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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과거] 산문 / 12월 25일
게시물ID : readers_44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조칼데론
추천 : 7
조회수 : 346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2/12/01 20:05:26

눈을 맞으며 그녀가 서 있었다. 옅게 흩날리는 눈꽃, 얼음처럼 차가운 거리. 춥지는 않을까, 생각하며 나를 기다리던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현아, 나는 불렀다. 그녀가 뒤를 돌아봤다. 저 하늘 위에서 내리던 눈꽃처럼 하얀 그녀의 얼굴, 추위에 상기된 빨간 볼. , 그런데 낯빛이 어두웠다. 무슨 일이 있나? 말이 없는 그녀. , 내가 말을 걸자.

 

"무슨 일 있어?"

 

"……"

 

답이 없는 그녀. 내 눈을 보고, 턱은 목으로 당기고 있고, 여전히 볼은 산수유 열매처럼 빨갛고, 입은 뾰루퉁하고.

 

"왜 이제 왔어."

 

하하, 웃고 말았다. 마음속으로 나는 생각했다. 그럼 어떡해, 갑자기 불러냈으면서. 10분 전에 문자로 집 앞이야. 빨리 나와라고 해놓고. 덕분에 제대로 씻지도 못했잖아, 아무래도 좋다. 그녀의 얼굴을 볼 수만 있다면.

 

왜 불러 낸거야.”

 

감정 들키지 않으려고 일부러 말 좀 거칠게 해봤다.

 

할 말 있어서.”

 

할 말? 괜히 불길했다. 아까 표정도 뾰루퉁하기도 했고. 뭐지? 과제 때문인가? 뭐야. 난 내 나름대로 열심히 한 거라고. 포토샵 좀 못 다뤄서 그렇지.

 

있잖

 

. 미안, 미안. 내가 컴퓨터를 좀 못 다뤄서아하하.”

 

덜 혼나려고 먼저 말했다. 그녀는 잠시 의문에 찬 듯하더니, 갑자기 얼굴을 붉히고 내게 화를 냈다.

 

. 뭐야!”

 

역시 맞구나! 미리 말 하길 잘 했지. 나는 옅고 사람 좋게 웃었다. 어쩔 수 없잖아, 더 뾰루퉁해지는 그녀. 갑자기 뒤돌아서 돌아갈 태세를 했다. !, 하고 소리치고, 뒤돌아선 그녀의 팔을 잡았다.

 

.”

 

할 말 있어서 온 거 아냐. 30분은 버스 타고 여기 왔을 건데. 말이라도 다 하고 가.”

 

다시 얼굴을 붉히는 그녀. , 귀엽다. 꾸중 들어도 되니까, 더 있다가 가.

 

귀 대봐.”

 

, 뭐야.”

 

귀를 대고, 귀를 기울였다. 말하려다가 머뭇거려 그대로 들려오는 숨소리. 귀가 간지러웠다. 아 뭐야, 나는 중얼거렸다.

 

 

너 뭐.”

 

……좋아해.”

 

.”

 

뭘 좋아한다는 거야, 또 중얼거렸다. 하려는 말이 뭐야 대체.

 

! 아씨, 몰라!”

 

그대로 뒤돌아서 가는 그녀. 한 번 잡았는데 또 잡을 수 없어서 그냥 가만히 놔뒀다. , 근데 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했던거야. 집에 돌아가면서 생각했다. , 괜찮으려나? 할 말 있으면 나중에라도 알아서 하겠지.

 

오늘은 1225. 괜히 불려서 나갔다가 게임 핫타임 이벤트만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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