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터샤이는 평소와는 달리 통통 튀는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트와일라잇은 시장쪽으로 멀어지는 플러터샤이의 뒷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어딘가 찜찜했지만, 뭐 어때! 저렇게 밝은 플러터샤이도 오랫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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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터샤이는 엔젤의 잠자리를 정리하며 말했다.
"엔젤, 오늘은 정말 기분좋은 날이야. 기분나쁜 꿈을 꾸긴 했지만 햇살도 정말 아름다웠고 친구들과 다함께 피크닉도 갔는 걸.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볕은 정말 아름다워. 슈가큐브코너에서는 케익 아주머니께서 정말 맛있는 컵케익도 주셨어. 그 부드러운 체리 크림이란!"
엔젤이 플러터샤이의 꼬리를 잡아당기며 눈을 점점 감았다.
"오, 미안해 엔젤. 내가 오늘따라 말이 좀 많지?"
플러터샤이는 그제서야 말을 멈추고 멋쩍게 웃었다. 엔젤이 침소에 눕혀 이불을 덮어주었다.
"좋은 꿈 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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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터샤이의 하루 일과가 끝났다. 침대에 누워 창 밖의 하늘을 바라보았다. 푸른 빛의 밤하늘을 별과 달이 영롱하게 비추고 저 멀리 은하수는 은가루를 뿌린것처럼 반짝거린다. 하늘 아래의 포니빌은 은은하고 고요한 어둠에 싸여 아름답다.
사실 오늘 하루는 정말 힘들었다. 플러터샤이는 어제부터 끔찍한 악몽을 꾸기 시작했는데, 어떤 이퀘스트리아의 어떤 아름다운 것들을 보아도 꿈에서 본 장면들이 자꾸만 떠올라서 정신을 잃을 뻔 했다. 그래서 일부러 좋은 말만 하고, 좋은 생각만 하려고 노력했지만, 쉽지 않은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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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의 푹신한 감촉에 집중했다. 귀엽고 복실복실한 양이 온 천지에 뛰노는 푸른 초원과 그 사이에서 지팡이를 짚은 목동이 된 자기 자신을 머릿속에 그리며 애써 잠을 청했지만, 잠이 들기가 두려웠다. 불안의 늑대가 초원의 양들을 쫒아버렸다.
'이틀 연속으로 이어지는 악몽을 꾼건 참 흔치 않는 일이야. 그게 사흘 연속이라면 더욱.'
늑대를 몰아내고 초원을 떠나버린 양들을 다시 데려와 풀을 뜯겼다. 커다란 나무그늘 아래서 양들을 세던 플러터샤이는 나뭇잎 사이의 햇볕들이 불러주는 자장가에 곧 잠에 빠져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