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때 유세장 등 곳곳에서 “65세 이상 국민 모두” 약속
‘먹튀 공약’ 비판과 함께 동영상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때 대표적인 핵심 공약으로 내놓았던 기초연금제도가 사실상 파기된 것과 관련해, ‘사기’ ‘먹튀’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텔레비전 토론과 유세장, 공약집 등에서 기초연금과 관련해 언급한 발언들이 온라인에서 ‘말바꾸기’의 증거로 돌아다니고 있다.
문재인 당시 민주당 후보는 대선을 3일 앞둔 12월16일 3차 텔레비전 토론회에서 “지난 이명박 정부 5년 내내 (기초노령연금을) 한 푼도 올리지 않지 않았습니까. 민주당이 지속적으로 요구했는데 끝내 반대했잖습니까. 이제 선거 때가 되니 기초노령연금을 두 배로 올리겠다 공약하는데, 그랬으면 현 정부 때 진작 올렸어야 하지 않습니까”라고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를 공격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기초노령연금과 관련해서는 저도 그 당시에 이걸 두 배 정도 올려야 하지 않나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런 정도가 아니라 기초노령연금이 아니라 국민연금체제에 아주 포함을 시켜서, 그렇게 하면 여러 비용도 줄일 수 있고 기초연금은 65세 모든 국민에게 다 드릴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기초노령연금의 당시 급여 수준인 9만4600원의 두배를 65살 이상 노인들한테 주겠다는 거였다. 박 대통령은 이어 “저는 이건 오래전부터 주장을 해온 거고 꼭 실시하려 했는데 기초연금에 대해선 지난 정부에서 제가 보건복지위에서 주장을 하고 그래도 잘 안됐다”며 “그래서 뜻을 못 이뤘는데 이번에 제가 국민의 선택을 받으면 꼭 실현하려고 한다”며 거듭 강조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박 대통령은 2012년 12월8일 광화문 유세 도중 지지자들 앞에서 “국민기초연금을 도입해서 연금을 내지 못하는 어르신들도 월 20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18대 대선 새누리당 공약집 가운데 노인복지 부분
새누리당의 기초연금 관련 대선 공약집을 갈무리한 화면도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100세 시대, 어르신들의 건강한 웃음이 더욱 커집니다’라는 제목의 노인 복지 공약에서 “기초노령연금은 급여 수준이 너무 낮아 일생 동안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에 애쓰신 어르신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주지 못하고 있다”며 “기초연금은 도입 즉시 65세 이상 모든 어르신과 중증 장애인에게 현재의 2배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이 18대 대선 유세 기간에 올린 트위터 글. 이노근 의원 트위터 갈무리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해 12월13일 트위터에 올린 글도 누리꾼들의 입길에 오르고 있다. 이 이원은 당시 “오늘 공릉동 아파트 노인정을 방문하여 박근혜 후보 지지 운동을 했습니다. 이미 노인들께서는 박근혜를 찍을 테니 걱정 말라고 하셨고 심지어 기초노령연금을 20만원까지 올려주겠다는 내용도 알고 계셨습니다”라고 자랑했다.
이처럼 기초연금제도는 노인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박근혜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음이 곳곳에서 확인된다.
이에 대해 한 누리꾼(트위터 아이디 mi****)은 “한국의 노인 빈곤율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을 악용해 기초연금 공약으로 몰표를 받은 후 나몰라라 하는 것은 의지할 곳 없는 빈곤 노인들을 대상으로 사기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트위터 아이디 sb*****)는 “대한민국과 결혼하겠다는 사람이 허위 공약 ‘예물’을 준비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도 의원총회에서 “우리가 우려했던 박 대통령의 ‘공약 먹튀’가 마침내 구체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