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2015년 11월 08일 새벽 1시34분 사건이 발발했습니다.
아빠: 어? 어? 어!? 여보? 여보!!!!
엄마: (꿀잠중) 으?응?
까망(고양이): 냐냐냐옹
아빠:빠졌어
엄마:뭐가?
아빠:틀니가....
그렇다...
주말엔 사진찍으러 돌아다니시다가 귀가후 저녁을드시고 1시간~2시간정도 꿀잠을 주무신다음 한잔 하시면서 그알을 보시는걸 즐기는 아버지께서 드디어 일을 내신것이었다.
보통 아빠의 토요일 일과중 마지막을 장식하는 순서는 이러하다.
한잔 하시며 그것이 알고싶다를 보신후 마당에서 담배 한대를 태우시고 화장실에서 큰변을 보신후 이를닦고 틀니를 세정제에 담구시고 굿나잇인사를 하신후 주무신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아빠의 그 다급한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마치 아기고양이가 어미고양이를 찾는것처럼말이다.
여보!...여보!!!여보 어뜩해....여보 ㅠㅠㅠ
엄마는 꿀잠에서 헤어나오지 못하시다가 아빠의 한마디에 칼기상을 하셨다.
아빠:여보.... 변기통에 틀니빠졌어...
엄마:??????????????????????????????
엄머:왜? 어떻게???
아빠:틀니 빠뜨리고 물내려버렸어..
엄마:아니왜 맨날 주방에서 하다가 왜 화장실가서 하....
최근 들어본 어머니의 한숨중 가장 깊고 짜증을 내뿜는 한숨이었다.
아빠: 저기가 어디로통하지?
엄마: 정화조..
아빠: 정화조 어딧지?
엄마: 뭐하게 어차피 정화조로 갔으면 끝이야.
아빠: 떠있겠지 정화조에
엄마:..........................
그말을 듣는 나도 막내도 어머니도 모두 이건 무슨억지인가 하며 약30초간 침묵이이어지다가
엄마: 일단 변기에 손넣어봐
아빠: 알았어.
몇번의 뒤적거림후에 아버지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하.... 윗쪽틀니는있네
다행이었다 찝찝하지만 틀니값의 반을 세이브했으니까.
우습게도 이순간 아빠는 화장실이 급하다며 이내 아랫층 화장실로 내려가버리신다.
아빠: 금방갔다올게
마치 군인이 전쟁에 나가 꼭 살아돌아오겠다는 굳은 다짐이 내포되있는것같았다.
엄마: 빨리갔다오기나해;;;
나: 엄마 변기안에 N자처럼 되있지않아?
엄마: 그럼일단 세면부터 뜯게 망치랑 도라이버좀 가져와바
나: 응
그때 동생이 화장실가야지 하며 방문을 열고 나온다.
나: 야 화장실못써
동생:왜
나: 아빠가 틀니빠뜨림
동생:????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진짜; 엄마가 지금 세면 떼고계시잖아
동생:ㅋㅋㅋㅋㅋㅋㅋㅋ엌ㅋㅋㅋㅋㅋㅋ
그때 아빠가 후다닥 계단을 올라오시며
아빠: 다했어?(조급)
엄마: 기다려(짜증)
나,동생:흡...(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상하게도 엄청웃음이나왔다 .
ㅋㅋㅋ동생의 표정이 굳어있었지만 내면으로는 웃음을 주체할수 없다는걸 단번에 간파한 나는 그저 고개만 끄덕일뿐이었다.
한10분정도 망치질을했을까 변기를 들어내고 어떻게 꺼낼까 고민을 했다.
나: 엄마 일단 샴푸를 부어야되
엄마: 왜?
나: 일단 부어봐
콸콸콸 동생은 단숨에 샴푸 한통을 변기에 털어넣었다.
그리고 물을 부었는데 틀니는 나오지않고 엄청난양의 거품만 나올뿐이었다.
뚜러뻥을 사용해봐도 휘어지는 긴막대같은걸 사용해봐도 걸리는것은 없었다.
그때 격하게 놀아주다 손잡이가 휘어진 고양이 낚시대가 생각이낫다.
나: 이걸로해봐
동생:내가할게
드득드득 드득 툭 튝 툭
일동:???!?!!!!?!!!!????!?!?!~@@!?????틀니아니야?
엄마: 줘바
드륵드륵드륵 드르르륵 드륵
엄마: 없는데?
동생,나: 있는거같아 엄마 부셔보자
엄마,나,동생이 고군분투하는 사이에 아빠는 고뇌하는 표정만 짓고있을뿐....
몇번을 물을 붓고 몇번을 쑤셔봐도 나오는건 없었다.
나: 엄마 부시자그냥
엄마 : 아니야 없는거 같아
동생: 있는거 같은데?
아빠: 일단 오늘은 자자
그렇게 시계를보자 시간은 3시쯤 아 망했군 내일 학원 2시까진데...라는 생각과함께
사건을 일단락 되는듯 했다.
아침부터 아빠는 틀니를 어떻게찾을까 보험같은건없을까 진짜 정화조를 뒤져볼까 궁리를 하시는것같았다.
그런 아버지를 뒤로한채 엄마는 매일 그렇듯 국수에 ㄱ도 싫어하는 우리집 깍두기아들(동생과 거의 연인으로 으심되는 동생친구)도 환장하는 일요일 특선 물국수를 끓여주셨다.
동생: 깨면있을거 같은데
나: 그럼깨봐 좀있다가 ㅋㅋㅋ
엄마: 없어~ 이미흘러갔어
나: ㅋㅋㅋ혹시몰라
동생: 그치?
나: 웅 좀있다가 부셔봐 그럼ㅋㅋㅋ
한편으로 난 저 틀니를끼고 밥을 먹으면 무슨맛일까 과연 변기안에 틀이가 끼어있을까 모닝똥에 밀려나가지 않았을까 어제 샴푸를 많이 부어서 찰랑거리지 않을까 같은 생각을하고있었다.
그렇게 점심을 먹고 집을 나선나는 아마몇일간 집안분위기가 삭막하겠군, 제발 빨리끝낫으면 좋겠다...
내일모래 수능인데 여러가지 생각을 하다가 어느새 학원앞이었다.
시간은 흘러흘러 집에 갈 시간이되었다.
지하철에 몸을 맡기기전에 핸드폰을 키고 곡을 고르려고하는 순간
엄마: 아글새 병기통 깨서 틀이 나왔다~~
나: ??????????????????
얼마나 기뻣으면 엄마가 문자를 이렇게 성의없이 보내셨을까.
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럼오늘 맛난거먹나?
엄마: 야 야 근데 화장실못가
나: 아왜 그럼 지하철 화장실가야지
엄마:변기통 깻는데 일요일이라 파는데가없어
나 ㅋㅋㅋㅋㅋ아나 ㅋㅋㅋㅋㅋㅋ얼마나드러울깤ㅋㅋㅋㅋ 망가지진않았남?
엄마: 완전깼다니까~/ 아 틀이 그데로이던데
아빠의 틀니는 아빠의 기대에 부응하듯 온전한모습으로 변기통에서 탈출을 성공했던것이다.
나: 아 드~~~~러
일이 어떻게 됫는고 하면.
아빠는 자꾸 정화조를 뒤지자고 엄마를 졸랏다고한다.
내심 본인이 정화조속에서 찾기 싫어서 마누라를 조르면 대신해줄거같아 그런것같지만 엄마에게 그런건 통하지않는다.
그렇게 여기 저기 찾아다니다.
정화조에서 찾으려면 한바가지씩 퍼야된다는 가게아저씨의 말을듣고 시무룩 집으로 돌아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변기를 부셨다고 한다.
엄마가 말리자 아빠가 막무가내로 부셨다고 한다.
구조는 여느변기와 똑같다.
변기통로를 총 3부분으로 나눠서 깻다고한다.
첫번째부분을 깻는데 틀니가 안나오자 아빠는 하늘이 노랗게 뜨고 엄마는 엘사가 빙의하여 냉기를 뿜으며 아빠에게 쏘아붙였다고한다.
아빠는 굴하지않고 2번째부분을 깻다고한다.
또 나오지않자 동생은 엄마에게서 뿜어져나오는 엄청난 압박감을 느꼈다고한다.
마침내 3번째부분을 깨자 틀니가 "왜이제 부셨엉 >ㅁ<" 하며 있었다고한다.
엄마도 기뻐서 전투태세를 푸시고 아빠는 진이빠지고 동생은 "내가깨자했지!!!"를 왜치고 동생의 친구는 얘가 학교에서 짱이에요! 를 외쳤다고 한다. 그모습을 지켜본 엄마는 덤앤더머를 보는듯 했다고
수능을 5일앞두고 엄청난 액댐을 한것같다.
그보다 더기쁜건 집안분위기가 다시 화목해진것이다.
우리집 3대천왕
아빠,누나,동생이 화를내면 이내 아무말도 하지않고 신경질적으로 변한다.
엄마와 나는 화가나면 빽 내질러버리고 잊어버리지만.
아빠는 집안분위기를 다죽이고 집에있기 싫게만드신다. 참...능력이시다. 최근엔 아빠가 분위만으로 나를 체하게하는 경지에 이르럿다.
누나는 최근엔 일본에서 박사학위중이라 화낸적이없지만 아빠보단 약하지만 폭력성만은 하늘을찌른다.
때는 내나이 12세 누나의 나이 19세 내가 시끄럽게 공부를 방해한다고 집에서 꺼지라고 나에게 의자를 던지는것을 시작으로 약30분간 의자로 칼싸움을하다 엄마가오셔서 밥주걱으로 뚜두려맞은게 생각난다.
동생: 하...아빠와판박이이다...
변기를 깻음에도 안나왔으면 아마....동생과 동생친구 아빠 셋이서 마당에 정화조에 똥을 조심조심 한바가지씩 푸고있었을 생각만해도 ㅋㅋㅋㅋㅋ드러우면서 웃기다 ㅋㅋㅋㅋㅋㅋㅋ
나: 아빠 뭐 교훈같은거 얻은거없어?ㅋㅋㅋㅋ
아빠: 음 ....니네 엄마 잘때 같이자고 먹을때 같이먹어야 별탈이없다는거?
역시 우리집은 엄마가 없으면 굴러가지않는다.
우리 가족은 아빠와 엄마의 역할이 좀바뀐것같다.
위기상황땐 대부분 엄마가 해결을하고 마무리를 지으니까.
난 그런엄마가 멋있다.
할수있다면 나중에 엄마같은 여자랑 결혼하고싶다.
음...어떻게끝내지....
음....자나깨나 변기조심!
변기에 비싼거 빠뜨리셨다면 한번 부셔보시는거 강추ㅋㅋㅋㅋㅋㅋㅋ
ps.수험생들 힘쇼 고3힘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