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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을 위한 '박근혜 정부'는 없다
게시물ID : sisa_4417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릴케
추천 : 6/4
조회수 : 35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9/26 22:53:00
노인 빈곤율·자살률 1위, 노인고용률 2위… 폐지 재활용율 77%

2008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라는 영화가 있다. 살인마가 나오는 스릴러인 이 영화는 노인 복지와는 전혀 상관이 없지만 언론 보도에 자주 인용된다. 영화 제목이 한국 노인의 현실과 정확히 일치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국무회의에서 "(기초연금을) 어르신들 모두에게 지급하지 못하는 결과에 죄송한 마음"이라고 했다. '모든 노인에게 매월 20만원 지급한다'던 대선 핵심공약의 파기를 사과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임기 내에 반드시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지만 그건 또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는 얘기다.
 
박 대통령은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길수록 손해라는 주장이 있는데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항변했지만, (국민연금+기초연금)수급액이 삭감된 건 사실이다. 공약해놓고선 재원이 부족하다는 핑계를 대고 노후준비는 개별적으로 해결하라고 떠넘긴 셈이다. 

나라의 경제수준에 비해 한국 노인들의 삶은 형편없는 수준이다. 이는 노인을 위한 노후제도가 형편없다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현상적으로 심각하다고 하는 게 아니라 통계가 적나라하게 증명한다.  
 
우선 노인 빈곤율은 2011년 기준 45.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다. OECD 평균인 13.5%의 3배다. 노인 빈곤율은 전체 국민을 소득별로 한 줄로 세웠을 때 소득이 중간 지점의 절반도 안되는 노인의 비율을 말한다. 노인 100명 중 48명의 소득은 중위소득의 50%에도 못 미친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노인 자살률도 OECD 국가 중 1위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OECD 25개국은 2000년 22.5명에서 2010년 20.9명으로 노인 자살률이 감소했지만, 한국은 34.2명(5위)에서 80.3명(1위)으로 갈수록 증가했다. 영국의 20배 수준이다. 
 
   
▲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 자료집 중 기초연금(국민행복연금) 내용. 모든 노인에게 A값의 10%(약 20만원)을 지급한다고 되어있다.

런데도 노인 복지지출은 OECD 꼴지 수준이다. OECD 소속 30개국 중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노인복지지출 비중(2006~2008년 평균)은 1.7%로 멕시코(1.1%)에 이어 꼴지에서 두 번째다. 이웃나라 일본(8.9%)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국가와 사회의 제도적 지원을 받지 못한 노인들은 결국 각자가 노후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한국 노인의 일하는 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11년 한국의 65~69세 고용률(해당 연령 인구 대비 취업자 수)은 41%로 OECD 2위다. 아이슬란드가 46.7%로 가장 높고, OECD 34개국 평균은  18.5%이다. 연금 제도가 잘 갖춰진 독일(10.1%), 이탈리아(7.5%), 프랑스(5.3%) 등은 노인들이 노후에 일하지 않더라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 
 
자영업을 하거나 통계에 잡히지 않는 고용도 많아 노후에도 경제활동을 하는 한국의 노인 비율은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의 폐지수거률이 굉장히 높은 것으로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 서울 영등포의 한 철재공장 밀집지역에서 한 노인이 수레를 끌고 가고 있다. ⓒ연합뉴스

환경부에 따르면 2011년 연간 생산한 종이 중 원자재로 재활용 폐지를 이용하는 비율은 77%다. 유리병 비율(75%)보다도 더 높다. 수익은 없고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노인들이 대거 폐지 수집에 몰리면서 만들어진 안타까운 통계다. 
 
이 비율은 2002년 56%, 2006년 66%, 2011년 77%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노인들이 폐지 구역을 두고 몸싸움을 벌여 경찰서 신세를 졌다는 씁쓸한 뉴스도 전해진다. 하루 1만원도 안되는 돈을 벌기 위해 노인들이 '생존 투쟁'을 하는 것이다. 
 
이런 노인들에게 매월 20만원을 준다는 기초연금 공약은 한 줄기 희망으로 보였을 것이다. 배신당한 이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몰표'에 가까운 표를 몰아줬던 노인들이라는 점이 더 안타깝다. 
 
그런데 더 중요한 건 이번 기초연금 공약 파기를 노인의 일로 치부하면 안된다는 점이다. 우리 모두는 늙어서 노인이 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이번에 공약이 이행됐다면 앞으로 모든 국민은 65세 이상이 됐을 때 20만원의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노인복지는 곧 국민 모두를 위한 복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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