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에 교칙은 제가 다니는 서울 某 특목고의 교칙입니다.
일단 지금 여친도 없고 통장에 돈도 없고 우리 교칙과 학주가 어이없으므로 음슴체.
-5.1(金)
그날은 노동절이었음. 학교는 7교시까지 정상수업. 일단 수업 끝내고 장비(라고 해봐야 셀카봉, 깃발이라 부르기도 애매한 깃발, 물 1.5리터 정도, 마스크 뿐)를 챙기고 자전거를 꺼낸다음에 힘차게 페달을 밟아서 안국으로 가려 했음.
- 원남동 사거리 앞. 여기부터 이미 광화문방향 차들을 막고 있었음. 자전거는 딱히 안막길래 페달을 밟음.
율곡로 고개(?) 넘어와서 바로 찍음. 차가 거의 안보일정도로 텅텅 비었는데, 원남동 차선은 이따금씩 차들이 지나감.
-그리고 현대차 빌딩 앞에는 이렇게 벽이 서 있었음. 현대차빌딩 부지 안까지 버스 세워놓고 사람들은 삼환기업 가든타워 앞쪽으로 지나감. 나도 그쪽으로 넘어감.
그리고 넘어가니까 헌법재판소 넘어가는 길에는 이렇게 버스로 차벽을 세워놓음.
낙원상가 쪽이라고 예외는 아님. 낙원상가 바로 앞에는 또 벽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있는지 깃발이 보였음.
(↑깃발 있어서 단체라고 생각하신 분들 많은것 같았는데, 저거 1인입니다. 저 혼자에요.)
일단 안국역으로 쭉 와서 신한은행 앞 자전거 거치장에 자전거를 세우고 와서 깃발을 꺼내고 셀카봉에 깃발을 장착함(돈이 없어서 긴걸 못사는 형편이었음). 그리고 오유에 참석했다고 글 올리니까 오유인 한분 만나서 해 떨어질때까지 있다가 그분 먼저(고3인 날 걱정하시며) 가심.
이때만 해도 그냥 차벽 막고 신임 종로서 경비과장은 마이크로 아무도 호응해주지 않는 랩을 하는,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집회 분위기였음.
인사동길 앞. 원래는 인사동길도 트럭 한대로 막다가 차를 빼고 대신 경찰 무지 많이 들여놓음.
그리고 이렇게 대치중이다가 해가 떨어짐. 어두워짐. 일단 같이 있던 오유분의 추천으로 자전거를 가져옴.
그러다가 경비과장이 목이 쉬었는지 방송을 안함(게다가 중간에 숫자도 잘못셈). 그렇게 있었음.
안국역 방향 차도를 막던 차벽 사라지고 헌재에서 낙원상가 쪽으로 차들 다니길래 자전거 타고 한바퀴 돌음.
사진은 그때 찍은건 아니고 약간 충돌 있은 후에 돌면서 종로서 앞에서 찍은거.
윤보선 가옥과 정독도서관 들어가는 길에도 이렇게 BS106 한대로 차벽을 세움.
조계사쪽으로 들어가는 길인데 여기는 그나마 느슨하게 세움(세웠다 뺐다 하고 그랬음). 자전거 타고 지나가볼까 하다가 생각 때려침.
아직 충돌 없을때 앞쪽(광화문 방향)에 가서 본 경찰버스. 락카 투성이었음. ㅗ도 보였음.
그렇게 인사동길 앞하고 안국빌딩 앞을 서성이고 있는데 경찰 기동대 무리가 슬슬 이쪽으로 옴. 그와중에 맨앞에 있던 한명이 소화기 들고 있길래 앞에 가서 소리치고 그러니까 소화기 슬그머니 뒤로 뺌.
그러다가 시민분들 몇명이 욱하셨는지 경찰 방패 밀고 그러다가 몸싸움 남. 그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캡사이신을 맞음. 오른쪽 눈 밑에 맞았는데 다행히 약간이라 눈 따갑고 끝남.
그러다가 기동대 한명 시민 속으로 끌려가서 수난당하다가 다른 시민들 덕에 빠져나옴. 등에 캡사이신 분무기 지고 있었는데 그것 때문이라 함.
그렇게 대치중인데 이번엔 마치 대륙식 군사처럼 몰려오고 차벽보다 더 견고하게 길을 막음.
이렇게 한 7~8겹은 되어 보였음.
자전거 가져갈려다가 안국동 올리브영인가? 에서 막히고 항의하니까 길 터줌. 다시 신한은행 앞에 세우고 인사동 쪽으로 갔음.
인사동 쪽에서 찍은 경찰무리. 처음에 아예 길 막으려다가 시민들이 항의해서 실패하고 길 터줌.
그렇게 길 터주고 그러는거 보고 길 있다고 지나가려는 시민들에게 말해주다가 10시 45분쯤 학교로 돌아갔음.
그리고 경찰은 물대포를 아낌없이 쏨.
-5.2(土)
이날은 학교에서 SAT시험 있다고 기숙사에서 점심시간까지 팩트티비하고 오유 보다가 점심시간에 외출신고하고 나옴. 역시 자전거 끌고 바로 안국역으로 감. 가니까 안국빌딩+인사동길+유가족 주변까지 유가족의 몇배는 되어보이는 경찰들이 있었음. 이번엔 광화문 방향 인도도 막고있었음. 뒤쪽이 뚫렸길래 뒤쪽으로 들어감. 이와중에 경비과장은 그때까지도 랩하고 있었음.
그렇게 대치중이다가 경찰이 뒤쪽 인도 막으려 함. 유가족+시민 항의 받자 5분만에 인도 풀음.
경비과장이 인도로 올라오라고 계속 그럼(자전거 가지고 갔었는데 자전거보고도 인도로 가라고 그럼. 밑에 자전거도로가 있는데 그걸 경찰이 가져다 점거함.).
이와중에 유가족분들이 앞쪽에서 충돌이 일어나니까 경찰이 또 캡사이신 뿌림. 유가족분들 캡사이신 직격당함. 경비과장 계속 랩함.
그래서 경찰에 대고 뭐가 무섭냐고 하니까 뒷쪽에서 기동대인지 의경인지 한명이 계속 쪼갬. 기분 더럽다는 말의 의미를 확실히 알게 해주는 경찰이었음.
그렇게 인도로 유가족들이 올라오니까 이번엔 자전거도로를 완전히 점거함. 내 자전거는 그나마 도로교통법을 준수중이라 자전거도로에 남았음.
그러다가 유가족분들이 동덕빌딩 앞쪽으로 해서 광화문광장 가는거 결의하고 빠짐. 이때 인사동길 들어가는 곳에서 또 한번 약하게 충돌함.
일단 그렇게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조계사쪽으로 해서 광화문광장 감. 파푸아뉴기니 대사관쪽으로 해서 가는데 유가족분들 건너편으로 경찰 기동대가 부지런히 쫓아감. 다행히 유가족 분들이 광화문으로 가셔서 더 이상의 충돌 없이 무사히 광장으로 감.
유가족분들 3시 6~7분쯤에 기자회견 하시고, 다같이 분향소에서 헌화하고 묵념하고 끝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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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까지 경찰이 적극적으로 한 건 처음이었던것 같음.
진짜 헌법이고 법이고 다 씹어먹은 경찰이 진짜 대박이었던것 같음. 그와중에 막 실실 쪼개는 경찰도 있고.
진짜 이렇게 안하고 경찰도 평화롭게 비폭력으로 했으면 하는걸 다시금 느낌.