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개입' 국정원 간부 2명 재판 받는다
검찰 기소유예에 민주당서 재정신청… 법원서 받아들여
“곽노현 비판 글 파트장이 지시” 원세훈 공판서 직원 증언
국가정보원의 정치·대선 개입 사건에서 검찰이 기소유예 처분한 국정원 간부들이 법원의 직권으로 재판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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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직위와 가담 정도 등을 고려해 이 전 차장과 민 전 단장에 대한 재정신청만 받아들였다. 이 전 차장은 인터넷 게시글 작성 부서인 심리전단을 지휘한 인물로 사건 발생 후 경찰의 중간 발표 전까지 이 사건의 수사를 축소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과 수차례 통화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법원은 인터넷에 직접 게시글을 올린 국정원 직원 김모씨와 이모씨, 일반인 조력자 이모씨에 대한 재정신청은 상급자의 지시에 따른 행위였음을 감안해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은 "법원 결정에 따라 후속 조치를 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이 북한의 선전·선동과 무관한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등에 대한 비판도 지시를 받았다는 국정원 직원의 증언이 나왔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범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원 전 국정원장에 대한 공판에서 국정원 직원 이씨는 인터넷에 곽노현 전 교육감이 후보매수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것을 비판하는 글을 올린 것에 대해 "파트장의 지시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씨는 "원 전 원장의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이 있을 때는 파트장이 좀 더 강조해서 내용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또 국정원 직원 김씨가 경찰에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제출하기 전 파일을 복원하지 못하도록 삭제하려 한 사실도 확인됐다. 김씨는 "당시 자료 공개에 두려움을 느껴 노트북의 파일 삭제 후 디스크 조각 모음을 하다가 도중에 중단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컴퓨터에서 파일 삭제 후 디스크 조각 모음을 사용하면 원본 파일이 있던 위치에 다른 파일이 덧씌워져 파일 복구가 어려워진다. 그러나 사건 당일 김씨의 노트북이 자동 업데이트되면서 복원 시점이 설정된 덕분에 복원이 가능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효상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