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친할 때는 좋아한다느니 사귀자느니 그런 말 한마디도 못붙이다가
몸도 마음도 멀어지고 나서야 문자로 좋아하는 티 팍팍 내는 내가 한심하다.
그녀가 눌러준 '좋아요' 하나에 설레고 그녀의 페이스북을 뒤적뒤적 거리다가
조금만 잘생기고 그녀와 친한 것 같은 남자애가 있으면 이런 애도 있는데 나랑 사귀겠어 하면서
금방 포기해버리는 내가 정말 찌질하다.
카톡 대화명이 조금이라도 의미심장하면 하루종일 나랑 관계된게 혹시 아닐까하면서
셜록이라도 된양 추리하고 앉아있는 내가 정말 싫다.
고백하고 차였을 때보다 고백 안하고 내 마음 속에 묻어갔을 때 평생 훨씬 많이 후회할껄
알면서도 '난 못생겼으니깐. 걔 주변엔 나보다 멋지고 괜찮은 애 많으니깐.'이란 핑계로
빠져나가는 내가 밉다.
이미 충분히 늦었지만, 그녀가 조금만 더 기다려줬으면 좋겠다.
나 스스로 그녀와 어울린다고 아니 최소한 그녀가 저런 애랑 사귄다고 욕먹지 않을정도로
용납될 때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