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주택공사 간부가 소음 및 먼지 방지 대책을 요구하는 학부모들에게 “학생들은 시멘트 먼지를 마셔도 된다”고 발언, 파문이 일고 있다.
대한주택공사 충북지역본부 전승환(52) 공사부장은 지난 10일 지사 사무실에서 아파트 공사현장의 소음 및 먼지로 인해 청주서원고등학교 학생들이 수업에 지장은 물론 두통 등을 호소하자 이의 대책마련을 요구하기 위해 찾아 온 이 학교 학부모회 임원들에게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학부모회 임원은 “창틀 등 이 학교 교실에 묻어 있는 시멘트 가루 등을 닦은 휴지를 증거로 제시하자 전부장이 ‘20년동안 공사현장에서 먼지 마시고 소음 들으며 일했는데 아무 이상 없다. 애들은 커 가는 성장기에 있어 시멘트 먼지를 조금은 마셔도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학부모들이 “(그렇다면 당신이 마셨으니) 애들도 마시고 같이 죽자는 얘기냐”며 격렬하게 항의하자 전부장은 “그런 뜻으로 얘기한 게 아니다. 말 실수를 했다”고 해명했다고 말했다. 전부장은 그러나 기자와의 통화에서 “직원들이 20년동안 현장에서 일했어도 괜찮다는 뜻으로 얘기한 것이지 학생들이 시멘트 가루를 마셔도 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또 신 열(52) 본부장은 “인근 주민들과 초등학교, 중학교는 가만히 있는데 유독 서원고만 문제를 삼느냐. 학교를 다른 곳으로 옮겨야 겠다”고 말해 학부모들로부터 무책임한 발언이라는 질책을 받았다.
한 학부모는 “공기업 간부가 (자신이 공사현장에서) 시멘트 가루를 마셨으니 학생도 마셔도 된다고 할 정도로 보건환경에 대한 의식이 결여돼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주공은 청주서원고 교실에서 7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아파트를 신축하면서 소음 및 먼지 방지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공사를 강행, 이 학교 학생이 더운 날에도 창문을 열어 놓지 못한채 수업을 하는 바람에 머리와 목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등 학습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