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일은 많은데 시간이 음슴으로 음슴체...
베오베 지하철 양보 사이다설을 보고
비슷한 경험담이 생각나서 글씀...
종점에서 타는 관계로 지하철 유저의 선호좌석인
문 옆자리를 늘 이용함..
평소엔 얌전히 앉아서 가는데 그날따라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다리를 꼬고 앉음..
그자세로 피곤해서 몇 정거장을 꾸벅꾸벅 졸며 갔는데
문득 깨서 옆을 보니 나이 지긋하신 할머님이 기둥을 잡고 서계심..
깜짝 놀라서 "어르신 여기 앉아서 가세요" 하고 벌떡 일어났는데...
아뿔사..꼰 다리에 감각이 음슴....ㄷㄷ
다리를 살짝 절면서 비틀 했는데..그걸 보신 어르신이 약간 큰목소리로..
"아이고 몸도 불편한데 왜 양보를 해...난 괜찮으니 앉아서 가~...."하심...
그 말과 동시에 내 옆자리 3명이 동시에 벌떡 일어남...
결국 난 원래 자리에 반 강제적으로 다시 앉혀지고..
내 옆자리에 어르신이 착석하심...
그리고 계속 절 칭찬하심;;;;
"아이고 몸도 불편한데 마음은 참 착하네 그려..." 이런식으로;;
문제는 내가 내릴때가 되었음...
다리는 이미 멀쩡한데..멀쩡하게 걸어나가면 뭔가 뒤끝이 안좋을듯 함...
어쩔수없이 혼신의 메소드 연기로 다리를 절면서 하차함...
뒤에서 어르신의 "총각~ 힘내~"하시는 격려가 들림...
꾸벅 인사하고 지하철 문이 닫힘..
유주얼 서스펙트의 마지막 장면을 그대로 재현하며 계단을 올라감...
계단 꼭대기에서 뒤를 돌아보고 한번 씩 웃어줌...
그뒤로 지하철 탈땐..절대로 다리를 꼬지 않음...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