걸로 기억한다.
 
물론, 그 집 아주머니의 "애 줘라. 넌 나이도 많은 애가 언제까지 팽이 갖고 놀래?" 드립이 한몫 했지만
 
형네 가족이 세입자라는 것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나는 어린 나이에 그 형에게 상처를 준 셈이었다.
 
형님! 기억하십니까? 저 승현입니다...
 
미안합니다... 형님한테 블랙드랜져를 갈취해갔는데 몇년 안 갖고 논거 같아요...
 
그것보다 이 블랙드랜져가 이제 10만원 돈 한다더군요!
 
엄마한테 번호가 있다니까, 다시 드리러 갈게요...
 
 
 
군대에만 안 계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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